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Z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신흥 재테크 "물고기를.."
요즘 뜨는 직업 중 하나는 열대어 구피 키우기를 하는 것이다. 위의 사진은 알비노 풀레드라는 열대어다. 알비노 풀레드는 시장가가 3만 원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이 시장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어떤 시장에서든 예외 없이 적용되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를 이해하면 열대어 시장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열대어 시장에서는 수요 공급의 원리를 '수요 번식의 원리'라고 치환하여 생각해보자. 열대어의 시장가는 번식량과 수요량이 딱 만나는 지점에서 형성된다. 알비노 풀레드라는 구피가 3만 원인 이유는 사람들의 수요량과 구피의 번식량이 딱 3만 원으로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시장에 1천 마리밖에 없기 때문에 3만 원인 것이다. 만약 시장에 1만 마리가 있으면 3~5천 원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
요즘 뜨는 직업으로 열대어 구피 키우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제일 많이 하는 질문 세 가지가 생겼다. '번식이 잘 되고 비싼 열대어는 뭐가 있는가?', '잘 죽지 않고 비싼 열대어는 뭐가 있는가?', '돈 벌기 쉬운 열대어는 뭐가 있는가?'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가지 질문에 답을 알아보기 위해 시장 가격의 키포인트를 정확하게 알아보고, 열대어 구피 키우기를 잘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열대어 구피 키우기,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4가지
요즘 뜨는 직업인 열대어 구피 키우기 재테크의 수요를 결정짓는 4가지 요소가 있다. 신품종, 외모, 기능, 가격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1. 신품종
신품종은 시장의 원리로 봤을 때 당연히 수요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 시장에 아예 없는 품종인 데다 공급도 0인 상태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가격 또한 비싸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새끼를 받아도 비싸다는 말이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품종을 분양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예측한다. 신품종을 누가 받았는지 알아놨다가 새끼를 낳을 때쯤 연락해서 새끼를 예약하는 사람도 있다.
위 사진에 있는 구피는 레드드래곤 구피와 블루드래곤 구피다. 레드드래곤 구피의 경우, 시장이나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막구피이고 한 마리에 1~2천 원 정도에 살 수 있다. 양어장에 가보면 매달 수천 수만 마리씩 생산되는 구피다. 수요에 비해 과잉 생산이 되기 때문에 매달 수백 마리씩 버려지기도 한다. 그래서 가격은 매우 저렴하며 만 원에 50마리씩 분양하는 상황도 생긴다. 구피 가격의 최하층에 있다고 보면 된다.
반면 블루드래곤 구피는 수입구피다. 블루드래곤 구피는 시장에 얼마 없기 때문에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레드드래곤 구피와는 색깔만 다른데 시장에 많이 풀려 있지 않다는 이유로 매력도가 상승하며 비싸게 팔린다. 신품종의 경우 국내에 가진 사람이 없고, 시간이 흘러 새끼를 받을 때쯤이 되더라도 시장에 풀려있는 마릿수가 얼마 없기 때문에 재테크 하기에 매우 좋다.
2.외모
사람도 외모가 중요하지만 열대어의 외모도 굉장히 중요하다. 소비자들의 소유욕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핑크뮬리 구피의 경우 수요가 여전히 많다. 또한 위의 사진에 나와 있는 국민 구피인 알비노 풀레드 구피도 빨갛고 예쁜 모습이 사람들의 니즈를 자극한다는 이유로 전국 판매량 1위를 기록한다.
신품종들은 대체로 예쁘다. 그런데 간혹 신품종 중에서도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품종들이 있다. 그런 품종은 수요가 적을 수밖에 없으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시장에서 금방 사라지기 때문이다. 너무 마니아틱하거나 예쁘지 않은 열대어들은 거의 최저가를 찍거나 유찰돼서 낙찰자가 거의 없다.
3.기능
많은 사람들은 열대어가 관상어라는 이유로 기능을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놓치면 안 되는 중요한 기능이 있다 . 바로 청소 기능이다. 안시는 청소 물고기라고 불릴 만큼 바닥 청소에 매우 특화된 물고기다. 어항에 안시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어항의 컨디션이 매우 달라진다. 위 사진을 보면 왼쪽 어항의 경우 안시가 있어 맑은 톤을 유지하고 있고, 오른쪽 어항의 경우는 안시가 없어 누리끼리하다.
