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현대차...'대통령실 출신' 김일범 부사장 존재감 커지나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모하비실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미국 신정부 대비 자동차 업계 간담회'에 참석한 김일범 현대차그룹 GPO 부사장/사진=조재환 기자

미국 트럼프 정부 2기 시대를 맞아 대통령실 출신 김일범 현대자동차그룹 GPO(Global Policy Office) 부사장의 존재감이 앞으로 커질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최근 조직 확장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모하비실에서 ‘미국 신정부 대비 자동차 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장,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 나승식 한국자동차연구원장,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한진 한국외대 교수등이 참석했고 김 부사장이 국내 완성차 업체를 대표해 참석했다.

김 부사장은 이날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룹 내 GPO 조직에 대해 “현재 조직 확장 과정이 거의 다 끝난 상황”이라며 “이런 것(트럼프 정부 2기 자동차 정책 대응) 때문에 만든 조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트럼프 정부 2기 출범과 상관없이 올 4월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방향성을 수정했다. 기존에는 HMGMA를 전기차 전용 생산공장 목적으로 구성하려고 했지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병행 생산하는 전략으로 바꾼 것이다. 상황에 따라 미국 친환경차 시장을 유연하게 대응하자는 뜻이다. 현대차는 앞으로 미국 시장 내에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21일 미국 LA오토쇼에 최초 공개될 예정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등을 내세워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 가운데)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모하비실에서 열린 '미국 신정부 대비 자동차 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안 장관 기준 왼쪽은 김일범 현대차그룹 GPO 부사장, 오른쪽은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사진=조재환 기자

안 장관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현대차의 유연 전략을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공장 내 생산차종을 전환하거나 공급망 등을 재편하기 위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정책이 우리 자동차 산업의 이익과 부합되도록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민관과 한 팀을 이뤄내겠다는 뜻도 전한 안 장관은 간담회 후 김 부사장과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향후 트럼프 정부 정책과 관련된 소통 강화 차원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우선 정부를 대상으로 잘 봐달라고 말을 했다”며 “새 트럼프 정부의 인선 후 정책이 나와야 시나리오별로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LA오토쇼 현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당분간 국내에 머물며 GPO 조직 관리와 트럼프 정부 2기 자동차 정책 등을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1974년생인 김 부사장은 외교부에서 지역공공외교담당관직 등을 수행했고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대통령실에서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의전비서관직을 맡았고 해외 대관 성격의 현대차그룹 GPO 부서를 지난해 8월부터 약 1년3개월간 이끌고 있다.

김 부사장의 활동은 올해 1분기부터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는 올 3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준비기획단과 공식 의전 차량 지원 협약 체결에 나섰고 비슷한 시기에 정의선 회장과 함께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으로 알려진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아칸소 주지사와 회동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정부와도 자주 소통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조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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