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이혼 '재산 빼돌리기' 기준 제시했다

송태희 기자 2025. 10. 1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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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워, 노소영 소송에서 '재산 빼돌리기·임의처분' 대상 구체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에서 1조4천억원에 가까운 재산분할에 대한 파기환송이 결정되면서 최악의 위기는 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개인사 대신 글로벌 경영환경 급변 대응과 인공지능(AI) 산업 확장, 한미 관세협상 지원 등 당면한 현안과 그룹 경영에 한층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16일 서울 종로구 SK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노태우 비자금에 대한 판단과 더불어 이번 대법원 판단은 앞으로 이혼 소송의 재산 분할에 기준을 명확히 한 것으로 법조계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16일 최태원(65)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4)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에 관한 최 회장의 상고를 받아들이면서, 최 회장이 친인척에게 증여한 주식이나 SK그룹에 반납한 급여 등은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이혼 소송에서 논란이 되어 왔던 '재산 빼돌리기' '재산 숨기기' 판단에 대해 기준을 세운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해당 재산의 처분 시기가 원심이 인정한 혼인 관계 파탄일(2019년 12월 4일) 이전일 뿐 아니라, 처분의 목적 또한 부부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와 관련된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번 판단은 이혼소송에서 이른바 '재산 빼돌리기'나 '재산 숨기기'를 목적으로 이혼을 앞두고 재산을 처분하는 상황을 비롯해 이혼 소송 시점에 어떠한 재산이 분할 대상이 되는 것인가에 관한 기준을 세워주는 것으로, 대법원이 구체적으로 내놓은 첫 판단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혼인 관계가 파탄된 이후 부부 일방이 부부공동생활이나 부부공동재산의 형성·유지와 관련 없이 적극재산을 처분했다면 해당 적극재산을 사실심 변론종결일에 그대로 보유한 것으로 보아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할 수 있으나, 그 처분이 부부공동생활이나 부부공동재산의 형성·유지와 관련된 것이라면 사실심 변론종결일에 존재하지 않는 재산을 분할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법리를 최초로 설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혼인 관계가 깨진 뒤 배우자 한쪽이 가정과 무관하게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했다면 그 재산을 여전히 보유한 것으로 보고 분할 대상에 넣을 수 있지만, 그 처분이 공동재산을 유지·관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이미 처분해 존재하지 않는 재산을 분할 대상에 넣을 수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이는 통상 그동안 하급심에서는 두루 활용돼왔다. 이혼 소송을 앞두고 재산을 배우자 몰래 처분하거나 빼돌려 분할 대상 재산을 줄이는 경우 법원은 이 처분 재산을 분할 대상으로 포함해왔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요건이 필요하다. 재산을 감추려고 하는 의사가 없었다는 점이 확인돼야 하는 식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단은 보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요건 하에서 처분된 재산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없는지에 관해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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