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QS, 중국 CATL 배터리로 교체
1억 5천 고급 전기차에도 불신은 여전
청라 화재 이후 소비자 신뢰 회복 ‘과제’
벤츠 EQS 신형, 핵심 사양과 가격 공개
1억 5천만 원에 달하는 가격표를 달고 등장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전기차 EQS가 또 다시 ‘중국산 배터리’ 논란에 직면했다.
벤츠코리아가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2025년형 EQS 350은 배터리 사양을 기존 파라시스(Parasis)에서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Limited)로 변경했다.
그러나 교체된 CATL 역시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만큼, 고급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신뢰를 온전히 회복하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CATL 배터리 탑재,
성능 개선 vs 불신 논란
벤츠 신형 EQS 350은 가격이 1억4,760만 원으로 책정되었으며, 국내 인증 기준 완충 시 주행거리는 464km로 기존 모델 대비 약 26km 증가했다.
배터리 용량은 112.3kWh로 확대됐으며, 복합 전비는 20인치 휠 기준 4.1km/kWh 수준이다.
주요 사양으로는 에어매틱 서스펜션, 최대 4.5도 조향이 가능한 후륜 조향 시스템,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4-ZONE 공조기, 부메스터 3D 사운드 시스템, 그리고 벤츠가 자랑하는 MBUX 하이퍼 스크린 등이 포함된다.
이처럼 첨단 사양과 고급 옵션을 두루 갖춘 플래그십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핵심 부품인 배터리가 '중국산'이라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23년 8월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배터리에 대한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당시 화재는 벤츠 EQE 차량에서 발생했으며, 배터리 제조사는 '파라시스'였다.
이 화재로 인해 23명의 주민이 병원에 이송됐고, 차량 959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재산 피해액은 38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청라 화재 여파 여전…
배터리 불안감 이어져
화재 이후 벤츠코리아는 복구 지원금 45억 원을 지원했으나, 피해 주민들과의 보상 협의는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피해대책위원회는 현재 벤츠 측과 정신적·육체적 피해 보상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도 추가 지원을 요청했지만 “현재로선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온 상황이다.
CATL은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로, 테슬라를 비롯해 현대·기아, BMW,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산’이라는 인식은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높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1억 원이 넘는 고급 수입차에 중국 배터리를 탑재한다’는 점은 심리적 거부감으로 이어지기 쉽다.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 인식, 벤츠 발목 잡나?
일각에서는 “중국 배터리는 성능이 아닌 정치적·정서적 요인 때문에 문제 삼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CATL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충전 효율을 바탕으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화재 사례가 잇따른 상황에서는 ‘성능은 좋은데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지기 마련이다.
벤츠 신형 EQS 350은 올해 상반기 중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이후 사륜구동 모델인 EQS 450 4MATIC 등 추가 트림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배터리 화재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EQS 신형이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벤츠처럼 브랜드 가치가 중요한 수입차일수록 배터리의 국적과 안전성이 소비자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며
“이번 EQS 신형의 배터리 변경이 긍정적 변화로 작용할지, 아니면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지는 시장 반응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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