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이재영 교수, 일에 매너리즘 빠졌을 때 해결 방법? “대학원 진학”

계획한 일의 진도가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될 경우?
주변에 적극적으로 도움 요청일의 원동력? “이 일을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는가?”

본 인터뷰는 김희봉 작가가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향후 ‘김희봉이 만난 사람’ 인터뷰 시리즈를 사례뉴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희봉 작가는 교육공학박사로 공주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윤리 교육과 영어교육을 전공하고 국방대학원 및 한양대학교에서 리더십(M.A)과 교육공학(Ph. D)을 전공했습니다.

그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HRD 컨설팅, 교육과정 개발, 강의 및 코칭 등을 수행하면서 군(軍), 대학교, 컨설팅사, 대기업 등에 속한 다양한 구성원들의 성장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으며 HRD(Human Resources Development,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매력과 가치를 알고 의미와 재미 그리고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울러 HRD는 이론과 실제가 접목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와 한국인적자원관리학회 편집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학술연구와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휴먼웨어101’ ‘다시 강단에서’ ‘리더스타그램’ ‘HRD연구방법가이드’가 있으며 뉴스레터인 HRD Curator의 발행인이기도 합니다.

이화여자대학교 교육공학과 이재영 교수는 학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했으며 학부 졸업 후 국내 대기업 인재개발원에 HRD 담당자로 입사해 2021년 글로벌본부에서 퇴사할 때까지 HRD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했습니다.

업무 전문성 향상을 위해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선택을 했고 무사히 석사과정을 마친 후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에서 OD·HRD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학위 취득 후에는 회사로 복직해 글로벌 교육팀장으로 일을 했고 2021년에 경력 전환을 통해 모교에 부임하게 됐습니다.

아래는 김희봉 작가가 이화여자대학교 교육공학과 이재영 교수를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Q1. 현금 100만 원이 생겼고 3일 내에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이 돈을 어떻게 사용하시겠습니까? 이유와 함께 알려주세요.

평소 기부하던 곳에 보낼 것 같습니다. 당장 3일 내에 100만 원을 사용할 데가 마땅히 생각나지 않아서입니다. 갑자기 생긴 돈은 쉽게 생각돼서 쓰고 후회할 수 있는데 평소 기부하던 곳에 보내면 저보다 100만 원이 더 필요한 사람에게 100만 원 가치 이상으로 잘 사용해 줄 것 같습니다. 원래 없던 돈이다 생각하렵니다.

Q2.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봤을 때 바꾸고 싶은 것과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은 무엇입니까? 이유와 함께 알려주세요.

순응적으로 살아가는 편이라 지금까지 삶을 돌이켜 보았을 때 크게 바꾸고 싶은 것은 없습니다. 다만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면, 가족과 커리어 정도입니다.

20대에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었고 30대에는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긴 했으나(물론 40대인 지금도 쉽지는 않습니다…) 결혼생활과 조직생활을 통해 제가 안정적으로 살아가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남편은 저의 경력개발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었고 지금도 저의 가장 든든한 지원자입니다. 가족과 경력에 있어서는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Q3. 20대의 자신을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십니까? 이유와 함께 알려주세요.

지금 생각해 보면 20대 때 저는 너무 어리고 모르는 것이 많아 돌아가면 해 줄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저는 20대에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는 많은 변화를 경험했었습니다. 따라서 시행착오도 많고 여유도 없었는데요, 그런 저에게 이야기를 시작하면 잔소리가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몇 가지를 이야기해 준다면 우선 앞으로 겪을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에 좀 더 의연해지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돌아보면 저를 성장시킨 대부분의 사건은 그런 수많은 실패와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당장 성공하지 않는다고 불안해하고 조급해 할 필요도 없고, 또 지나고 보면 시간이 많은 것을 해결해 주더라는 것도 알게 되어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여유를 가지라고 일러주고 싶습니다.

또한 아이와의 시간도 지나가면 돌아오지 않는 짧고 소중한 순간이기에 육아에 힘들어하지 말고 힘을 내라고 응원해 주고 싶습니다.

Q4.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동기부여하십니까? 이유와 함께 알려주세요.

학교에 소속된 교원으로 연구, 강의, 봉사 등 다양하게 하는 일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연구라 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저에게 요구하는 양적 연구 실적 평가 기준도 동기부여가 되지만, 연구를 통해 공부하고 몰랐던 내용을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와 논문 출판을 통해 얻는 개인적인 성취감이 가장 강력한 동인이라 생각합니다.

