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가 종이처럼 접히고, 꿈 속에서 또 다른 꿈이 열린다. 2010년 여름 개봉해 한국에서만 500만 관객을 돌파한 이 영화는, 개봉한 지 16년이 지난 지금도 'SF 걸작'을 논할 때 가장 먼저 소환되는 작품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이다.
생각을 훔치는 남자, 생각을 심는 작전
주인공 코브는 타인의 꿈에 침투해 생각을 훔치는 특수 보안 요원이다. 그런 그에게 정반대의 의뢰가 들어온다. 생각을 훔치는 것이 아니라, 심는 것. 바로 '인셉션'이다. 성공 확률이 희박한 이 작전을 위해 코브는 최정예 팀을 꾸리고, 꿈 속의 꿈, 그 속의 또 다른 꿈으로 내려가는 3단계 설계에 돌입한다.

CG가 아니라고? 전설이 된 장면들
파리의 거리가 하늘로 접혀 올라가는 장면, 중력이 사라진 호텔 복도 액션은 영화사에 남은 명장면이다. 놀란 감독은 회전하는 복도 세트를 실제로 지어 배우들이 그 안에서 구르며 연기하게 했다. 디카프리오를 필두로 조셉 고든 레빗, 톰 하디, 마리옹 꼬띠아르, 와타나베 켄까지 초호화 캐스팅도 화제였다.

영화가 끝나도 끝나지 않는 이야기
'인셉션'의 진짜 힘은 관객을 토론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마지막 장면, 코브의 테이블 위에서 돌아가던 팽이는 쓰러졌을까. 현실과 꿈의 경계를 묻는 이 열린 결말은 개봉 이후 지금까지 끝나지 않는 논쟁을 낳았다. 극장을 나서며 시작된 토론이 16년째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 관객이 유독 사랑한 놀란
'인셉션'은 국내에서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그해 외화 흥행을 이끌었다. 이후 '인터스텔라', '오펜하이머'로 이어진 한국 관객들의 '놀란 사랑'의 출발점이 된 작품이기도 하다. 놀란 감독이 신작을 낼 때마다 한국 극장가가 들썩이는 이유를 알고 싶다면, 이 영화부터 봐야 한다.

두 시간 반 동안 머리를 풀가동하게 만들고, 끝나면 처음부터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영화. 아직 팽이의 결말을 정하지 못했다면, 이번 주말 다시 한번 꿈 속으로 내려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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