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개 매장 이끈 성공 무대 뒤 인생스토리 점핑하이 윤하이 CEO
점핑 피트니스계의 선두 주자, 해외 피트니스계의 국내 브릿지 역할
국가, 지역, 세대, 장애 간 경계 허문 ‘윤하이’ 리더십
이름값 한다는 말이 있다. 생긴 값 한다고도 한다. 이보다 더한 사람이 있을까 싶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얼굴 빛 만큼이나 '윤'나게 산다, 고속 충전시킨 양 에너지는 늘 '하이'다. 주변도 ‘핫스팟’되어 에너지가 금세 연결된다. <점핑하이>의 윤하이 대표를 만나기 위해 일찌감치 마곡점 본사로 향했다. 잠복근무에 성공이다. 초등학생을 비롯해 주부, 직장인 심지어 행정직원까지 처음 본 내게 ‘점핑’ 운동과 ‘윤하이’ 대표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자녀와 집안일을 챙기고 서둘러 나온 그녀. 두 눈과 입꼬리는 동그라미 원을 그리고 있었다. 마흔 넘으면 유전자가 아닌 살아온 대로 얼굴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어떤 삶이길래 미소천사 이모티콘인 건가. 뽀얀 피부는 땀을 몇 바가지나 흘리는 운동이라는 걸 말해주었다. 궁금함에 예의 없이 질문부터 가했다.
세상을 훤히 비추는 이미지에 걸맞는 형광펜 의상의 윤하이 대표. '회원-강사-운동' 의 균형추 역할이 포즈에서도 나타났다(사진: 점핑하이 윤하이 대표 제공)
- 나이트 죽순이가 있다면, 전 어릴 적 '방방' 죽순이었어요. 점핑 운동은 저처럼 아이들이 놀던 트램폴린에서 착안된 건가요? 독일에서 마스터하고 체코 본사와 협약해 우리나라에 보급한 당사자로서 점핑운동부터 들려주세요.
체코 본사 대표들이 이 운동을 어떻게 생각했느냐면요. 트램폴린이 재미도 재미지만 바닥이 딱딱하지 않은 도구를 이용하니 안전한 데다 운동 효과까지 있는 거에요. 왜 필라테스에서도 ‘보수’와 같이 바닥의 불안정성을 이용하잖아요. 트램폴린이 딱 이었던 거죠. 탄력이 좋은 피트니스용 트램폴린에서 신나는 음악과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대형 트램폴린에서는 모두가 높이 뛰니 서로 부딪치고 밟혀 사고가 많이 나요. 개인용 트램폴린은 다칠 일이 없어요. 트램폴린으로 운동을 가르쳐달라는 한 회원의 요청에 체코 창시자가 제대로 된 운동을 만들어 전세계에 퍼뜨리고 한국에도 들어오게 된거죠.
어떤 어머니들은 아이가 트램폴린에서 떨어지지 않느냐는 질문도 가끔 해요. 키즈카페 트램폴린존에서 아이들이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해요. 여기서는 ‘1인 1 트램폴린’만 사용하고 개인용 치고는 크기가 꽤 커서 사고가 안 나요.
게다가 균형을 잡으면서 한 자리만 밟아 운동을 해야 하는데 아이들과 초보자는 여러 군데 밟는 경향이 있어요. 몸 전체가 높이 뛰는 게 아니라 배에 힘주고 무릎을 사용해 다리 위주로 점프하는 게 요령이에요. 트램폴린 매트가 탄력이 좋아요. 노는 것처럼 그저 트램폴린에 몸을 맡겨 그냥 통통 튕기는 게 아니라서 균형을 잡을려면 코어에 힘이 많이 들어가요. 제가 독일에서 자격증을 따고 다시 한국에 와서 체코에서 보내준 트램폴린을 받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쇠용수철로 된 원형트램폴린에서 연습했는데 잘 뛰어지지도 않고 삐그덕거렸죠. 체코 본사가 기술을 발휘해 배 힘으로 잘만 누르면 되는 기구가 된 거에요.
