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부상·6명 중경상…“초고령 사회, 반복되는 페달 사고”

강릉 대관령휴게소에서 80대 운전자가 몰던 SUV 차량이 식당가로 돌진해 1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혼동했다고 진술했으며, 이번 사고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고령 운전자 사고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2일 오전 11시 32분경, 강원도 강릉의 대관령휴게소에서 80대 여성이 운전하던 SUV 차량이 식당가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총 16명이 다쳤으며, 이 중 6명은 중경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를 일으킨 차량은 포드 익스플로러로, 공차 중량이 2.1톤에 달하고 출력이 304마력에 이르는 대형 SUV다.

운전자는 사고 직후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진술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페달 오인 사고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차량의 크기와 출력, 운전자의 연령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특히 출력이 강한 대형 차량일수록 실수 시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고령 운전자가 선택하기엔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5년부터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의한 사고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사고 한 건당 피해 규모도 크다. 이에 따라 페달 오인 사고는 단순한 개인 실수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일본은 이미 유사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제도적 보완에 나섰다. 2019년 도쿄 이케부쿠로에서는 87세 운전자가 모녀를 숨지게 한 사고 이후, 고령자 운전 규제 강화가 본격화됐다. 일본은 71세 이상 운전자가 3년 주기로 인지 검사와 강습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며, 법규 위반 시 운전 능력 시험을 다시 치러야 한다.
또한 일본에서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라는 기술적 대안도 도입됐다. 이 장치는 차량 전방에 장애물이 있을 경우, 운전자가 실수로 가속 페달을 밟아도 속도가 시속 8km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기술이다. 지난 10년간 해당 장치가 장착된 차량에서는 페달 착오 사고가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 장치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해당 기술이 적용된 차량은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과 넥쏘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나 장착 의무화 논의도 미비한 상태다.
결국 고령 운전자 사고를 막기 위해선 세 가지 접근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첫째, 운전자의 반복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위기 상황 시 올바른 반응을 체득하게 해야 하며, 둘째, 고령 운전자 대상 면허 갱신 제도 강화가 필요하다. 셋째, 차량 제조사와 정부가 협력해 시스템적 안전장치를 확대 보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관령휴게소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단순한 운전자 실수가 아닌, 초고령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건으로 해석된다. 일본처럼 제도적·기술적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 같은 사고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자 개인의 주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사회 전체가 책임을 나누는 대응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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