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휘두르는데 북 치는 손맛이 느껴져요!" 태고의 달인 북채 피트 체험기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자 닌텐도 스위치로 운동 게임이 또 하나 둘 나오고 있습니다. 요새는 한국어 음성 지원은 기본에 춤까지 가르쳐주는 게임도 나와서 이쪽 장르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구나 싶네요.
올해는 그런 운동 게임 시장에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리듬게임 '태고의 달인'도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게임에는 운동을 위한 전용 모드 '두구둥 피트니스'를 업데이트하고, 13일에는 모션 조작용 컨트롤러 '태고의 달인 북채 피트 for Nintendo Switch(이하, 북채 피트)'를 함께 출시했거든요.
사실 태고의 달인은 플레이만으로도 꽤나 운동이 되는 게임입니다. 오락실에서 몇 판 하고 나면 금세 몸이 뜨거워지고 땀도 뻘뻘 나죠. 하지만 집에서는 그런 운동 효과를 보기 어려웠습니다. 북 컨트롤러를 쓰자니 소음이 걸리고, 모션 조작으로 플레이하자니 치는 맛도 없고 판정 인식이 어려워하는 맛도 없었거든요.
북 컨트롤러의 소음을 획기적으로 잡을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십 수년 넘게 북 컨트롤러를 만든 호리도 해내지 못한 숙제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는 모션 조작에 집중한 듯합니다. 북채 피트로 모션 조작의 심심했던 손맛을 보강하면서, 운동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모션 조작 전용 모드 두구둥 피트니스를 추가했다고 볼 수 있지요.
여기서는 북채 피트와 두구둥 피트니스를 직접 체험해본 소감을 적어볼까 합니다.
타격감 기믹이 살아 있는 '북채 피트'
북채 피트는 조이콘을 장착하는 어태치먼트 형태의 북채 모양 컨트롤러입니다. 태고의 달인이 닌텐도 스위치로 처음 진출했을 때부터 북채 모양에 조이콘을 장착하는 형태의 컨트롤러가 꽤 많이 나왔었는데, 기본적인 형태는 그와 유사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기능적으로는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조이콘을 장착하는 방식부터 북채 피트를 휘둘렀을 때 타격감을 더해주는 기믹의 추가, 그리고 플레이어 운동 수준에 맞게 무게추를 넣을 수 있는 등 북채 형태 컨트롤러 중에서는 가장 발전된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채 피트에서 가장 놀라운 건 '타격감 기믹'이었습니다. 안에 있는 구슬이 북채 피트를 휘두를 때마다 내부에서 흔들리며 이리저리 부딪히는 구조인데, 처음에는 이걸로 무슨 타격감이 느껴질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사용해보니 조이콘만으로 모션 조작을 했을 때와 달리 휘두를 때마다 명확한 타격감이 느껴졌습니다. 분명 허공을 휘두르는데 구슬이 부딪히는 소리와 미세한 진동이 손에 전해져 뭔가 때렸다는 느낌을 줍니다. HD 진동을 켜면 그 느낌이 더 강해지고요. 특히, 연타 노트를 처리할 때는 어딘가에 부딪혀 올라오는 것처럼 반발력이 있어 조이콘만으로 휘두를 때보다 연타가 수월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모션 조작에서의 인식률 자체가 증가하는 효과는 없었습니다. 모션 조작에서는 '딱'이 관건인데, 손목에 스냅을 줘서 45도 각도로 꺾으며 옆을 쳐야 하거든요. 근데 북채 피트를 장착하고 딱을 처리하려고 하면 스냅을 줄 때 손목에 꽤 무리가 갑니다. 일반적인 연주 모드에서 사용하려면 무게추를 전부 때고 하거나 손목에 무리가 덜 가는 두구둥 피트니스에서 근력을 기른 다음에 시도해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쇠구슬이 부딪히며 전해오는 진동과 소리가 타격감을 더해줍니다. 다만, 연주 모드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무게추를 빼고 이거 딱 한 곡만 플레이 했는데도 손목이 아팠거든요.
손목 부담 없이 확실히 운동이 되는 '두구둥 피트니스'
북채 피트의 출시와 함께 게임에는 신규 모드 '두구둥 피트니스'가 추가됐습니다. 파티 게임을 모아둔 '태고 랜드'에서 즐길 수 있는데요, 기본적으로는 다가오는 노트를 조이콘을 휘둘러 처리하는 모션 조작 플레이 방식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태고 뮤직 패스를 사용 중이라면 756곡으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역대 리듬 운동 게임 중 최대 볼륨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운동 게임을 표방한 만큼 추가된 조작이 하나 있는데요, '크게 휘두르기'가 그것입니다. 조이콘을 들고 있는 팔을 좀 더 뒤쪽으로 당겼을 때 북채에 파워가 모여서 더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죠. 게임에서는 눈 앞에 있는 커다란 북을 상상해서 플레이하라고 안내하는데요, 크게 휘두르기 파워를 얻기 위해 팔을 뒤로 보내는 걸 신경 써서 플레이하면 자연스럽게 그런 동작을 취하게 되는 게 신기합니다. 덕분에 운동 효과도 상당한 느낌이죠.
팔 전체를 사용하다 보니 연주 모드를 즐길 때보다 손목에 부담이 덜한 것도 좋은 점입니다. 무게추를 전부 빼고 연주 모드를 한 번 하자마자 손목에 시큰거렸는데, 두구둥 피트니스는 무게추를 다 넣은 상태에서 5판 이상 플레이해도 손목에 전혀 무리가 없었어요. 북채 피트를 구입해 태고의 달인으로 운동을 하고자 한다면 꼭 두구둥 피트니스에서 플레이하기를 권장하고 싶습니다.
두구둥 피트니스의 플레이 영상. 팔 전체를 휘둘러서 플레이 하다 보니 팔은 정말 아프지만 손목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사실 동작은 좀 더 작게 해도 인식하긴 하지만, 운동을 위해서라면 격렬하게 움직이는 게 좋습니다.
이외에도 두구둥 피트니스의 좋은 점은, 게임을 클리어했을 때 별도의 포인트가 쌓여 새로운 의상이나 칭호 등 특전을 제공해 동기를 부여한다는 겁니다. 태고의 달인 쿵딱! 원더풀 페스티벌을 출시 시점부터 즐긴 플레이어라면 이미 배틀 패스 개념의 '태고 레벨'을 모두 완성해 플레이 동기가 부족했을 텐데, 올겨울에는 두구둥 피트니스로 특전을 채워가며 운동 효과를 노려보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