점핑 운동은 처음엔 기구와 싸우고 나중엔 기구가 도와요. 배에는 힘을 주고 다른 데는 힘을 빼는데 그 반대인 경우가 많아요. 처음엔 뻣뻣하고 박자도 안 맞는 것 같은데 내가 못해도 트램폴린은 날 뛰게 만들죠. 초보자도 운동이 많이 되는 이유에요. 처음엔 박치 일수밖에 없어요. 배로는 누르고 다리는 들고 그게 박자니까요.
강사자격증 교육의 90%가 회원 출신이에요. 얼마나 공평한 운동인지 몰라요. 하면 할수록 몸치였던 사람도 날아다니니까요. 강사가 되면 숨쉬기 운동만 했던 올챙이적 시절을 떠올리죠. 그래서 강사 공감력이 뛰어난 운동이에요. PT는 “좀만 더, 좀만 더”를 외치지만. 이 운동은 관절이나 체중에 부담되는 사람들까지 처음에는 안심부터 시킵니다.
“옆 사람은 오래 한 사람이이에요. 중간에 힘들면 멈추고 쉬셔도 됩니다
"
라고.
- 체코라는 국가도, 점핑이라는 운동도 참 생소한데 ‘이거다’ 란 확신이 섰나요? 영어도 잘하셨나 봅니다.
남편이 회사 다닐 때 저는 PT트레이너였는데 돈을 거의 못 벌었어요. 남편이 어느 날 영상을 보더니 “이 운동 정말 괜찮다. 한국에 가져오자." 했고 선구자가 된다는 생각에 저도 신이 났어요. 사업가 기질인 남편과 교육적 측면인 제가 그건 죽이 잘 맞았죠. 잘은 못하지만 전공은 영어였어요.
본사 체코에 이메일을 썼죠. 영상을 보고 매료되어 한국에 전파하고 싶다고. 곧 독일에서 열릴 자격증 교육을 받고 다음날 공항에서 만나자는 답변이 왔어요. 통역사를 구해 교육 마치고 만났어요. 여성대표와 남성대표, 비슷한 또래였죠. 그들이 말하길 대학시절 헬스장에서 트레이너 아르바이트를 할 때 트램펄린을 가르쳐달라는 요구에 알려주니 반응이 좋았다고 해요. 체코에서 유명세를 타고 슬로바키아로 퍼지고 국제 피트니스까지 널리 알려졌죠.
2014년 한창 붐이 일던 때. 아시아에서는 제가 처음이었어요. 한국에 가져오면서 점핑코리아를 통해 점핑싱가폴, 점핑말레이시아, 점핑차이나도 생겼어요. 일본은 다른 나라에서 운동을 경험하고는 우리나라에 와서 제 얘기를 듣고 싶어 해요. 한국의 점핑시장이 빨리 성장해 체코 본사에서도 인정하는 국가가 되었어요.
픽스니스(대표 김진만)의 근골격계 프로그램 도입 전부터 질병과 안전에 심혈 기울인 흔적이 엿보이는 '척추케어룸'
- 픽스니스(FIXNESS)사와도 협업해 근골격계 프로그램을 접목하고 있는데요. 계기나 이유가 있나요?
피트니스 박람회 때 점핑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픽스니스의 김진만 대표님(한국스포츠의학협회장)이 그때 이 운동을 인상 깊게 보고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죠. 땀 뻘뻘 흘리며 힘들어 보이는데 어떻게 쉬지 않고 웃으면서 할 수 있나 했대요.
지점 가맹점 분들은 점핑 운동이 처음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센터장이 주부 출신이니 같은 입장인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게 되는데요. 강사님들이 점핑운동에선 뛰어난 전문가지만 여러 건강문제를 가진 회원들을 더욱 신경써 돕기 위해 공부를 많이 하시거든요. PT가 아닌 점핑운동에 적용 할 수 있는 검증된 교육을 본사에서 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코로나19 이후 부위별 솔루션인 ‘픽스(FIX) 10’ 교육을 가맹점 담당 부장님(가맹점 하다가 직원이 된
)
이 주축이 되어 점핑하이 식으로 맞춤교육을 제안 했어요. 픽스니스 쪽에서도 우리 운동을 알아야 하니 픽스니스에 동작 트레이닝과 영상을 공유하고 체험까지 시켰죠.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교육프로그램이 완성됐어요. 회원에게도, 강사인 내 몸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서로 좋은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얼마 전에 3기가 열렸어요
.
