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유행 중에 '덤핑마스크 팔아 이익 나누자' 사기…징역2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마스크 업계 관계자들을 상대로 '마스크를 팔아 이익을 나누자'고 속인 3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 8단독(김범준 판사)은 지난 9일 사기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마스크 유통업에 종사하면서 적자가 쌓여 별다른 재산이 없었고 1억5000여만원의 개인 채무까지 있었다. A씨는 마스크 유통업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알게 된 피해자 B씨에게 2020년 12월 중순 "덤핑마스크를 유통해 이익금 50%를 정산해 주겠다"며 "마스크가 현재 덤핑되고 있으니 하루에 5만장씩 팔면 250만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투자를 권했다.

재판부는 "당시 '돌려막기' 방식으로 채무를 변하고 있던 A씨는 B씨에게 투자금을 받아도 원금과 수익을 상환할 능력이나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판단했다.

A씨에게 속은 B씨는 7차례에 걸쳐 약 1억4600만원을 A씨 동생 은행 계좌로 입금했고 A씨는 이 돈을 편취했다.

A씨는 2020년 9월20일쯤 또 다른 마스크 제작업체 대표 E씨에게 "당신 회사가 다른 거래처에서 대금을 받지 못해 회수할 예정인 1회용 마스크 50만장을 나에게 공급해주면 1장당 100원씩 판매해 대금 5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A씨가 당시에 1억원이 넘는 개인채무와 적자 때문에 E씨에게 마스크를 납품받아도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다고 봤다.

하지만 A씨에게 속은 E씨는 같은해 10월 13일 5000만원 상당의 1회용 마스크 50만장을 납품했고 A씨를 이를 편취했다.

A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또 다른 마스크 제조업자를 상대로도 "KF94 대형 마스크 100만장을 먼저 공급해주면 1장당 180원으로 계산해 대금으로 1억8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속였다. A씨는 마스크만 받고 대금을 보내지 않았다.

같은 회사 이사에게는 급한 돈이 필요하니 결제한 마스크 대금 중 일부인 2000만원을 빌려주면 이자까지 챙겨서 다음날 갚겠다고 속여 2000만원을 편취했다.

A씨는 2021년 3월에도 대구 소재 마스크 제조 업체 대표를 상대로 "KF94 마스크 50만장을 1장당 100원씩 산정해 내게 공급해주면 마스크를 받는 즉시 5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말한 후 마스크만 받고 대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A씨는 2017년 7월쯤 서울에서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차를 도로에서 운행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피해금액이 상당하고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참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전과 및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들의 피해가 일부 회복된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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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기자 sejin@mt.co.kr, 원동민 기자 minimin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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