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상품권 20%, 골목상권 아닌 학원비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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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출시된 서울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액의 약 20%가 입시·교습, 외국어, 미술, 음악 학원 등 사교육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사랑상품권은 학원이나 병원 등 대규모 업장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화폐는) 경기 부양 효과보다 발행, 유통 비용만 들고 특정 업종 쏠림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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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연도·업종·자치구별 상품권 사용액’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발행된 서울사랑상품권 중 입시·교습학원에 4557억1268만 원, 예술교육 1397억2441만 원, 외국어학원 1330억5530만 원 등 총 7284억9239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발행액(3조7094억 원)의 19.6%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식당 등 음식업점에서 사용된 금액(7047억 원·18.9%)보다 많다.
영세업체에서 사용된 상품권 금액은 전체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업체 매출 구간대별 결제 금액을 살펴보면 연 매출 3억 원 이하 영세업체에서 올해 1~6월 사용된 금액은 976억 원으로 신규 업체를 제외한 전체 결제액(3370억 원)의 29.0%로 집계됐다. 반면 3억 원 초과 30억 원 이하 중소업체와 30억 원 초과 대형 업체에서 쓴 금액은 각각 1655억 원(49.1%), 739억 원(21.9%)이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사랑상품권은 학원이나 병원 등 대규모 업장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화폐는) 경기 부양 효과보다 발행, 유통 비용만 들고 특정 업종 쏠림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2020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서울시 지역화폐다. 구비와 시비를 매칭해 해당 자치구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자치구 상품권과 서울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광역상품권으로 나뉜다.
올 들어 9월까지 자치구별 발행 금액은 재정자립도가 높은 강남구(750억 원)와 서초구(649억 원) 순으로 많았다. 강남구는 가장 적게 발행한 영등포구와 양천구(이상 120억 원)의 6배가량의 상품권을 찍었다. 한 구청 관계자는 “자치구 상품권은 구비 전액으로 하거나 시비를 매칭해 하는데 재정 상태가 어렵다보니 큰 규모로 발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치구 상품권 발행하면 정말 1, 2분만에 물량이 동나는데 더 발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지역화폐법은 재정 여력이 충분한 지자체는 발행액을 더 늘려 오히려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국가 예산이 한정적인만큼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지역 균형 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에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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