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한쪽 머리가 아픈 병’ 아니다, 편두통에 대한 이해

이석수 기자 2025. 9. 1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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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완 대구파티마병원 신경과 과장
박종완대구파티마병원신경과 과장

두통은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겪고 있는 증상이고 점점 그 추세가 늘고 있다.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 "한쪽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요"라고 호소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많은 경우 단순 스트레스성 두통으로 여겨 무심히 넘기지만, 이는 대표적인 편두통(Migraine) 증상일 수 있다.

편두통은 단순한 머리 통증이 아닌, 중추신경계의 과민 반응과 신경화학적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복합적인 신경학적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편두통을 삶의 질을 가장 심각하게 저해하는 질병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편두통은 주로 머리 한쪽에서 발생하는 박동성 통증을 특징으로 하며, 보통 중등도 이상의 통증이 수시간에서 수일간 지속된다. 하지만 편두통은 단순히 '한쪽 머리가 아픈 병'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편두통 환자의 약 40%는 양측성 통증을 경험하고, 욱신거리는 통증 외에도 구역감, 구토, 빛과 소리에 대한 민감함, 심한 경우에는 일시적인 시각 장애나 감각 이상과 같은 전조증상(aura)도 동반될 수 있다. 편두통은 소아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여성의 경우 호르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편두통이 단순히 혈관의 확장으로 인한 혈관성 두통으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뇌간과 삼차신경계의 비정상적 흥분과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으로 설명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물질은 CGRP(Calcitonin Gene-Related Peptid)이다. 편두통 발작 시 CGRP가 과도하게 분비되며, 이는 뇌혈관 확장과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통증을 유발한다. 또한 뇌의 통증 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반복적인 두통 발작이 유발된다. 즉, 편두통은 단순히 '혈관이 늘어나 아픈 것'이 아니라, 신경계의 통합적 오작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많은 편두통 환자들이 자가 진단을 하고 진통제로 두통을 억누르며 참는 경우가 많지만, 반복되는 두통을 방치하면 만성 편두통으로 발전하거나, 약물 과용 두통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두통을 만들 수 있다. 현재는 약물치료가 크게 발전하여, 기존의 트립탄 계열 급성치료제 외에도, CGRP를 억제하는 편두통 예방 주사제가 국내에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 주사제는 월 1회 투여로, 기존 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지만 현행 급여 기준이 너무 까다로워 실질적인 환자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

또한 항경련제, 혈압약, 항우울제 등도 예방 목적으로 사용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전문의가 적절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

편두통 치료에서 약물만큼 중요한 것이 생활습관 관리이다. 수면 부족, 과로, 생리 주기, 공복, 특정 음식(초콜릿, 치즈, 인공감미료 등) 등이 유발 인자가 될 수 있으며, 개인별 유발 요인을 파악하고 회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편두통은 단순한 두통이 아니다. 반복적인 두통,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의 통증이 있다면 스스로 진단하거나 참지 말고, 신경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편두통은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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