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즐기는 가을 산책, 주의해야 할 진드기 매개 질환 3
가을이 되면서 반려견과 야외 산책을 즐기기 좋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가을은 반려견에게도 신선한 공기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좋은 시기이지만, 이맘때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진드기 물림’이다. 산책을 자주 나가는 반려견은 진드기에 노출되기도 쉬운 편인데,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치명적인 질환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려견에게 나타날 수 있는 진드기 매개 질환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진드기가 반려견에게 가져올 수 있는 질환 3
1. 바베시아증
바베시아증은 바베시아 원충을 보유한 진드기에 물렸을 때 발생하는 질환인데, 특히 가을철인 9월부터 10월 사이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진드기를 통해 바베시아 원충이 반려견에게 들어오면, 적혈구의 세포 내에서 복제되면서 ‘용혈성 빈혈’을 유발한다. 적혈구가 정상적인 수명을 유지하지 못하고 빠르게 파괴되면서 빈혈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황달 △혈뇨 △빌리루빈뇨(누렇거나 갈색의 소변) △발열 △기력저하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심한 경우 패혈증이나 급성 신부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바베시아 원충에 감염된 것이 확인되면 항원충치료나 수혈 등의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만약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면 주요 장기 손상이나 혈액 부족으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발견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치료를 해도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애초부터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2. 라임병
진드기에 물렸을 때 또 주의해야 할 질환이 바로 라임병이다. 진드기의 보렐리아균이 강아지의 체내에 침입했을 때 발생하는 질환으로, △무기력증 △소화불량 △식욕저하 등의 증상과 함께 온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라임병을 방치하면 만성화될 위험도 있는 데다 △심장 △신장 △신경계 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예방이 각별히 중요하다. 특히 라임병의 경우 예방 백신이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수의사와 상의하고 접종을 미리 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3.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또한 강아지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진드기 매개 질환이다. 보통 △발열 △근육통 △설사 △식욕부진 등의 증상으로 시작되며, 검사 시 염증 수치가 상승하는 것이 확인되는 편이다. 국내에서는 감염됐던 강아지들이 전부 대증치료로 회복되어 아직까지 SFTS로 폐사한 강아지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람이나 고양이에 비해 비교적 치명률은 낮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인수공통감염병인 만큼 사람이나 주변의 다른 동물에게 옮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발병이 확인되면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충제·진드기 기피제 등으로 예방…물림 확인되면 증상 관찰해야
진드기 매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반려견에게 구충제를 먹이고, 산책을 즐기기 전에는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에게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프레이 제형의 기피제를 사용할 때는 강아지에게 해로운 성분은 없는지, 피부에 자극을 주지는 않는지 확인하고 얼굴 근처는 피해서 뿌리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강아지의 목이나 하네스에 걸어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도 있기 때문에, 강아지의 선호도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산책을 할 때는 반려견이 풀숲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가급적 정돈된 도보를 걸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산책을 끝냈다면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 깨끗하게 씻고, 온몸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반려견의 △귀 주변 △꼬리 주변 △발가락 사이 △뒷다리 사이 △목줄 아랫부분 등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꼼꼼히 살펴 진드기가 물리지 않았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만약 반려견이 진드기에 물린 것을 확인했다면, 곧바로 핀셋을 이용해 진드기의 머리까지 깨끗하게 제거해야 한다. 자칫 손으로 제거하다가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할 수도 있고, 사람까지도 물릴 수 있는 만큼 도구를 사용할 것이 권장된다. 제거 전후로 소독을 꼼꼼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스스로 제거하기 어렵다면 무리하지 말고 동물 병원에 데려가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진드기에 물린 후에는 최소 2주 정도는 반려견의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만약 △구토 △무기력증 △발열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반려견에게 발병한 진드기 매개 질환은 대부분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보호자 또한 평상시 위생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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