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이 내년 백악관 갈 때 준비할 노래는?… “유 레이즈 미 업”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에 백악관에서 트럼프 또는 해리스 부통령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번에는 어떤 노래를 준비해야 할까요?”
26일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워싱턴DC에서 ‘11월 미국 대선이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 말미에 스콧 스나이더 소장이 패널들에 이런 질문을 던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 만찬 당시 돈 매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불러 미 조야(朝野)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미국 대선을 40여 일을 앞두고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차 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차기 미국 정권을 대비하고 다음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필요한 한국의 고민이 담겨있는 질문이기도 했다.
답변은 각양각색이었다. 2016년 트럼프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깜짝 당선됐을 당시 주미대사였던 안호영 경남대 석좌교수는 시크릿 가든의 ‘유 레이즈 미 업’을 꼽았다. ‘당신은 나를 더 크게 만들어 준다’는 가사를 언급하며 “한국과 미국은 동맹으로 서로에게 필요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홍용표 한양대 교수는 “대중적이고 미국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가수의 노래를 추천하고 싶다” “한미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빌리 조엘의 ‘어니스티’를 골랐다.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지내다 최근 이임한 이신화 고려대 교수는 “승리 지향적인 트럼프가 대통령이라면 퀸의 ‘위 아 더 챔피언스’, 다양성과 민주주의 가치를 내세우는 해리스라면 존 레논의 ‘이매진’”이라면서도 “이번엔 미국 대통령이 한국 노래를 부를 차례”라고 했다.
◇ “한미동맹 없이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불가능”
이날 토론에선 차기 미국 정부와의 관계 수립에 관한 제언이 쏟아졌다. 트럼프가 유세 때마다 한국을 비롯한 우방국을 때리고 있는 가운데, 이정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동맹국들 중 한국처럼 제조업이 강하고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프트파워까지 갖춘 파트너가 없다”며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며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는데 양국이 서로 힘을 합쳐 ‘동맹을 다시 위대하게(Make Alliance Great Again)’ 만들어야 한다. 한미동맹 없이는 매가를 현실로 만들 수 없다”고 했다. 안 교수는 “국제 질서가 여러 도전 과제에 직면하는 등 트럼프가 집권했던 8년 전보다 미국의 대외 환경이 더 녹록지 않다”며 “AI, 양자 컴퓨팅, 바이오 같은 첨단 분야 협력은 물론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관한 논의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동맹 간 가치 공유를 더 중시하는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서울에서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한·미·일 협력을 되돌릴 수 없게 제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가 미국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많고, 중국의 패권주의를 견제해야하는 미국도 이점을 누릴 수 있다”며 최근 몇 년간 물이 오른 한미 간 방산 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이와 관련 이 위원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와서 배를 건조하면 미국 경제에 좋은 일이고 트럼프도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해리스가 국제 규범을 중시하지만 최근 국제 사회에선 유사 입장국들조차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이 북한 문제의 당사국으로 이 문제에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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