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대패 중에도 화기애애한 롯데 덕아웃, 팬들 속은 뒤집힌다

MBC Sports+ 중계 화면

유강남의 8회 끝내기?

8회 말이다. 상황은 팽팽하다. 스코어 3-3으로 안개 속이다.

홈 팀이 기회를 잡는다. 선두 노진혁이 2루타로 문을 열었다. 응원석은 뜨겁게 달궈진다. (5일 사직구장, SSG 랜더스-롯데 자이언츠전)

다음은 6번 차례다. 유강남이 타석에 선다. 벤치에선 이미 작전이 섰다. 보내기 사인이다.

그런데 영 신통치 않다. 번트 2개가 모두 파울 라인을 넘는다. 어느 틈에 카운트가 몰린다. 1-2로 불리하다. 더 이상 모험을 하기는 어렵다. 어제(4일)의 스리 번트 실패가 떠오른다.

별 수 없다. 그냥 쳐야 한다. 유인구(슬라이더) 하나를 가까스로 참아낸다. 계속된 카운트 2-2다. 5구째 또다시 슬라이더가 유혹한다. 하지만 코스가 괜찮다. 가운데 높은 쪽이다.

그걸 놓치지 않는다. 배트가 욕심을 버렸다. 주자 뒤쪽으로 타구를 보낸다. 데굴데굴. 2루수 앞으로 공이 구른다. 희생타와 같은 효과가 생긴다.

타자는 아웃, 주자는 3루까지 갔다. 이른바 진루타다. 무사 2루가 1사 3루로 바뀐다. 결승점이 코 앞에 온 것 같다.

그때였다. 유강남의 반응이 눈길을 끈다. 자신은 1루에서 아웃이다. 그냥 벤치로 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웬걸. ‘으아아~’. 격정적인 환성이 들린다. 덕아웃에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서다. TV 중계에도 똑똑히 들릴 정도다.

소리만이 아니다. 환영하는 나인들의 반응도 뜨겁다. 모두가 몰려든다. 그리고 하이 파이브 세례가 이어진다.

해설자(MBC Sports+) 민병헌의 멘트다.

“유강남이 얼마나 기뻤으면, 지금 치고 나서 1루로 뛰는 과정에서 주먹을 불끈 쥐는 장면이 나왔거든요. 그만큼 절실했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사진 제공 = OSEN

팬들의 싸늘한 반응

그러나 스포츠다. 게다가 프로의 세계다. 결과로 말해야 한다.

이 기회는 살아나지 못했다. 득점과 연결되지 못한 것이다. 후속 타자들이 침묵했다. 다음 타자(한태양)는 투수 땅볼에 그쳤다. 이때 3루 주자가 홈에서 횡사했다. 다음 3루 땅볼(전민재)로 8회 말이 허무하게 끝났다.

결국 4점 째는 원정 팀에게 허용했다. 최종 스코어는 4-3이 됐다. 홈 팀이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주고 말았다.

그러자 이 장면이 도마에 오른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가 달궈진다.

‘유강남 8회 끝내기 안타 장면’이라는 제목이 달렸다. 8회에? 끝내기 안타? 불가능한 일이다. 이치가 맞지 않다. 일종의 비아냥인 셈이다.

반응도 싸늘하다. 수많은 댓글이 달린다. 대부분 이런 식이다.

“역전타 멋졌습니다.”

“홈런 아니에요? ㅋㅋ”

“진루타 치고, 끝내기 세리머니 ㅋ.”

“미치겠다. 진짜….”

“이거 보고, 질 것 같았음.”

물론 두둔하는 말도 있다.

“분위기 살려보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조리돌림이나 당하고 있다.”

“이게 욕먹을 일인가? 진루타 친 선수에게 너무들 뭐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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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개막전 대패의 후유증

비슷한 일이 또 있다.

지난 금요일(3일) 게임이다. 그러니까 주말 3연전 첫 경기다. 롯데가 2-17로 대패한 날이다. (사직, SSG 랜더스전)

일찌감치 승부가 났다. 3회가 끝났을 때 이미 0-7로 벌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홈 팀은 6회까지 매회 실점한다. 상대는 더 멀리 도망간다. 이닝 보드에 1-12가 찍힌다.

