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외계 생명체의 소통을 그린 SF영화, <컨택트>

콜롬비아 픽처스 100주년을 맞아 영화 <컨택트>가 메가박스에서 재개봉했다. 콜롬비아 100주년 기획전 사전 설문 이벤트에서 관객들이 다시 보고 싶은 영화 1위로 선정된 명작인 만큼 에디터가 감상하고 리뷰를 남겼다.

※ 본문에 영화 <컨택트>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니버설 픽쳐스

시놉시스
전 세계에 12개의 외계 비행 물체, 쉘이 날아들었다. 그 안에는 ‘헵타포드’라는 일곱 개의 발을 지닌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 언어학자 루이스 뱅크스(에이미 아담스)와 물리학자 이안 도널리(제레미 레너)는 웨버 대령(포레스트 휘태커)의 요청으로 헵타 포드와의 접촉을 시도한다. 헵타포드가 보내는 의문의 신호를 해석하며 그들이 지구에 온 이유를 밝히려 한다.

ⓒ유니버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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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는 외계 생명체와 인간이 소통하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그린 SF영화다. SF소설의 거장으로 불리는 테드 창의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다. <듄>, <블레이드 러너 2049> 등 SF 대작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드니 빌뇌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최첨단 무기를 활용한 화려한 액션신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지만, 삶에 대한 사유를 이끌어내는 SF영화라는 점에서 그와는 다른 재미와 여운을 선사한다.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온 목적을 밝히기 위해 전면에 나선 이가 언어학자라는 점은 꽤나 흥미롭다. 이는 외계 생명체를 공격해야 할 적이 아닌 소통의 대상으로 여겼기 때문일 터. 루이스는 ‘언어는 문명의 초석이자 사람을 묶어주는 끈이며 모든 분쟁의 첫 무기’라는 신념을 지닌 언어학자로, 헵타포드와의 소통을 위해 그들에게 직접 인간의 언어를 가르친다.

소설 속 헵타포드의 언어는 영화에서 시각적으로 훌륭히 구현됐다. 루이스는 헵타포드와 소통하기 위해 벽 너머에 있는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화이트보드에 ‘HUMAN’(인간)이라는 글자를 써 보인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인간”이라고 계속해서 말한다. 그러자 헵타포드는 긴 촉수를 뻗어 먹물을 내뿜듯 공중에 문자를 내보인다. 헵타포드가 사용하는 문자는 시작과 끝이 없는 원형 문자로, 원둘레의 디테일에 따라 다양한 의사 표현이 가능하다. 고대 동굴 같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헵타포드와 인간의 소통, 그리고 유리 벽 너머 그려지는 헵타포드의 문자는 신비롭고도 아름답다.

ⓒ유니버설 픽쳐스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사고방식이 변한다는 설정도 인상적이다. 루이스는 헵타포드에게 언어를 가르침과 동시에 그들의 언어를 습득하고, 곧 헵타포드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순차적으로 인식하는 인간과 달리 헵타포드는 이를 동시적으로 인식한다. 영화에서 외계 생명체와 소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와 루이스가 딸 한나와 이야기하는 장면은 자주 교차되어 비춰진다. 따라서 루이스가 딸과 함께 있는 장면이 처음에는 과거의 어느 한 장면을 회상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미래에 일어날 사건인 것이다.


<컨택트>는 외계 생명체와의 대립이 아닌 소통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다른 SF영화와 차별화된다. 학문적으로 풍부한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심오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점이 <컨택트>의 매력이다. 처음에는 난해하더라도 여러 번 다시 보다 보면 새로운 부분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ㅣ 덴 매거진 Online 2024년
에디터 조윤주(yunjj@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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