남의 몸을 알려면 내 몸 아는 게 우선이에요. 본사에서 검증된 교육사를 통해 맞춤형 점핑 교육을 전수하는 거라 교육 니즈는 이 안에서 해결되도록 10주년 때 포부도 전했어요. 5주에 한 번 강사 자격증 나가죠. 근골격계 프로그램 교육하죠. 안무 세미나 하죠, 지점별 공연도 하고 대회도 나가요. 가족들과도 보내야 하니 다들 바쁘게 지내요. 혼자 운영하는 센터에서 이게 다 되는 이유는 운동이 너무 좋아 회원들이 새로운 회원을 알려주는 현상이 벌어져요. 회원이 스스로 실장 역할을 하고 있어요. 센터장, 강사, 회원 모두가 가족 안에서 입지가 달라진다고들 해요. 교육 때마다 가족들이 달라졌다는 말을 듣네요.
뜨거운 열기로 탈바꿈 되는 공간. 회원들이 몰려오기 시작해 수업 시작 전 부리나케 찍은 점핑하이 수업룸
- 글로벌 베스트셀러 <히든 포텐셜> 작가이자 와튼스쿨 교수인 애덤 그랜트는 어린 시절 다이버 회전 연습을 트램폴린 위에서 했다고 해요. 이처럼 점핑하이 운동으로 다른 운동까지 잘 하게 된 사례가 있나요?
2년 전에는 이 운동을 마스크 쓰고 했어요. 아니, 마스크를 쓰고라도 했죠. 끊으면 살이 많이 찌니 그렇게라도 다들 꾸준히 했어요. 그러더니만 주말 등산에서 하나도 안 힘들었대요. 점핑하이 오래된 회원들은 운동 한 두 개씩은 더 하더라고요. 수영이나 방송댄스, 줌바 등등요. 어떤 분은 점핑을 하루 두 번 오전, 오후로 나오기도 해요.
뭐니 뭐니 해도 체력과 몸이 좋아지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건 강사에요. 에어로빅과 스피닝을 하던 강사가 넘어오는 경우도 있어요. 무릎 등 수술 받은 사람도 있는데 안전하게 나이 들어서까지 할 수 있는 업으로 이 운동을 택하더라고요. 바닥에서 운동할 땐 충격이 많이 느껴졌대요. 강사님과 회원님들 모두 40~50대가 많아요. 경추, 무릎, 발목이 좋지 않아 넘어온 경우도 많아요. 운동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강사에요. 그래서 기구도 좋아야 하고 몸에 해를 주지 않아야 해요. 초창기에는 수업을 하루 7-8 타임 뛴 적도 있는데요. 24시간도 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힘들지 않았어요
.
그만큼 몸에 무리가 되지 않았거든요.
- 아파서 왔다가 점핑하이로 병을 고친 사례가 있나요? 1:1 PT가 아닌 이상 고객이 처음 왔을 때 신체 분석까지 하긴 힘들 것 같은데요.
병 고친 사례가 하도 많아 뭐부터 이야기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나 역시 물어놓고는 단도직입적으로 내 병부터 들이밀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릎 연골이 한쪽 없는데 상급반 자격증까지 따신 분이 있어요. 허리수술과 무릎 수술 후, 디스크나 무릎부상 후 좋아진 회원도 많아요. 체험 때 아픈 게 나아져 계속 하게 된 경우도 있었고요, 예전에는 운동하기 전에 병력을 물었어요. 이젠 십자인대파열, 일자목 등 그들이 먼저 줄줄 얘기해요. 당뇨인데 중간에 당 떨어질 때 나가서 먹고 와도 방해되지 않느냐 하는데요. 초보자도 힘들면 나갔다 오라는 판에 얼마든지, 라고 하죠. 모든 동작을 다 따라하지 말고 트램폴린에 발붙이는 것부터 하라고 해요. 무릎 등 어디가 안 좋은 것 같은 자세를 보이면 수업 중간에 일일이 말해줘요.
