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신용 하향 트리거 이미 넘었다…EBITDA 회복이 방어 열쇠

/사진=호텔신라

우량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호텔신라에 하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신용평가사가 모니터링 기준을 이익창출력 대비 차입부담으로 교체하면서다. 이미 호텔신라는 새 하향 기준을 3년째 충족하고 있다. 올해 인천공항 DF1 권역 철수에 따른 수익성 반등이 기대되지만, 등급 방어를 위해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회복과 순차입금 감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8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6일 정기평가를 통해 호텔신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핵심 모니터링 지표(KMI)를 바꿨다. 하향 가능성 증가 요인이던 '부채비율 450% 초과' 기준을 없애고 '연결 기준 순차입금/EBITDA 5배 초과'를 새 지표로 설정했다.

기준 교체의 배경은 자산재평가다. 호텔신라는 2024년 보유 부동산을 재평가해 7283억원의 재평가잉여금을 자본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이 394%에서 197%로 급락하면서 기존 부채비율 지표의 변별력이 사실상 사라졌다.

문제는 새 잣대로 들여다봐도 호텔신라가 이미 하향 가능성 증가 구간에 있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순차입금/EBITDA는 2022년 4.9배에서 2023년 5.1배, 2024년 9.0배로 치솟다가 지난해 7.0배로 소폭 내려왔다.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키우는 기준(5배 초과)을 3년 연속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순손실 키운 건 영업이 아닌 철수 비용

순차입금/EBITDA가 확대된 이유를 이해하려면 분모인 EBITDA가 왜 충분히 회복되지 못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호텔신라의 연결 기준 EBITDA(영업이익+감가상각비+퇴직급여 등)는 2023년 2263억원에서 2024년 1395억원으로 급락했다가 지난해 1733억원으로 부분 회복에 그쳤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3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2023년(912억원) 수준을 크게 밑돈다. 여기에 인천공항 DF1 권역 면세사업권 반납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영업외비용으로 인식되면서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1728억원)을 키웠다.

실제 현금창출력은 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036억원으로 전년(687억원)보다 늘었지만 설비투자(536억원)를 빼면 잉여현금흐름은 약 5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연간 이자 지급(382억원)에 더해 리스부채 상환 부담(835억원)까지 고려하면 현금흐름 구조만으로 순차입금을 줄여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EBITDA 2400억원 회복이 복귀 조건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여지가 생겼다. DF1 권역 영업이 올해 3월 공식 중단됐고 지난해 11월에는 마카오 국제공항점도 계약이 종료됐다. 만성 적자를 내던 점포들의 고정비 부담이 사라지는 만큼 EBITDA 반등 가능성은 열려 있다. 다만 이 구조는 양날의 검이다. 공항면세 매출이 빠지면서 면세 부문 외형 자체가 줄어든다. 비용 절감 효과가 수익성 개선으로 온전히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순차입금이 현 수준(1조2088억원)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하향 기준(5배)에서 벗어나려면 EBITDA가 최소 2418억원을 넘어야 한다. 팬데믹 이후 호텔신라가 한 번도 도달하지 못한 수준이다.

올해 전망에 대해선 반등을 점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DF1 철수로 분기당 100억원 이상의 적자 부담이 사라지는 데다 시내점 다이공 할인율도 완화 기조여서 2분기부터 면세 부문 수익성 반등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인바운드 관광객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시내점 개별 관광객 매출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솔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