안시는 존재 여부에 따라 어항의 컨디션이 달라진다는 점 때문에 유행을 탄다거나 수요가 줄어드는 리스크가 거의 없다. 안시는 기능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무난하게 팔린다. 관상어의 청소 기능은 수요에 굉장한 영향을 미친다.
4.가격
가격도 열대어의 수요를 결정하는 요소 중의 하나다. 보통 개체가 비싸다면 후대도 비싸다. 위의 사진은 임페리얼 제브라라는 열대어다. 성어(다 자란 물고기) 한 쌍이 80만원을 넘게 호가한다. 임페리얼 제브라는 관상적으로 특이하고 예쁘지만 부끄러움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눈으로 관상하기에는 어렵다. 밤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있으면 조금 볼 수 있는 정도고, 낮에는 산란상에 숨어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
임페리얼 제브라는 관상어지만 관상을 하기가 어렵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80만 원이 넘지만 없어서 못 구한다는 것이다. 분양으로 한 쌍이 올라오면 하루 안에 다 팔릴 정도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임페리얼 제브라는 새끼가 나와서 팔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한 번 산란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산란을 시작하면 매달 하기 때문에 매우 좋다.
열대어 구피 키우기 재테크,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2가지
요즘 뜨는 직업인 열대어 구피 키우기 재테크의 공급을 결정짓는 요소는 크게 2가지가 있다. 바로 생존력과 번식력이다. 이 두 가지가 좋으면 공급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물고기를 잘 키우기 때문에 번식력과 생존력까지 좋으면 개체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시장에 50마리가 풀려 있을 때는 가격이 30만 원이다. 그런데 생존력이 좋고 번식이 잘 되어 시장에 200마리가 풀려버렸다면 어떨까. 당연히 수요는 그대로인데 고급이 늘어나 가격은 1/3 수준인 10만 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반면 생존도 잘 못하고 번식도 잘 안 되는 물고기라서 시장에 5마리 밖에 안 남았다고 치자. 그럼 공급량이 확 줄어들 것이다.
열대어 시장에서도 절대적인 공급량의 증가가 불러온 사건이 하나 있다. 바로 핑크키티구피 사건이다. 20만 원이던 핑크키티구피가 2만 원이 된 것이다. 구피 판에서 핑크키티구피는 코인으로 불렸고, 수입 구피 판에서 이보다 더 핫했던 구피는 없었다. 제일 비싸게 분양 받은 사람은 70만 원으로 분양 받았다. 수족관 사장과 네임드 브리더들은 핑크키티구피를 구하기 위해 발버둥쳤다. 이렇게 귀하던 핑크키티구피는 지금은 한 쌍에 2~3만 원이 구입할 수 있다.
핑크키티구피는 초반에 분양을 받았던 사람들의 경우는 돈을 좀 벌었다. 그러나 애매한 시기에 20만 원 정도로 구매한 사람들은 갑자기 가격이 2~3만 원으로 훅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 핑크키티구피 사건은 전형적인 공급 과잉의 사례다.
한 편 핑크뮬리구피는 시장에 풀린 시간이 꽤 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방어가 잘 되는 편이다. 핑크뮬리구피는 번식력이 좋지 않아 공급이 많이 안 되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핑크뮬리구피도 가격이 낮아지긴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최소 10~20만 원 정도다. 이처럼 공급은 생존력과 번식력에 의해 결정된다.
가장 처음에 말했던 '번식이 잘 되고 비싼 열대어는 뭐가 있는가?', '잘 죽지 않고 비싼 열대어는 뭐가 있는가?', '돈 벌기 쉬운 열대어는 뭐가 있는가?'의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그런 건 없다'이다. '수요 번식의 원리'에 따라 번식이 잘 되면 열대어의 가격은 싸진다. 잘 죽지 않으면 가격이 싸진다. 결국 열대어 재테크의 핵심은 정성스럽게 열대어라는 생명을 다루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