점핑운동을 할수있는 연령대를 물어보시는데요. 많이 어린 아이들의 경우 키즈반 수업을 따로 구성하는 게 좋아요. 초등학교 3학년 이상부터는 성인반수업도 가능하고요. 하지만 위로는 제한이 없어요. 운동을 꾸준히 해오신 분들이라면 7,80대도 저강도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장애우들을 데리고 수업을 하는 강사님들도 계세요. 아무래도 더 힘이 들긴하지만 더 보람을 느낀다고 하시더라고요.
보건소의 비만 프로그램과 협업하기도 하고요. 외국에는 시각장애인 회원이 있는데 귀로 음악을 들으면서 박자를 맞추면 되고 강사님의 구령을 들을 수 있으니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해요. 해외에서는 배구팀 선수 중 밸런스와 체력이 좋아지고 음악에 맞추니 민첩성, 협응력까지 좋아져 운동팀에서 의뢰한 사례도 있었어요.
딸과 함께 오시는 65세 어머님이 계시는데요. 3개월을 손잡이 잡고 하시던 분이 스스로 겁도 없어지고 지금은 모든 동작을 다 따라해요. '어이어이' 구령도 넣으면서요. 지방에는 특별수업 때 60대가 많이 보여요. 서로 서로 소개까지 하죠. 체력이 좋지 않으면 살이 안 빠져요. 체력 좋아져 살 빠지니 긴 바지에 반팔이 민소매와 레깅스로 변하더라고요
점핑하이 마곡점 본사를 들어서자마자 두 눈에 포착된 전경. 밖으로 이어진 테라스까지 평온함을 전해준다.
방과 후 점핑하이 센터에 찾아온 아이들은 인터뷰를 하는 와중에도 “윤하이 대표님 수업을 받고 싶다”며 “10주년 기념으로 특별히 해 주시면 안 되느냐”는 어리광을 부리기도 했다. 고개를 살짝 돌리니 얼마 전 성황리에 치룬 10주년 행사 화분들이 줄지어 있었다.
- 통상 회사 설립 날을 창립기념일로 지정하는데요. 점핑피트니스라는 해외 문화를 우리나라로 들여온 역사적 순간을 기념일로 정하셨어요. 그래서 지난 5월25일에 열린 10주년 기념행사가 더 의미있게 다가왔어요. 아직도 그 열기가 느껴지는데 10년 감회 전해주시겠어요.
“10년간 잘 이끌어와 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프랜차이즈를 하고 있지만 자주 만나 운동하니 서로 친해지지 않을 수가 없죠. 함께 땀 흘리며 CO-WORK 하면 돈독함이 쌓여요. 전 이름만 대표지 함께 운동하는 사람일 뿐이에요, 선생님들과 가맹점주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니 근골격계 교육과 의류사업 얘기도 자연스럽게 나와 10주년 때 방향성을 강조하기도 했죠. 고객에게 전하는 ‘운동의 질을 우선으로 하면 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지요.
“기구만 파는 곳이 아니라 본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소통하면서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자
"
는 신념으로 점핑하이를 따라한 타업체들과 차별성을 두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점핑하이는 세계최초로 시작되어 최고의 점핑운동을 만든 오리지널 점핑피트니스의 유일한 한국 브랜드예요. 전 세계 어디서나 인정받는 국제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어요. 그래서 점핑하이 가맹점주와 강사님들은 자부심이 대단해요. 소비자에게는 알권리가 있으니 겉모습만 흉내낸 타브랜드와 트램폴린 품질부터 강사교육 등 많은 점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 의류사업까지 하니 바쁘긴 하겠지만 점핑하이 소속감은 더 클 것 같아요. 의류 판매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은요.
