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히스토리] LG화학, 통풍신약 中 3상 진입…안전 경로 선택

/사진 제공=LG화학, 이미지 제작=이승준 기자

LG화학이 글로벌 임상을 중단했던 통풍 신약 '티굴릭소스타트'를 중국에서 임상3상에 진입했다. 직접 개발 대신 중국 파트너사를 통한 '지역 중심 전략'으로 선회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개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상업화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 임상 중단 후 전략 전환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는 최근 티굴릭소스타트 중국 임상3상의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는 티굴릭소스타트의 중국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파트너사다. 임상3상에서는 600명의 통풍 환자에게 기존 요산강하제인 페북소스타트와 비교평가를 진행, 24주째 혈청 요산수치 목표 달성률과 1년 장기 복용 안전성 등을 분석한다.

시장은 '중국 중심 안정적 개발 전략'이 상업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글로벌 임상을 직접 수행하는 대신 특정 지역에서 허가 가능성을 먼저 타진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는 점에서다. 파트너사를 통해 개발을 진행하는 구조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이 같은 해석이 나오는 배경에는 글로벌 개발 경로가 한 차례 꺾였던 이력이 있다. LG화학은 티굴릭소스타트의 글로벌 임상3상을 추진해오다가 지난해 3월 '상업화 가치에 따른 자원 재배분'을 이유로 중단했다. 이후 직접 개발 대신 기술이전(LO)을 통한 사업구조에 집중하는 흐름이다.

현재 티굴릭소스타트의 개발 축은 중국에 있다. 임상 수행과 허가 절차는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가 담당하고 LG화학은 LO 계약에 따른 수익구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2022년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에 티굴릭소스타트에 대한 중국 지역 개발과 상업화 독점 권리를 1200억원에 LO했다.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는 항암·면역질환 신약개발 전문기업이다.

글로벌 임상을 중단했지만 중국 임상은 이어가는 배경에는 '세계 시장의 유망성과 포지셔닝'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글로벌 통풍치료제 시장이 2023년 26억달러에서 2032년 48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약물인 '알로푸리놀'과 '페북소스타트'보다 강력한 요산 강하 효과를 바탕으로 계열 내 최고신약(베스트인클래스)이 된다는 구상이다.

비용·리스크 줄이고 중국에 집중

LG화학이 티굴릭소스타트의 개발 축을 중국으로 이동시킨 것은 비용 부담과 임상 리스크를 동시에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임상3상은 수천억원 단위의 비용과 장기간 개발 기간이 요구되는 구조다. 반면 특정 국가 중심 개발은 임상 규모와 비용을 상대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LO를 통해 개발 주체를 분리한 점도 리스크 관리 차원의 판단으로 읽힌다.

중국 시장 자체가 단일 국가 내에서 상업화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규모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중국 내 31개 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에서는 현지 통풍 환자 수 2556만명에 유병률이 3.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성인 중 통풍으로 진행될 수 있는 고요산혈증 인구 규모는 1억8513만명으로 유병률 17.7%에 이른다.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가 선정된 배경으로는 중국 내 임상 개발과 허가 절차를 수행할 수 있는 현지 기업이라는 점이 꼽힌다. 중국 의약품 허가 체계에는 현지 임상 데이터와 기업 네트워크가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해외 기업의 독자수행 시 허가·상업화 과정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LG화학이 중국 임상 성과를 실제 상업화로 연결할 수 있는 내부 실행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회사는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바이오 연구개발(R&D)에 3730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LG화학 전체 R&D비 1조580억원 중 최대 비중인 35.3%다. 중국에서의 상업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추가 LO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종의 우회 전략"이라며 "글로벌 임상3상에서 접었다는 것은 글로벌 빅파마들과 경쟁하기에는 부담이 됐던 모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벌 임상을 하다가 비용 대비 경쟁력 측면에서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돼서 중국으로 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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