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증명서’ 파국 시작됐다! 피범벅 엔딩

초반부터 파국이다.
MBC 일일드라마 ‘가족관계증명서’가 박세영을 무너뜨린 학교 폭력의 시작부터 한고은과 전노민의 파국 엔딩까지,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폭풍 전개로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지난 7일(화)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가족관계증명서’(기획 남궁성우, 장재훈/연출 김미숙/극본 박지현/제작 MBC C&I, 보이드) 2회에서는 나지니(박세영 분)가 지금까지도 벗어나지 못한 학폭 트라우마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물론, 차민기(전노민 분)의 시한부 선고와 나세리(한고은 분)와의 극한 대립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지며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날 방송은 시청자들을 숨죽이게 했던 지니의 공황장애 트라우마의 서막이 베일을 벗었다. 과거 중학생 시절, 지니의 재능과 완벽한 환경을 동경했던 도도희는 부모의 강압적인 폭력 속에서 괴로워하다 지니에게 위로를 얻었다. 하지만 지니의 엄마가 유명 첼리스트 나세리라는 사실과 학교 선생님들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도희의 눈빛은 무섭게 돌변했다. 우정은 곧 비뚤어진 질투로 바뀌었고, 도희는 지니가 각종 공모전과 학교 생활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몰아가며 본격적인 괴롭힘을 시작했다. 그림을 망가뜨리고 구정물을 뒤집어씌우는 등 잔혹한 학폭은 지니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니는 과거의 그 잔인한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도도희(박솔라 분)의 단 한 마디를 듣자마자 과거의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며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모습은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트라우마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겉으로는 완벽해 보였던 세리와 남편 민기의 관계에도 균열이 본격화됐다. 딸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세리와 이를 만류하는 민기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고, 급기야 세리가 “나 모르게 애인이라도 생겼나 봐?”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등 갈등의 씨앗이 뿌려진 것. 그리고 그날 밤, 민기는 친구인 의사로부터 췌장암 시한부 판정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남은 시간이 1년보다 짧을 수도 있다는 의사 친구의 말에 민기는 충격을 받았고, 홀로 요트를 탄 채 절망에 몸부림 치는 모습은 짙은 여운을 남겼다.
이와 함께 노영주(임지은 분)의 가족 이야기는 현실적인 공감을 자아내 더욱 풍성한 재미를 선사했다. 베트남 며느리 마이(정소영 분)와 제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화 차이와 세대 갈등이 자연스럽게 드러났기 때문. 여기에 영주가 손자 오름(장이준 분)의 베개 밑에서 베트남 전통 칼을 발견하면서 며느리와 부딪히는 장면은 극의 몰입도를 더욱 고조시켰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의 클라이맥스는 세리와 민기 부부의 파멸 엔딩이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민기는 더 이상 아버지의 제사를 외면할 수 없다며 집을 나서려 했고, 이를 막아선 세리와 감정이 폭발하며 격렬하게 충돌했다. 서로를 향해 그동안 쌓아왔던 원망과 상처를 쏟아내던 두 사람의 갈등은 이성을 잃은 세리가 들고 있던 와인따개로 자해를 시도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고, 이를 말리던 민기가 오히려 목을 찔리는 처참한 사고로 이어졌다. 피 흘리며 쓰러지는 민기와 뜻밖의 상황에 그대로 얼어붙은 세리의 경악한 얼굴이 교차되면서 역대급 엔딩을 완성,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파격 전개가 짜릿한 도파민의 매력을 다시 한번 전달했다. 과연, 한 순간의 감정 폭발이 부른 돌이킬 수 없는 비극 앞에서, 세리와 민기의 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 것인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한편, MBC 일일드라마 ‘가족관계증명서’ 3회는 오늘(8일) 오후 7시 5분에 방송된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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