옷은 체코본사에서 수입해 팔고 있었어요. 형광색 옷 반응이 너무 좋더라고요. 옷뿐만 아니라 형광색인 점핑하이 로고도 좋아들 하시고요. 헌데 체코에서는 옷을 넉넉히 만들어 주지 않았죠. 그래서 질 좋은 국산 회사인 프로스펙스와 협업하게 되었어요. 몇 천 벌 만드는 대기업인데 몇 백 개 제작이 과연 가능할까 싶었죠. 우리 브랜드를 소개하고 몇 차례 협의한 끝에 이젠 세 번째 의류까지 디자인 하는 중이에요. 올여름 겨냥해 민트와 노란색을 넣어 샘플 교환중이죠. 의류 요구는 오래 전부터 있었어요. 반팔도 만들어 달라는 통에 민소매에 반팔까지 제작하게 되었죠. 작년에 빅파티를 연 적이 있어요. 여러 지점에서 관광버스까지 대절해 많은 회원들이 참여했고 각 지점마다 너무도 예쁘고 멋있게 꾸미고 오셨더라고요. 420개가 며칠 만에 솔드아웃 되고 티켓팅과 자리다툼도 치열했어요. 올해는 같은 장소에서 500개 생각하고 있어요.
그동안 형광색을 보면 도로의 '안전제일'이 떠올랐다. 이젠 '안전'과 '제일'을 상징하는 점핑하이 로고가 맴돈다.
- 강사가 되려면 기구 이름처럼 소위 '방방' 뜨는 MBTI 성향이어야 할 것 같은데요.
배우들도 알고 보면 MBTI가 'I'일 수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향과 관계없이 에너지가 나와요. 앞에 나가면 부끄러워하던 사람이 강사가 되고는 유머와 웃음바다로 난리가 났죠. 운동에 대한 열정과 애정으로 시작했다가 사람들이 점차 운동을 좋아하게 되니까 사람들 앞에서 끼가 발산되더라고요. 자격증 딸 때와 강사로 활동할 때가 확연히 달랐어요. 겉모습부터 달라지죠. 강사 경험이 쌓이니 옷차림, 외모, 태도가 달라지고 목소리도 저처럼 걸걸해져요.
먹는 것도 달라졌다고들 해요. 어떤 사람은 자격증 따고 먹는 양도 늘었다 하고 안 먹던 고기도 그렇게 먹힌다 하더라고요. 또 어떤 사람들은 좋아하는 맥주를 60대까지 마시고 싶어 하게 되었대요. 체력이 술을 술술 마시게 한다며.
저야 외형적이라 그런 경우는 강사 준비기간이 더 짧을 순 있죠. 회원일 땐 못했는데 강사가 된 후 잘하게 된 경험, 뚱뚱했는데 날씬해진 경험, 약했는데 강해진 경험으로 점핑 운동에 대한 신뢰가 쌓이게 되죠. 그럼 안 차려줘서 못하지 다들 자신만의 센터를 차리고 싶어 해요. 가맹점주 되려고 강사 자격증을 따는 사람도 있어요. 매장 계약까지 하고는 자격증 시험에 떨어진 사람도 있고요. 결국 더 잘 되는 경우가 많죠.
- 전국 412개 매장을 둔 CEO로서 창업과 관리 노하우가 있을까요.
점핑하이는 회원, 강사 모두 가족단위가 많아요. 어느 지점 아들이라며 자격증울 따러 오기도 하죠. 점핑을 배우다 보니 더 알고 싶고 강사도 하고 싶고 내 지점도 내고 싶다고들 해요. 이 운동을 평생 하고 싶어서요. 자격증 교육에서 자기소개 할 때 제가 오히려 더 감동을 해요. 인생휴먼다큐 시간이 따로 없어요. 아이 낳고 산후 우울증을 겪던 사람이 살도 많이 빠지고 ‘나’를 찾아 울기까지 했어요. 하도 밝아 모르고 지내다 알고 보니 암 투병을 했던 사례도 있었죠. 실제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이고 다른 운동도 못하고 있던 터에 더 건강해지고 삶의 활기를 찾았대요.
나이도 제법 있던 어떤 사람은 30kg을 뺀 경우이더라고요. 한 사람이 물꼬 트면 여기저기서 체중감량 커밍아웃, 나이 커밍아웃 시간이 되죠. 나만 부족하다 느꼈던 것을 서로서로 꺼내고 나누는 모습에 저조차 뭉클해집니다. 건강한 삶으로 달라진 나 자신에게, 운동에 대해, 가르쳐준 강사에게 서로가 감사하는 계기가 되요. 지점까지 차리면 더욱 감사해 하죠.
