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만 해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부산 강서구 갯벌. 이곳에 들어선 자동차 공장이 지금은 연 5조 원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이 그 주인공이다.

갯벌에서 글로벌 거점으로
부산공장의 가장 큰 강점은 전용 부두와 공장이 직접 연결된 독특한 구조다. 생산된 차량이 즉시 선적될 수 있어 물류비 절감과 납기 단축 효과가 압도적이다. 이 때문에 르노 그룹은 부산공장을 미래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선택했다.
2026년 2월 현재 부산공장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동시에 생산하는 혼류 라인을 국내 최초로 구축했다. 68개 신규 설비를 투입해 5주간의 공장 멈춤을 감수한 대규모 투자의 결과다. 이제 이곳에서는 그랑 콜레오스, 아르카나, QM6 같은 내연기관 모델뿐 아니라 폴스타4 전기차까지 생산된다.
글로벌 완성차가 주목하는 이유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2026년 생산되는 모든 폴스타4를 부산공장에서 만들어 북미로 수출할 계획이다. 중국 공장 중심이었던 생산 전략을 부산으로 전환한 것이다. 부산의 배터리와 부품 산업 인프라, 그리고 뛰어난 품질 관리가 결정적 요인이었다.
부산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DN오토모티브는 2028년까지 동부산이파크산업단지에 4,400억 원 규모의 첨단 배터리 공장을 건립한다. GM, BMW,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에 납품하는 이 기업의 투자는 부산을 배터리 생산 중심지로 만들 전망이다.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
2026년 산업통상자원부는 자동차 산업에 4,645억 원을 투자하며 전기차·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부산·울산 기회발전특구에는 8조 6,0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가 예정돼 있다. 화승코퍼레이션도 기장군에 370억 원을 들여 R&D센터를 짓는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2000년 출범 이후 26년간 누적 400만 대를 생산했다. 이 중 180만 대는 해외 수출이었다. 연간 20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이 공장은 이제 전기차 시대를 책임지는 글로벌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
30년 전 갯벌에 불과했던 땅이 지금은 글로벌 완성차들이 줄 서는 황금 생산 기지가 됐다. 부산의 자동차 산업은 이제 미래차 시대의 중심으로 우뚝 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