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vs 디에이치… 용산 재개발 '빅매치'

김창성 기자 2024. 10. 10.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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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2위 삼성물산·현대건설, 17년 만의 정비사업 입찰 경쟁
사업비 1.6조 한남4구역에 두 건설업체 입찰 확약서 제출 확정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두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는다. 사진은 한남4구역의 한 주택가 골목. /사진=김창성 기자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서울 용산구 한복판에 정비사업 랜드마크 깃발을 꽂기 위해 격돌한다. 해당 사업지는 총 공사비가 1조6000억원에 육박해 서울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4구역이다.


빅매치 성사로 높아진 사업성 신뢰도


10일 한남4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한남4구역 조합)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만 시공사 입찰참여 확약서 제출 기한에 맞춰 최근 관련 서류를 냈다.

한남4구역 시공권을 따기 위한 입찰 자격을 부여 받기 위해서는 조합에서 개최하는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뒤 7일 이내 입찰참여 확약서를 제출해야만 한다.

지난달 30일 열린 한남4구역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현대건설 외에 대우건설·GS건설·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금호건설 등 총 7개 건설업체가 참석했지만 결국 두 회사만 입찰참여 확약서를 내 수주 경쟁이 성사됐다.

한남4구역의 한 조합원은 "현장설명회에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더라도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되지 않는 업체들도 있었다"며 "업계 최고 회사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경쟁하게 돼 사업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회사의 정비사업 수주 맞대결은 17년 만이다. 두 회사는 2007년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현 이수 힐스테이트)을 두고 경쟁을 벌여 당시 현대건설이 승리한 바 있다. 17년 만에 업계 1·2위 건설업체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한남4구역 조합도 만족스러운 분위기다.

조합 관계자는 "경기 불황 장기화에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실종된 상황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참여로 경쟁 입찰이 성립됐고 사업성에 대한 신뢰도와 조합원들의 기대도 커졌다"며 "다만 불법 홍보활동 등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감시를 강화해 리스크를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강변 랜드마크 건설에 사활


입찰참여 확약서를 제출하고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향후 사업 참여가 제한되는 페널티가 부과되기 때문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전은 사실상 확정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두고 경쟁한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두 건설업체는 오는 11월18일까지 입찰보증금 500억원과 입찰제안서를 내야 한다. 이후 조합은 2025년 1월18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조합원 투표를 통해 시공사를 최종 선정한다.

시공사 선정은 당초 연내 진행될 계획이었지만 최근 열린 조합 대의원회의에서 일부 구성원들이 입찰지침서 내용을 문제 삼아 안건이 부결됐고 관련 일정도 해를 넘기게 됐다.

한남4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 면적 16만258㎡에 지하 4층~지상 23층 아파트 2331가구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를 통해 당초 2167가구보다 164가구 늘어난 2331가구 규모로 재개발이 확정됐다.

조합은 예정 공사비를 3.3㎡당 940만원으로 책정해 총 공사비는 1조5700억원이다. 조합원 수는 인근 한남2·3·5구역보다 적은 1166명, 일반분양 물량은 1981가구에 달해 한남뉴타운 가운데 수익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다.

삼성물산은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에 이어 새로운 한강변 랜드마크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로 브랜드 차별성에 중점을 뒀다. 인근 한남2·3구역 재개발 시공은 각각 대우건설·현대건설이 따냈고 5구역은 DL이앤씨의 참여 의지가 강하다.

2021년 한남4구역과 마주한 한남3구역(6006가구)의 시공권을 따낸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을 품을 경우 전체 8000여가구 규모의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 조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연계 시공시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고 조합에 더 많은 이익을 보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조합 관계자는 "최근 개정된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에 따라 착공 시점까지 물가 상승분을 공사비에 반영하는 내용을 입찰지침서에 넣었다"면서 "분쟁 가능성을 줄인 만큼 남은 일정을 무사히 완료해 사업을 성공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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