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m의 레벨 차를 지닌 대지 위, 성채 같이 자리 잡은 남양주 주택 

Special Theme : 경사지에 집을 짓는 네 가지 방법
험난한 토목 공사, 어려운 설계, 복잡한 시공이 필요하다지만 경사지는 한편, 건축가에게는 자연이 주는 모티브가 된다. 땅을 덜고, 파고, 덮으며, 때론 위에 얹은 네 사례와 건축가의 조언을 담아본다.

경사지 주택 ③ : 남양주 주택_깊은 곳, 오페라를 품다

오래전부터 전원생활을 해온 건축주가 또 한 번의 집짓기에 나섰다. 높이 차이 6m가 넘는 대지에 그간 가족들의 일상을 모아 지은, 어느 곳 하나 어둡고 갑갑하지 않은 성채 같은 집이다.

대지는 레벨 차이가 크고 진입로가 제한적이었다. 때문에 건물 자체로 레벨 차를 극복해야 했다.

ELEVATION


경사지가 품은
지하 마당에는 오늘도
음악이 흐른다

건축주는 오래전부터 남양주 지둔리의 단독주택에 거주 중이었다. 그래서 건축주 부부와 세 자녀는 주택에 익숙했고, 그간 일상에서 느낀 주택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키우는 방향으로 설계가 시작되었다. 가족의 희망사항은 여럿이었는데, 대표적으로 다섯 식구 각각의 방, 엘리베이터, 잔디와 데크의 지양, 지하 공간의 효용성 향상, 그리고 건축주의 취미인 음악 감상을 겸할 수 있는 가족실의 확보였다.

대지는 전망은 좋지만, 남북으로 6.4m, 동서로 6.2m로 고저 차가 큰 경사지였다. 진입로도 레벨이 다른 두 개가 대지에 접했다. 낮은 레벨의 진입로에 주차장과 지하층을, 높은 레벨의 진입로에는 1층 출입구를 계획하여 대지의 레벨 차를 건물 내에서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통해 극복하고자 했다. 이를 바탕으로 공간 배치와 동선을 계획해 성·절토를 최소화했다.

수평적이고 큰 덩어리감을 주는 건물은 바위를 뚫고 나온 듯 표현된다.
지하층 진입 입구 모습. 지하층은 송판노출콘크리트를 적용하여 외장재나 외단열을 지하 토압에서 유리하게 했다.
지상층은 현무암벽돌을 사용하여 지하 송판 노출콘크리트와 입면을 조화롭게 했다.

SECTION


ㄱ자 형태로 대지의 남측과 동측 끝단에만 옹벽을 만들어 토목공사는 줄이고 마당은 넓게 이용했다. 380평의 넉넉한 대지와 주변 상황을 고려해 지하에 제2의 그라운드를 만들었다. 여기에 땅을 파면서 잘려 나온 암반을 이용해 선큰 마당 주위로 *휴식각을 넓게 둘러 지하층을 외기에 최대한 면하게 하였다. 바위로 감싼 형태의 지하 마당은 오직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위요감과 높은 하늘, 멀리 보이는 산등선이 새로운 공감각으로 읽히며 개방적이지만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제공한다.

남양주 주택은 꽤 큰 규모의 프로젝트였다. 대지도 넓었고, 엘리베이터가 있으며, 지하 주차장도 4대 규모였다. 전기자동차 충전기, 태양광패널, 전열교환기 등 주택에서 사용할 만한 여러 가지 설비들이 거의 다 적용될 만큼 신경 써야 될 부분들이 많았지만 매 프로젝트가 그렇듯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고, 무사히 완공한 프로젝트였다.

*휴식각(angle of repose) : 흙을 쌓았을 때 자연 중력만으로 원래 지면과 안정적으로 이루는 각도. 안식각, 자연 경사각이라고도 부르며, 흙의 성질에 따라 각도가 다르다.

1층 거실의 공간은 용도를 철저히 음악 감상에 맞추어서 가구를 배치했다. ㄴ자 소파의 꺾인 한자리는 음악 감상하기에 최상의 자리. 벽난로의 긴 연통으로 1,2층에 온기가 모두 닿는다.
코너창 등으로 주택 안은 풍성한 풍광을 공간에 담아둘 수 있었다.