그러던 7회 말이다. 큰 의미 없는 반격이 진행 중이다.

중계 카메라가 1루 쪽을 비춘다. 홈 팀 덕아웃을 스케치한다. 대부분 나인들은 시큰둥하다. 턱을 괸 선수들도 눈에 띈다.

그 순간이다. 뒤쪽에서 누군가 나타난다. 전준우다. 머리를 만지며, 맨 앞 열로 나온다. 그러면서 빅터 레이예스 옆으로 다가선다. 동시에 가벼운 스킨십이 이뤄진다. 얼굴을 비비면서, 어깨동무로 화기애애하다.

다음 장면이 문제다. 뭔가 얘기를 나눈다. 와중에 살짝 웃는 표정이 나온다. 이 모습이 못 마땅하다. 팬들의 반응이 폭발한다. 일부는 거칠고, 예민하다.

“홈 개막전인데, 기가 차는구먼.”

“웃음이 나오나 보네. 그러니 8년 동안 가을야구 한 번을 못 가지.”

“주장(전준우)이라는 사람이 저러고 있다.”
“느낌이 한 4점 차이로 이기고 있는데?”

“사소한 거라 트집 잡는 것 같지만, 홈 첫 경기부터 만원 관중 앞에서 처참하게 지고 있는 상황에서 X 보기 싫기는 함.”

“엄근진 하라는 건 아니지만, 연패 내용이 진짜 너무 안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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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데’도 힘겨운 개막 초반

마찬가지다. 역시 상당수는 중립 기어 상태다. 두둔은 아니다. 하지만 그게 뭐 그리 큰 문제냐는 식이다.

“또 액받이, 무녀 잡도리 시작이군. ㅉ ㅉ.”

“그럼 뭐 빠따 들고 집합시켜야 하나. 3시간 내내 대역죄인처럼 머리 박고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걍 실력의 문제. 결과가 이러니까 자꾸 이런 것도 눈에 띄고.”

맞다. 그리 뭐랄 일은 아니다. 그래도 어쩌랴. 너무 큰 실망감을 안겨준 일주일이었다.

사실 전망은 밝지 않았다. 자이언츠의 올시즌은 걱정이 많았다.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특히나 악재가 많았다. 사생활 이슈가 떠오르기도 했다.

경기 외적인 문제도 불거졌다. 사회적인 지탄의 대상이 됐다. 여기에 따른 책임도 뒤따랐다. 출장 정지 징계도 받아야 했다. 가뜩이나 얇은 선수층이다. 엎친데 덮친 격이 됐다.

그나마 시범경기 때는 괜찮았다. 1위로 끝낼 수 있었다. 덕분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에는 강한 편이다. ‘봄데’면 어떤가. 일단 이기고 봐야 한다. 그럼 좀 낫지 않겠나. 그런 분위기였다.

그래서 개막 2연전은 다행이다. 라이온즈를 연파했다. 훈훈한 2승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금세 허물어졌다. 삐걱거림이 시작됐다.

이후 6연패다. 순식간에 순위표 맨 아래로 미끄러졌다. 타이거즈, 히어로즈와 나란하다.

달갑지 않은 키워드들이 연달아 등장한다. 스리 번트 실패, 피치 클락 위반, 폭투, 패스트볼, 실책, 주루 미스…. 같은 단어들이다.

사진 제공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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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에서도 뜨거운 함성

그러나 잊으면 안 되는 존재가 있다. 팬들이다. 사직 구장을 꽉 채운 열정이다.

홈 개막전 때(3일)다. 게임은 이미 기울어졌다. 1-12의 돌이킬 수 없는 차이가 됐다. 그런 7회 말이다.

그럼에도 관중석은 여전하다. 뜨겁게 식지 않는다. 그런 모두가 일어선다. 커다란 함성이 구장을 가득 메운다. 이 순간 한명재 캐스터의 멘트다.

“여러분들이 진정한 챔피언입니다. 2만 3200분이 이렇게 함께 하고 계십니다.”

그들이 모두 핸드폰을 연다. 반짝이는 불빛을 켠다. 그걸로 그라운드가 환하게 빛난다. 한 줄기 희망이고, 서광이다.

늘 함께 한다. 지치지 않는 들불이다. 결코 저버릴 수 없는 존재다. 간절한 염원이 담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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