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이영표가 함께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레전드 팀은 1963년 ‘세기의 경기(Game of the Century)’로 불린 벤피카 리스본전의 리매치에서, 당시와 같은 5-0 승리를 재현하지는 못했다. 올해 개장 100주년을 맞은 로테 에르데 슈타디온에서 7500명의 관중이 지켜본 가운데 열린 이날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주장 로만 바이덴펠러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하지만 동료들 역시 정말 훌륭한 경기를 해줬다. 이런 경기에서는 모두가 온 힘을 다해야 하고, 실제로 모두가 대단한 의욕을 보여줬다. 그 점이 이 경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며 “팬들에게도 좋은 경기였을 것이다. 무엇보다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오늘 경기를 더 특별하게 만든 요소도 있었다. 도르트문트 레전드 팀이 ‘로테 에르데 100주년’ 스페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노르베르트 디켈 감독은 레전드들로 이름값 높은 선수단을 꾸렸지만, 마츠 훔멜스가 갑작스러운 몸 상태 이상으로 빠지면서 완전체는 이루지 못했다.

경기 초반에는 한쪽 관중석에서 시작된 응원 구호가 반대편까지 번져 나가며 분위기를 달궜고, 이어 외르크 하인리히가 골라인 앞에서 몸을 던지는 수비로 위기를 막아내는 명장면도 만들어 냈다. 중원에서는 모리츠 라이트너가 여전히 위르겐 클롭 특유의 역습 축구를 떠올리게 하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VAR 도움 없이도 주심은 전반 30분 데데의 핸드볼을 정확히 잡아냈다. 하지만 로만 바이덴펠러가 키커 기준 왼쪽 구석으로 몸을 날려 실점을 막아내며, 개인 통산 8번째 페널티킥 선방을 기록했다. 그가 페널티킥을 막아낸 것은 2014년 앙헬 디 마리아 이후 처음이다. 전반 막판에는 도르트문트가 한동안 공세를 퍼부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평균 연령이 훨씬 어렸던 벤피카가 조금 더 민첩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 시작 5분 만에 하비에르 사비올라가 벤피카의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바이덴펠러 대신 골문을 지킨 미첼 랑거락도 손쓸 수 없는 슈팅이었다. 이후 주장 완장은 얀 콜러에게 넘어갔다. 경기 종료 10분여를 남기고 넬손 발데스가 동점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도르트문트는 결국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VAR이 있었다면 판정이 달라졌을 수도 있는 페널티킥 상황에서 모하메드 지단이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1-1을 만들었다.
이번 레전드 매치에 참가한 이영표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은퇴한 선수라고는 믿기 어려운 가벼운 움직임을 선보이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