일 안한지 오래 되어 운영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하다가도 이 운동을 만나 더 밝아지고 더 건강해져서 남편이 도와주기까지 한대요. 엄마가 먼저 자격증 따면 자녀와 함께 센터를 운영하기도 하고요. 젊은 사람들이 먼저 운영하면 부모가 뒤따라 자격증을 따기도 하죠. 점핑에 대한 애정이 여느 운동 자격증과는 다른 것 같아요.
눈 씻고 찾아봐도, 어느 구석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슬럼프’. 한 권의 책을 읽는 듯한 ‘슬럼프’ 이야기. 가장 길고도 깊은 이야기였다. 시간관계상 말줄임표가 된 부분, 아니 로우(Low)를 담은 점핑하이(High)로서 책으로 탄생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과 삶의 균형이 떠오르는 동작을 취하고 있는 점핑하이 윤하이 대표(사진: 윤하이 대표 제공)
- 윤하이 대표님께도 슬럼프란 게 있었을까요.
크게 두 번 있었어요. 한 번은 점핑하이를 따라한 브랜드가 생겼을 때, 두 번째는 코로나19 시절이죠.
2001년에 도입한 본사 체코로부터 저희는 2014년에 가져왔어요. 1인용 트램펄린은 동그란 원형에 철로 된 스프링만 있었어요. 우리 점핑하이가 국내최초로 6각형 모양에 고무줄로 탄력 좋은 피트니스용 트램폴린을 사용했고 이제는 다 그렇게 모방해서 나오고 있어요. 체코본사는 트램폴린 제작을 업체에 맡기지 않고 자체 공장을 가지고 직접 만들고 있어요. 오랜 경력의 장인들이 수작업과 기계작업으로 만들어서 기구 하나하나 마다 이름을 새기지요. 이런 검증된 트램폴린 만을 수입해서 교육도 한국강사가 아닌 체코본사에서 파견한 유럽마스터트레이너가 내한 해 자격증 교육을 진행합니다.
헌데 아류 업체들이 생겼어요. 대만, 중국 등 공장에서 모양만 흉내 낸 기구를 사용하고 있어요. 스스로 마스터라고 자칭해서 강사를 배출하기도 하고요. 우리 점핑하이 마스터
트레이너들은 운동지식도 많고 운동전문가로서의 경력도 길어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격증 교육을 하는 마스터트레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본사에서 몇 달 동안 특별교육을 받고 테스트에 통과되어야 해요. 체코 본사에 로열티를 내고 마스터를 초청하고 기구도 수입하는 과정이 생략된 채 더 쉽게 돈을 버는 격이죠. 결국은 <점핑하이>를 거쳐 다른 브랜드가 만들어졌고 여기서 배운 동작과 프로그램인 셈이에요.
그때 전 일 밖에 모르던 때였어요. 아이 낳은 지 얼마 안 돼 이모님에게 맡기고 남편과도 부딪쳤었죠. 우울증도 왔지만 신앙심으로 승화해 오히려 밸런스를 찾는 계기가 되었어요. 일과 삶, 관계의 균형을 배우게 되었죠.
두 번째 슬럼프는 코로나19에요. <점핑하이>는 강남 반지하에서 대출 받아 작게 시작해 첫 교육을 열었어요. 그해 연말 두 번째 교육에 이어 3개월 만에 세 번째 교육, 매달 20명이상 교육생들이 찼어요. 2015년~2016년은 급성장 했죠. <점핑하이> 본사를 여의도로 확장이전까지 했으니까요.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안 좋은 시기에 이 곳 마곡으로 오게 되었어요. 남편이 하는 인천 키즈카페도 부채가 쌓였죠. 저보다 남편이 더 힘든 시기였어요. 첫 슬럼프를 통해 오히려 단단함이 생겼어요. 그때 관계에 대한 깨달음을 많이 얻었으니까요.
