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살기' 에르난데스 못 쓰는데, 염경엽 감독은 왜 웃었나…준PO 히든카드 다시 쓴다

▲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내심 18일 경기가 비로 하루 밀리면 17일 60구를 던진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19일에 내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의 어깨에 피로감이 쌓이면서 우선 5차전을 기약하기로 했다. 4차전을 잡아야만 에르난데스를 다시 기용할 수 있다. ⓒ곽혜미 기자

▲ LG 트윈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왼쪽)와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17일 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친 뒤 인터뷰를 위해 이동하는 LG 염경엽 감독을 마주쳤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4차전에도 나올 수 있나'라는 물음에 염경엽 감독은 "내일 무조건 비 온다"며 "(비가 안 온다면)내일 등판은 어렵다"고 말했다.

에르난데스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임찬규(5⅓이닝 무실점)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와 3⅔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LG의 1-0 승리를 지키는 세이브였다. 대신 이 과정에서 60구를 던져 18일 경기는 출전이 어려워졌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브리핑에서 에르난데스의 4차전 기용 가능성에 대해 "내일은 못 나온다. 비가 오지 않나. 그것만 믿고 있다. 기상청을 믿고 에르난데스에게 긴 이닝을 맡겼다. 만약 비 예보가 없었다면 디트릭 엔스도 준비시켰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대신 19일로 경기가 밀렸을 때는 등판을 계획했다.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에게 미안하지만 (에르난데스가) 이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몸 상태를 체크하고 트레이닝 파트와 상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에르난데스도 "내가 야구하는 이유는 팬들이 우리를 지지해주고, 구단 직원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우리 선수들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그런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야구를 한다"며 계속해서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등판을 강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 경기력이 떨어지면 팀에도 손해가 된다. 염경엽 감독은 18일 4차전이 비로 하루 밀렸는데도 에르난데스를 19일까지 아껴야 한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그는 18일 "에르난데스는 뭉침 증세가 있다. 내일(19일) 기용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엘동원' 에르난데스 포스트시즌 등판 일지

10월 5일 준PO 1차전 2이닝 27구 무실점

10월 6일 준PO 2차전 1⅔이닝 38구 무실점 홀드

10월 8일 준PO 3차전 ⅔이닝 4구 무실점 세이브

10월 9일 준PO 4차전 2이닝 32구 무실점

10월 11일 준PO 5차전 1이닝 16구 무실점 세이브

10월 17일 PO 3차전 3⅔이닝 60구 무실점 세이브

=합계 6경기 11이닝 177구 무실점 1홀드 3세이브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고, 또 플레이오프 3연패를 막아낸 '엘동원'이 4차전에 나서지 못 할 가능성이 생겼지만 염경엽 감독은 어두운 표정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에게는 하루 연기 되는 게 좋다. 싸울 수 있는 새로운 카드들이 생겼다. 좋은 쪽으로 흐름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에르난데스 아닌 다른 불펜 카드를 선발 디트릭 엔스 뒤에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 LG 트윈스 손주영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두 차례 롱릴리프를 맡아 7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곽혜미 기자

준플레이오프에서 두 차례 구원 등판해 7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손주영이 4차전 히든카드로 떠올랐다.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는 내일까지 쉬게 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하루가 연기돼서 새로운 카드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매 경기가 마지막이다. 가능한 선수의 컨디션을 체크해서 최선의 카드를 고려하겠다"면서 "손주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준플레이오프에 개근한 에르난데스 만큼은 아니지만 손주영도 이번 포스트시즌 기간 숨가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8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최원태에 이어 구원 등판해 5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틀 휴식 후 11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는 2이닝 무실점 홀드를 기록했다. 이어 단 사흘만 쉬고 15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로 나와 4⅓이닝 4실점 3자책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2차전이 예정대로 14일 열렸다면 손주영은 16일 3차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는데, 비로 인해 경기가 15일로 밀리면서 손주영의 등판 시기가 하루 앞당겨졌다. 그러나 LG는 5-10으로 지면서 대구에서 2패를 안았다. 손주영은 다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을 쉬고 19일 구원 등판을 준비한다.

한편 19일 4차전 선발투수는 LG 디트릭 엔스, 삼성 데니 레예스다. 엔스는 원래 2차전이 14일에 열렸다면 이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결과적으로 9일을 쉰 뒤 다시 경기에 나서게 됐다. 레예스는 1차전과 4차전 선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흘 휴식 후 선발 등판 일정이었는데 2차전과 4차전이 하루씩 밀리면서 정상 로테이션에 맞춰 경기를 준비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