연구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공유하여 학문 발전에 기여하고 현업에 있는 실무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보람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사람인지라 연구가 늘 즐겁지만은 않은데, 스스로를 동기부여하기 위해 아무리 바빠도 가급적 국내외 학회는 꼭 참석하려고 노력합니다. 아무래도 학회에서 가장 많은 자극을 받기 때문입니다.

Q5. 계획한 일의 진도가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될 경우에는 어떻게 하십니까?

계획한 일의 진도가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될 때는 적극적으로 원인을 파악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편입니다. 현직에 있을 때는 계획한 일의 진도가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될 경우에 주변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일은 해당 부서나 담당자를 직접 만나 처리했지만 제 선에서 해결이 불가한 사안은 상급자분께 상황을 말씀드리고 해결 방안을 함께 논의해서 진행했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으로 출장도 많이 다녔는데 이메일이나 전화도 좋지만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필요에 따라서는 설득도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고 일 처리도 빨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Q6. 평소에 어떤 방법으로 학습하십니까?

학습이 업(業)인지라 평소 논문을 쓰고 강의를 준비하면서 꾸준히 학습하는 편입니다. 루틴한 학습 방법으로는 전공 분야의 책과 논문을 읽고 국내외 학회에 참석해서 최신 연구동향을 파악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학회에서 가장 많은 자극을 받고 그 동력으로 논문을 쓰면서 가장 많은 학습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필요할 때는 분야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SNS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각종 기사와 정보를 통해서도 늘 학습합니다. 그리고 수업을 준비하면서 오히려 제가 많이 배우는데, 같은 과목을 가르치더라도 참고 자료를 업데이트하고 새로운 내용을 찾아보면서 학습이 많이 됩니다.

또한 대학원 수업에서 현업에 계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학습자분들께도 배울 점이 많아 늘 학습합니다.

Q7.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 또는 매너리즘에서 빠져나오는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출퇴근하는 일상의 반복이라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데요, 저는 매너리즘에 빠진 그때 학업을 시작했었습니다. 학부 졸업 후 인재개발원으로 입사를 해서 부서와 업무는 바뀌었지만 같은 회사 같은 기관에서 HRD 업무만 10년 정도 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는 대학원에 진학을 했었는데, 오랜만에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서 힘은 들었지만 일상에 활력이 돌아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지방에서 근무를 해서 야간 대학원에 KTX를 타고 통학을 했는데 일과 업무를 병행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 자연스럽게 업무 시간 중 집중도가 올라갔고 배운 내용을 현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매너리즘이 극복되었습니다.

제가 대학원을 선택했던 것처럼 매너리즘 극복을 위해 환경의 변화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꼭 대학원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거나 평소 관심 있던 분야에 입문해 보는 등 새로운 학습 경험은 매너리즘에서 빠져나오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Q8. 자신을 움직이는 힘, 즉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이유와 함께 알려주세요.

제 자신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은 이 일을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는가, 학생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가입니다. 교육자로서 학생들이 최대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에게는 큰 보람이며 제 일의 소중한 가치입니다. 동시에 제 자신도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고자 합니다.

Q9.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거나 유지하는 데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이유와 함께 알려주세요.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할 때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배려는 상대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보며 배려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수입니다.

상대를 배려하려면 상대의 필요와 감정에 민감해야 하는데, 오래된 관계일수록 편하다는 이유로 혹은 서로 이 정도는 이해해 줄 것이라는 기대로 배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건강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하려면 서로에 대한 배려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Q10. 리더십과 HRD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것(도서, 공연, 영화, 장소 등)들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리더십과 HRD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와 장소라고 하면 본인이 평소 읽고 싶었던 책과 본인이 평소 가장 편안하게 생각하는 장소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리더십이나 HRD에 대한 좋은 책과 정보는 너무나 많아 특정 도서를 추천하는 것이 힘든데요(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십과 HRD에 관심이 있으면서 경력 진입 단계에 있다면 <HRD를 시작하는 당신에게>라는 책을 추천드립니다, 사실 본인에게 가장 좋은 책은 본인이 읽고 싶은 책, 본인이 알고 싶은 내용을 담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주변에서 좋은 책을 추천받아 읽기도 하는데, 많은 경우 좋은 책임에는 분명하지만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책은 저의 취향이 반영된 제가 고른 책 일 때가 많았습니다. 거실 소파도 좋고 집 근처 조용한 카페도 좋고 편안한 장소에서 읽고 싶었던 책을 읽으며 조용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메모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글/ 이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