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몰빵' 한화 외야.. 19살 중견수는 도박인가? 승부수인가?

[민상현의 견제구] 김경문의 '제2의 정수빈'? 19세 오재원이 센터라인의 해답일까

사진= 한화 이글스(이하 동일)

- 25년째 끊긴 야수 신인왕 계보, '5툴 플레이어'에게 건 기대...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제 2의 정수빈?

- 페라자-강백호 사이를 메울 '수비형 중견수' 퍼즐... 박해민급 수비 범위? 프로는 고교 무대와 다르다

- 트레이드 실패 후 내부 육성 선회, 신인왕 도전장 내민 당돌한 10대... 이원석·이진영과 펼칠 생존 경쟁의 승자는?


한화 이글스의 마지막 야수 신인왕이 누구였는지 기억하는가?

2001년 김태균이다.

무려 25년 전 이야기다. 강산이 두 번 반이나 변하는 동안 대전의 들판에선 수많은 유망주가 싹도 틔우지 못한 채 사라져 갔다

그런 한화가 이제 19세 고졸 신인 오재원에게 ‘신인왕’과 ‘주전 중견수’라는 무거운 왕관을 씌우려 한다.

과연 오재원은 한화의 묵은 갈증을 풀어낼 단비인가, 아니면 또 한 번의 장밋빛 환상인가?


▲ 100억 쏟아부은 공격 몰빵 타선, 수비는 누가 하나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한화는 폭주했다. 강백호라는 거물을 100억 원에 낚아챘고, 페라자를 붙잡으며 화력만큼은 리그 최상위권을 구축했다.

문제는 그 화력의 대가가 ‘수비 불안’이라는 독배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강백호와 페라자, 두 거포 모두 외야에서의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다.


▲ 고교 시절 4할 타율? 프로의 마운드는 고교와 다르다!

오재원의 고교 시절 기록은 화려하다. 4할 2푼의 타율과 57개의 도루.

하지만 냉정해지자. 고교 야구의 스탯은 프로 무대에 서는 순간 ‘참고 자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150km/h를 쉽게 던지는 프로 투수들의 투구는 고교 시절 보던 공과는 궤적부터 다르다.

#한화 오재원의 고교시절 기록

일각에선 오재원의 송구 능력을 우려한다.

박해민처럼 넓은 수비 범위로 이를 상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박해민의 수비는 수만 번의 타구 판단과 경험이 쌓인 결과물이다.

19세 신인이 개막전부터 그라운드의 사령관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길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 김경문의 '제2의 정수빈' 만들기, 이번에도 통할까?


오재원에게 희망적인 부분은 김경문 감독의 존재다.

김 감독은 과거 두산 시절 정수빈을 발탁해 리그 최고의 중견수로 키워낸 전력이 있다.

공교롭게도 오재원은 정수빈의 유신고 직속 후배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정수빈은 ‘기적’이었지 ‘매뉴얼’이 아니다.

김경문 감독이 오재원을 멜버른 캠프에 데려간 이유는 명확하다. 그만큼 한화의 센터라인 대안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원석, 이진영 등 기존 자원들이 확신을 주지 못한 틈을 오재원이 파고든 셈이다.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진중하다는 감독의 칭찬은 고무적이나, 결국 프로는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 신인왕 욕심보다 '생존'이 먼저다

오재원은 신인왕에 도전하겠다고 당당히 밝혔다. 패기는 좋다.

하지만 지금 오재원에게 필요한 건 타이틀이 아니라 ‘생존’이다.

수비에서 자신의 몫을 하며 9번 타순에서라도 끈질기게 살아나가는 것. 그것이 오재원이 한화의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차는 유일한 길이다.


25년의 기다림.

한화 팬들은 이제 ‘거품 낀 유망주’가 아니라 ‘진짜 야수’를 보고 싶어 한다.

오재원이 제2의 누군가가 아닌, 한화의 잃어버린 센터라인을 되찾아줄 진짜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만약 실패한다면, 한화의 100억 베팅은 ‘수비 구멍’이라는 자충수에 막혀 다시 한번 정상 문턱에서 멈추게 될 것이다.

글/구성: 민상현 전문기자, 김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