[민상현의 풀카운트] 신혼여행도 반납한 독기... '아빠' 한준수의 2026년은 다르다

- 2025년의 성장통을 딛고 신혼여행까지 반납한 절실함... KIA 안방 세대교체의 서막
-결혼과 득녀, ‘분유 버프’보다 강력한 책임감의 무게... 한준수가 넘어야 할 김태군의 벽
-단조로운 볼 배합을 넘어 ‘영리한 포수’로의 진화... KIA 부활의 마지막 퍼즐

야구라는 세계에서 포수라는 보직만큼 외롭고도 고단한 자리는 없다.
투수의 실수를 온몸으로 막아내야 하고, 타자의 심리를 읽어내야 하며, 때로는 팀 전체의 패배를 마스크 뒤로 삼켜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대전 한화전에서 노시환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감독의 호된 질책에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훔치던 한준수(27)의 모습은 그 고단함을 상징하는 한 장면이었다.
2024년, 타율 0.307을 기록하며 ‘공격형 포수’의 혜성 같은 등장을 알렸던 그였기에 2025년의 추락은 더 시리고 아팠다.
통합 우승의 단꿈은 짧았고, 주전 포수라는 무게감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타율 0.225라는 초라한 성적표보다 그를 괴롭힌 것은 “여리다”는 평가와 “단조롭다”는 비판이었다.

▲ “포수가 여리면 투수는 더 여려진다”
이범호 감독의 일침은 독설에 가까웠고 눈쌀을 찌푸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말 자체는 정확히 꽂혔다.
포수는 마운드 위 투수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
안방마님이 흔들리면 투수의 공에는 의구심이 서리고, 야수진의 집중력은 흐트러진다.
이 감독은 한준수에게 단순히 볼 배합 기술이 아닌, 144경기를 버텨낼 ‘강철 멘털’을 주문했다.

강민호와 양의지도 20대 시절에는 숱한 패배와 질책 속에서 눈물을 흘렸고, 그 눈물이 마른 자리에 비로소 ‘대포수’의 굳은살이 박였다는 위로 섞인 독설이었다.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한준수는 자신을 다시 깎아냈다.
불필요한 체중을 덜어내고, 거칠었던 타격 메커니즘을 정교하게 다듬었다.
주효상이라는 경쟁자의 존재는 그를 더 채찍질했다.
하지만 그를 가장 크게 변화시킨 것은 기술적인 훈련보다 ‘가족’이라는 이름의 책임감이었다.

▲ 가장의 무게, 신혼여행을 반납한 절실함
지난해 10월 얻은 예쁜 딸과 12월의 결혼.
한준수는 이제 혼자가 아니다.
신혼여행을 뒤로하고 훈련장으로 향한 그의 선택은 단순히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 이상의 결연함이다.

소위 말하는 ‘결혼 버프’나 ‘분유 버프’는 단순한 요행이 아니다.
지켜야 할 가정이 생긴 선수의 집중력은 이전과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야구를 잘해야 가정이 행복하다”는 그의 말은 이제 한준수 야구 인생의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 KIA의 2026년, 안방의 주인이 바뀌어야 산다
현재 KIA의 안방은 베테랑 김태군이 최우선 옵션이다. 그러나 30대 중반을 넘긴 베테랑에게 모든 짐을 지울 수는 없다.
특히 최형우의 이탈로 타선의 파괴력이 약해진 KIA에게, 장타력을 갖춘 ‘8번 타자 포수’ 한준수의 부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한준수가 마스크를 쓰고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결정적인 순간 담장을 넘기는 한 방을 보여줄 때 KIA의 5강 복정 시나리오는 완성된다.
대전에서의 눈물은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었다.
이제 가장의 책임감을 장착한 한준수가 마스크 뒤의 눈물을 닦고, KIA 타이거즈의 진정한 ‘안방마님’으로 거듭날 시간이다.
글/구성: 민상현 전문기자, 김PD
#KIA 한준수의 프로 통산 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