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아빠차’로 군림해 온 기아 카니발의 독주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계에서 잇달아 내놓은 전동화 MPV들이 카니발을 정조준하며 패밀리카 시장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샤오펑(Xpeng)의 순수 전기 MPV X9 BEV와 BYD의 PHEV MPV M9 2026년형이 그 중심에 있다.
충전 한 번에 서울~부산~대구… 샤오펑 X9 BEV의 등장

2026년 초 공식 사전판매에 돌입한 샤오펑 X9 BEV는 7인승 대형 MPV임에도 불구하고 CLTC 기준 최대 75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이는 현재 양산되는 전기 MPV 가운데 가장 긴 수치다. 전장 5,316mm, 휠베이스 3,160mm로 카니발(전장 5,155mm)보다 161mm 긴 차체에 이 같은 주행거리를 구현한 것이다.
기술 기반은 샤오펑의 최신 800V 플랫폼과 5C 초급속 충전 시스템이다. 공인 전비는 100km당 15.9kWh로 대형 차체 대비 우수한 효율을 보인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튜링(Turing) AI 칩을 전 트림 기본 탑재해 최대 2,250TOPS의 연산 능력으로 고도화된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X9는 2025년 한 해 2만 6천여 대가 판매됐으며, 2026년에는 BEV와 EREV를 병행 판매해 공격적인 물량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4,000만 원에 라이다·냉장고·28개 스피커… BYD M9의 충격

BYD가 내놓은 2026년형 M9은 업계를 더욱 충격에 빠뜨렸다. PHEV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전기 주행거리 218km, 총 주행거리 최대 1,163km를 확보한 이 패밀리카의 시작가는 한화 약 4,000만 원. 1.5L 터보 엔진과 200kW 전기모터를 결합한 5세대 DM 하이브리드가 심장이다.
크기 역시 카니발을 겨냥했다. 전장 5,145mm, 휠베이스 3,045mm로 카니발과 거의 동급이며, 듀얼 전동 슬라이딩 도어와 2+2+3 배열의 7인승 구성까지 갖췄다. 상위 트림에는 루프 탑재형 라이다(LiDAR) 센서, 돌비 애트모스 지원 28개 스피커, 냉장고, 26인치 W-HUD, 2열 마사지 시트까지 장착됐다. 카니발 최상위 트림에서도 찾기 힘든 사양들이 4,000만 원 안에 모두 담긴 셈이다.
“카니발, 이제 어떡하죠”… 흔들리는 패밀리카 왕좌

카니발은 여전히 국내 MPV 시장의 절대 강자다. 2026년 1월 판매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굳건히 지켰고, 2026 카니발 하이리무진 출시로 프리미엄 라인업까지 강화했다. 그러나 전동화라는 흐름 앞에서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쟁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샤오펑 X9 BEV와 BYD M9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중국차의 도전’이 아니다. 배터리 기술과 전동화 시스템에서 이미 세계 최상위권에 오른 중국 메이커들이 ‘아빠차’ 시장을 직접 노리고 있다는 현실이다. 패밀리카 시장의 새 판이 짜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