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면진료가 피할 수 없는 시류가 됐고 의료계도 시대적 과제라는 부분에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증급여질환과 만성질환 위주의 필수의료 수요가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며, 이미 비대면진료가 대면진료의 보완재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1일 정진웅 닥터나우 대표이사는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비대면진료 업계의 현황에 대해 이같이 짚었다. 정 대표는 2022년 닥터나우에 전략이사로 합류해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거쳐 2023년 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누적된 실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규제환경에 적극 대응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급부상한 비대면진료 업계는 2023년 시범사업 종료 이후 어려움을 겪어왔다. 업계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닥터나우조차 그해 말 50%에 가까운 인력을 내보내야 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팬데믹 의존도를 낮추고 경증질환·만성질환에 초점을 맞추며 업계의 불황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정 대표와 만나 닥터나우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시범사업 종료 파동' 이겨내고 성장세
정 대표는 '경증질환 위주의 접근'이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되돌려놓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비대면진료가 팬데믹 이후 경증질환 위주로 국민들의 삶에 침투하며 대면진료의 보완재로 자리매김한 것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읽히는 듯하다"며 "투자 문의에 항시 가능성을 열어두고 긍정적으로 회사의 비전을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투자·상장과 관련해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닥터나우는 비상장사로서 별도의 재무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진료건수와 이용자 수 상승세로 미뤄 실적 개선을 유추할 수 있다. 닥터나우가 제공한 자료에서는 2023년 12월 2만1000건이었던 진료건수가 2024년 6월 5만5000건, 2024년 12월 11만7000건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서비스 활성화 이용자 수도 2023년 12월 228만2000명에서 2024년 6월 210만6000명으로 주춤했지만 2024년 12월에는 462만명까지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 대표는 이 같은 상승세과 관련해 자본시장의 투자관심도가 높아졌다고 해석했다. 그는 "최근에는 비대면진료 제도화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닥터나우가 비대면진료를 핵심으로 서비스 이용 성과를 꾸준히 상승시켜온 데 대해 자본시장의 투자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약배송이 없는 상황에서도 팬데믹 당시 수준에 육박하는 진료건수, 다운로드 수, 이용평점 등 앱 활성화 지표가 꾸준히 올랐고, 전체거래액(GMV) 규모도 꾸준히 상승하는 등 성장 추세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현금흐름을 이야기하며 2023년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종료의 파동을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시범사업 종료 파동 당시 시장의 많은 신흥기업들이 퇴장하고 사업을 전환했으며, 유동성 불황으로 투자 시장이 경색됨에 따라 기업의 현금이 메말라 폐업하기도 했다"며 "다행히 닥터나우는 가장 많은 누적 투자금을 확보함과 동시에 대외정책에 따른 일시적 사업 축소와 시장 경색에 먼저 대비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의 파도'에서 '최대 혁신' 모색
정 대표는 규제산업이라는 제약에도 최대한 혁신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을 통해 환자 중심의 의료혁신을 실현한다'는 닥터나우의 큰 방향성은 합류 전후로 변함이 없다"면서도 "합류 이후 비전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강화했고, 업무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체계를 꾸준히 정비하며 조직력 제고에 노력해왔다"고 짚었다.
일례로 선보인 것이 '의약품 데이터 트리'로 약배송이 금지된 상황에서도 환자가 약국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설계한 서비스다. 이를 이용해 약국의 약품 재고 및 조제 히스토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 수령 경험을 개선했다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의료상담 서비스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비용효율과 답변 수준을 끌어올리며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한 것도 정 대표다.
인력자원 관리 차원에서도 재정비를 꾀했다. 정 대표는 "2022년 오미크론 유행과 대규모 투자 유치 이후 조직이 급속히 확장된 시점에 닥터나우에 합류하면서 일하는 방식의 재정비는 필수적인 개인 과제였다"며 "이미 가본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길을 개척하고 새로운 방식을 설계해야 했다"고 반추했다. 이어 "50명 이하의 조직에 개발, 디자인, 마케팅, 병원·약국 운영, 전략, 재무, 인사, 홍보 등 서로 성향도 리듬도 다른 역할이 공존했다"며 "이 중 대다수는 1인팀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협업하고 소통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실험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산업·인재 구조, 비전, 서비스 맥락, 환경이 다르기에 우리만의 최적화된 방식과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며 "지금도 조직도, 인사체계, 리뷰 시스템, 핵심 가치 등 다방면에서 구조적 변화를 시도하며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서비스 집중' 후 생태계 구축
정 대표는 닥터나우가 대표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본업 집중'을 꼽았다. 그는 "닥터나우의 차별점은 '가장 많은 이용자 수' '필수의료에 대한 이용자의 경험 데이터' '전국 인프라'"라며 "다양한 업체가 물 마시기, 퀴즈, 걸음 수 등으로 챌린지를 도입하는 등 '이용보상-리워드' 요소로 앱 이용빈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지만 닥터나우는 핵심 서비스인 비대면진료 이용건수 확장에만 오로지 집중한 것이 시장 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향후 비전으로는 '생태계 구축'을 꼽았다. 정 대표는 "진료(병원 연계), 처방(약국 연계)을 핵심으로 의약품공급(도매) 사업같이 직접 운영 가능한 신사업을 연결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같이 분리된 사업이 아닌 현재 사용자, 이용자, 시장을 연결하는 생태계 구축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향은 장단기로 나눠 제시했다. 먼저 단기적으로 집중하는 분야는 만성질환이다. 그는 "가장 빠르게는 당뇨, 고혈압, 비만, 탈모 등 장기치료 및 사후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 영역에서 이용자의 경험을 더욱 많이 창출하는 등 작은 시장을 확장할 것"이라며 "비대면진료 서비스와 더불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한 의료 인프라 구축을 꼽았다. 그는 "모니터가 필요한 질환의 경우, 개인건강기록(PHR) 데이터를 제공해 의료기관의 진료편의성을 높이고 비대면진료의 품질 제고를 돕는 등 병원과 약국에 필요한 인프라를 직접 제공하고, 이 과정에서 환자는 보다 쉽고 빠른 대면·비대면진료 대상이 되거나 필요한 요소를 공급 받아 사후관리를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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