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LS·농심·삼양 3·4세 초고속 승진…세대교체? 재벌세습!

임재우 기자 2024. 11. 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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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주요 기업들의 연말 정기 임원인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총수일가 3·4세들이 연달아 ‘고속승진’하고 있다. 많은 이들의 일자리가 달린 기업에서 근무 성과에 대한 면밀한 평가 없이 ‘30대 임원·40대 사장’이라는 총수일가의 승진 공식이 해마다 반복되는 양상이다.

지에스(GS)리테일은 27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총수일가 3세인 허연수(63) 지에스리테일 대표이사(부회장)가 용퇴하고 4세인 허서홍(47) 경영전략 서비스 유닛장(부사장)이 새로 대표이사를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1977년생인 허서홍 신임 대표이사는 허만정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허태수 지에스그룹 회장의 5촌 조카다.

농심은 지난 25일 인사에서 30대 총수일가 3세 남매가 동시에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31) 미래사업실장은 이날 입사 5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신 전무의 누나인 신수정(36) 음료마케팅팀 담당 책임도 상품마케팅실 상무로 승진했다.

엘에스(LS)그룹 역시 26일 구본혁(47) 예스코홀딩스 대표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구동휘(42) 엘에스 엠엔엠(MnM) 부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이들은 엘에스그룹 총수일가 3세다.

이번에 승진한 중견 기업 3·4세는 앞서간 한화·신세계·에이치디(HD)현대 등 재벌 총수일가의 ‘승진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자산 순위 100대 그룹에 재직 중인 총수일가 중 사장단에 포함된 199명의 이력을 살펴본 결과, 이들은 평균적으로 28.9살에 입사해 5.4년 뒤인 34.3살에 임원으로 승진하고, 이어 7.8년 뒤인 42.1살에 사장이 됐다. 총수일가의 평균 임원 승진 나이는 일반 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한 평균 나이(49.6살, 한국시엑스오연구소 조사)보다 15.3살 가량 적다. 매일유업 총수일가 3세인 김오영(38) 전무는 35살에 회사에 상무로 입사해 지난 4월 전무로 승진했다.

이들은 보통 외국 명문대를 졸업한 뒤, 그룹 전략단위나 신사업 부문장 등 ‘미래’를 강조하는 부서 임원을 거친 공통점도 갖고 있다. 유학 경력이 있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고, 젊은 나이여서 신사업에 밝다는 ‘세대교체’ 논리 등으로 제대로 된 근무 평가 없이 초고속 승진을 정당화한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행정대학원)는 “입사한 뒤 초고속 승진을 거치며 일종의 ‘경영수업’을 받았다는 명분을 만드는 것이지, 경영성과와는 크게 상관 없어 보이는 승진”이라며 “결국 우리 재벌 총수 일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세습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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