리더란 내 말을 많이 하기 보단 힘든 소리를 들어주고 버팀목이 되는 거였어요. 내가 힘든 건 신에게 말하고 나보다 힘든 사람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죠. 예의는 지키되 잘 보이려 애쓰지 않는 것.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현재 내 위치에서 해야 할 역할을 하는 거죠. 남편과 같은 일을 하니 많이 부딪치더라고요. 불면증까지 겪었던 남편을 보면서 남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더 힘들어한다는 걸 알았어요. 더 잘해야겠다 생각했죠. 저의 마음과 남편 생각이 바뀌면서 부부관계가 돈독해졌어요. 어렸을 때 많은 시간 함께 하지 못했던 아이와도 더 많이 보내게 되었고요. 좋은 직원들도 만나게 되었어요. 위기의 코로나19가 기회가 된 거죠.
일이란 게 혼자 다 할 것도 아니고 사람이라는 존재도 언제 어디서든 바뀔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게 되었고요. SNS에 놀러 간 사진 한 장 미안해서 못 올렸던 사람이 이젠 편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올리게 되요.
- 꿈이 있나요?
점핑하이와 관련된 꿈은 동네마다 생기는 거에요. 지금도 여의도, 인천 등에서 여기 마곡까지 와요. 집앞의 운동센터도 가기 싫어하는 마당에 감사한 일이지만 가까이 있어야죠. 매장이 400여개라도 서울엔 많이 없어요. 곳곳에 많이 생긴다는 건 건강한 사람이 차리고 건강한 사람을 늘린다는 거니까요. 전 이 운동을 확신해요. 다른 운동도 장점이 많고 꾸준히 하면 효과를 보지만요. 잘하고 살이 빠져야 재밌죠. 그러니 꾸준히 해요. 살이 안 빠져도 운동 자체로 재밌고 스트레스가 풀린대요. 꾸준함의 유인동기 아닐까요.
개인적인 꿈은 ‘베푸는 삶’이에요. 운동을 가져온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지만 대표 소리 들으며 단단해진 만큼, 내가 받은 것을 나누고 싶어요. 재능과 돈, 제가 가진 그 무엇도요. 남편은 남북통일이 된다면 북한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적응하고 일 할 수 있도록 운동과 무료 교육을 제공하고 싶대요, 코로나19때 주춤했지만 점핌 운동이 체육센터에 들어가 일자리도 창출하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동작 하나만 추천해 주세요
‘조깅’ 동작을 추천해요. 조깅은 중강도 운동이에요. 트램펄린 도움 받아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어요. 두 발을 누르는 게 ‘베이직’인데 생각보다 잘 안돼요. 조깅은 다리를 하나씩 올려 박자 맞추기가 쉬워요. 러닝머신에서도 대부분 러닝은 안하잖아요. 대체로 뛰는 걸 귀찮아하죠. 트램펄린 기구가 받쳐주니 다리를 점점 배꼽까지 들게 되요. 엉덩이가 이완 수축해 힙 운동 효과까지 봐요. 코어는 기본이고 다리운동까지요. 근력운동 싫어하는 사람들도 꾸준히만 하면 허벅지가 탄탄해지고 배에 힘이 들어가요. 팔이 동원되어 어깨 뭉친 것도 부드럽게 풀린다 하더라고요.
추천 동작인 '조깅'을 선보이고 있는 점핑하이 윤하이 대표(사진: 윤하이 대표 제공)
땅과 물에서 걷는 것과는 또다른 느낌의 '조깅' 동작(사진: 점핑하이 윤하이 대표 제공)
답안지를 맞추듯 인터뷰를 마치고 저녁 수업을 체험했다. 나이트클럽이 신났던 이유는 내가 춤을 잘 추어서가 아니라 디크스자키 때문이었다. 희노애락과 기승전결이 모두 담겼다. 음악도, 동작도. <점핑하이>가 뽑아낸 땀을 돌아오는 길목 바람이 시원하게 닦아 주었다. 먼 곳까지 오는 이유 이제 알겠다. 스트레스로 소화가 안 되거나 입맛 떨어지는 사람을 주변에서 보거들랑 <점핑하이> 클리닉을 강추 해야겠다. 얹힌 것 같은 느낌으로 찾아갔다가 ‘밑 빠진 독’처럼 먹어댔으니 말이다. 올해도 하반기를 향해 달려간다. 여전히 기운 없는 일상이라면 <점핑하이>로 몸과 맘, 일과 삶을 점핑 해보자.
글/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