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하면 저 아저씨처럼”... 갑질 시달리는 아파트 경비노동자

김민소 기자 2023. 3. 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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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직장갑질119가 16일 공개한 '경비노동자 갑질 보고서'에 담긴 증언이다.

보고서에는 이 단체가 지난해 10월 경비노동자 5명, 청소노동자 1명, 관리소장 1명, 관리사무소 직원 2명 등 총 9명의 아파트 노동자들을 심층 면접해 정리한 '갑질 피해'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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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경비노동자 갑질 보고서’
“아파트 노동자 향한 갑질 횡행”
“간접고용·단기계약 구조 개선해야”
“입주민이 자녀에게 ‘공부 잘해라. 못하면 저 아저씨처럼 된다’고 대놓고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경비노동자 A씨
“관리소장 지시로 갑자기 정화조 청소를 했다. 분뇨가 발목까지 차오르는 곳에서 작업하고 나왔는데 독이 올라 2주 넘게 약을 발랐다.”

경비노동자 B씨
일러스트=김란희

사단법인 직장갑질119가 16일 공개한 ‘경비노동자 갑질 보고서’에 담긴 증언이다. 보고서에는 이 단체가 지난해 10월 경비노동자 5명, 청소노동자 1명, 관리소장 1명, 관리사무소 직원 2명 등 총 9명의 아파트 노동자들을 심층 면접해 정리한 ‘갑질 피해’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자 9명 모두 입주민으로부터 고성과 모욕, 천한 업무라는 폄훼, 부당한 업무지시, 간섭 등 갑질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 중 6명은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경비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업무 외 부당한 지시를 수행하는 등 ‘원청 갑질’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입주민과 갈등이 발생했을 때 해고 종용을 당하거나 근무지가 변경되는 경우도 있었다. 경비노동자 C씨는 “입주민에게 차를 빼달라고 요청했다가, 경비 주제에 무슨 말을 하냐며 관리사무소에 얘기해서 그만두게 하겠다고 협박한 경우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처럼 입주민에게 해고 협박을 받은 노동자는 9명 중 4명에 달했다.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경비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직장갑질119는 경비노동자들이 갑질에 노출되는 이유로 간접 고용 구조와 초단기 근로계약기간을 꼽았다. 면접에 응한 노동자 9명 모두 1년 미만의 단기 근로계약을 반복해서 체결한 형태였으며, 경비회사에 고용된 경비노동자의 경우 계약기간이 더욱 짧았다. 5명 중 4명은 3개월 단위로, 남은 한 명은 1개월 단위로 계약을 체결했다.

단체는 아파트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용역회사 변경 시 고용승계 의무화 ▲입주민 및 입주자 대표 회의의 책임 강화 ▲갑질하는 입주민 제재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 대상 확대 ▲직접 고용 구조로의 전환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임득균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초단기 근로계약, 관리회사에 경비회사까지 있는 다단계 고용 구조는 경비노동자들을 너무나 쉽게 갑질에 노출시킨다”며 “갑질 방지 및 처벌 규정 강화와 고용불안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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