PLAN


ARCHITECT’S SAY 지하층의 쾌적함을 위한 요소들
경사지에서의 건축은 설계와 시공 난도가 높다. 때문에 토목공사 비용 등에 대해 사전에 시공사와 협의를 충분히 해야 한다. 이 프로젝트에서도 절토 공사 중 바위층이 발견되어 부수고 흙막이 공사를 하는데에 긴 시간이 걸렸다. 경사지 지하층은 ‘1층 같은 지하층’을 만들기 유리한 조건이기에 설계 시 충분히 검토하고 계획하는 게 좋다. 남양주 주택의 지하 마당도 건축법에서 요구되는 ‘바닥에서 지표면까지 평균 높이가 땅에 1/2이상 묻혀야 한다’라는 기준 아래 허용되는 최대치를 계산하여 오픈한 사례다. 또한 경사지 가장 높은 곳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우수를 어떻게 처리할지, 지하층 환기는 어떻게 할지, 지하 벽체 내 외부 방수, 바닥의 방수 처리, 지하층 공간벽 설치, 그에 따른 결로수의 경로 설정, 지하 주차장과 지하 거실 채광 방법 등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다.

곡선 처마와 디자인적 언어를 공유하는 실내 거실 천장.
지하 가족실 모습.
높은 하늘, 멀리 보이는 산능선으로 지하 마당은 개방적이면서도 프라이빗하다.
정제된 입면 선에 살짝 숨긴듯한 곡선 처마와 둥근 기둥은 한옥의 처마와 기둥을 연상케 한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남양주시
대지면적 : 998㎡(301.90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거주인원 : 5명(부부, 자녀 3)
건축면적 : 174.36㎡(52.74평)
연면적 : 559.63㎡(170평)
건폐율 : 17.47%(법정 40% 이하)
용적률 : 30.54%(법정 100%)
주차대수 : 4대(지하 1층 자주식 주차장)
최고높이 : 8.79m
구조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벽 - 경질우레탄폼 110mm / 바닥 – 가등급 압출법보온판 100mm(층간바닥 30mm) / 지붕 –경질우레탄폼 150mm
외부마감재 : 외벽 – 현무암 벽돌, 송판 노출콘크리트 위 발수코팅 / 지붕 –컬러강판
내부마감재 :벽,천장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 바닥 –이탈리아산 포세린 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 이탈리아산 포세린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수전, 세면대), 대림 벽걸이형 양변기
주방 가구 : 제작 건식무늬목(Querkus allegro) 주방가구 + 세라믹 상판(NEOLITH)
조명 : 기본 매입등(엘에프라이팅), 펜던트(건축주 구입)
스위치, 콘센트 : 융(JUNG), 르그랑
계단재, 난간 : 오크 탄화 원목 계단판, 제작 금속 난간
현관문 : 제작도어 적삼목 탄화(메탈게이트)
차고문 : 제작 오버헤드 도어 적삼목탄화(메탈게이트)
중문·방문 : 자체제작
붙박이장 : 제작 건식무늬목(Querkus allegro), 무광화이트 PET
데크재 : 석재(포천석 버너구이)
창호재 : THK43 LOW-E 3중유리 이건창호 시스템창호
에너지원 : 도시가스, 재생에너지원(태양광 패널)
조경 : 건축주직영
전기·기계·설비 : 아이에코ENG
구조설계 : 프라임구조
시공 : 예토노아종합건설(주)
설계·감리 : 아키도형 건축사사무소(acdo architects)

건축가 김도형 : 아키도형 건축사사무소(acdo architects)
아키도형 건축사사무소의 대표 건축사로, 2010년 건축문화대상(대한건축학회) 전국 공모전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대상), 2010년 제30회 건축대전에서(한국건축가협회) 최우수상, 2007년 제22회 신조형미술대전에서 환경디자인 부문 대상 등 다수의 건축 공모전에서 최고상을 수상하였다. 이후 한울건축에서 실무를 시작하고, 더시스템랩과 이재하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이어 나갔다. 2019년 아키도형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031-602-3729 | www.acdo.kr

구성_ 신기영  |  글_ 김도형 |  사진_ 노경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3년 3월호 / Vol.289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