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 50 넘어 3홈런-2도루까지… 오타니 ‘불가능을 가능으로’
마이애미전 6안타 10타점 2도루
“평생 잊지 못할날… 목표 이뤄 행복”
1년전 팔 수술후 투타겸업 않고, 타석-도루에 집중 전인미답 대기록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사진)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148년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 클럽 문을 열었다. 오타니는 20일 마이애미 방문경기에서 홈런 3개, 도루 2개를 기록하며 단숨에 시즌 홈런과 도루를 각 51개로 늘렸다. 오타니는 “나보다 먼저 야구를 해온 모든 이들을 존경한다”고 소감을 밝혔고,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오타니가 야구를 계속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축하를 건넸다.》
50홈런, 50도루 오타니가 20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방문경기 7회초에 시즌 50호 홈런(위), 1회초에 50호 도루(아래)를 기록하는 모습이다. 오타니는 이날 3홈런, 2도루로 시즌 홈런과 도루를 각각 51개로 늘렸다. 마이애미=AP 뉴시스 |
지난해까지 MLB에서 한 시즌에 홈런을 50개 이상 날린 타자의 평균 도루 개수는 7.4개였다. 도루를 50개 이상 성공한 타자도 평균 6.1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오타니의 50홈런-50도루 클럽 개설은 닐 암스트롱이 달에 발자국을 남겼을 때만큼 놀라운 일”이라고 평했다.
오타니는 “솔직히 내가 가장 놀란 사람 중 한 명”이라면서 “평생 잊지 못할 날이다. 오늘 이 구장에서 기록을 남겨 더욱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날은 오타니가 팔꿈치 수술을 받은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또 이날 경기가 열린 론디포파크는 지난해 3월 22일 오타니를 비롯한 일본 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을 차지했던 곳이다.
상대팀 마이애미도 오타니의 기록 달성을 도왔다. 오타니는 12-3으로 앞서던 7회초에 타석에 들어서 시즌 50호 홈런을 날렸다. 대기록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고의사구를 선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스킵 슈마커 마이애미 감독은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슈마커 감독은 “야구라는 경기 그리고 오타니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우리는 그와 승부하기로 했다”면서 “오타니는 내가 본 가장 재능 있는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다저스 선수가 한 시즌에 홈런을 50개 이상 날린 것도, 한 경기에서 10타점을 올린 것도 오타니가 처음이다. 오타니는 시즌 9경기를 남겨 놓은 이날 120번째 타점을 기록하면서 마쓰이 히데키가 2005년 세웠던 MLB 아시아 타자 한 시즌 최타 타점 기록(116타점)도 갈아치웠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인 다저스는 이날 20-4로 승리를 거두며 시즌 성적 91승 62패(승률 0.595)로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태평양을 처음 건넌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LA 에인절스에서 뛰었던 오타니는 빅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가을 야구’ 무대를 밟게 됐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MLB 역대 최대 규모인 총액 7억 달러(약 9300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다저스와 계약한 오타니는 “MLB에 처음 올 때부터 꿈꿔왔던 목표를 이뤄 행복하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50-50클럽 가입으로 MLB 최초 ‘순수 지명타자’ 최우수선수(MVP) 수상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오타니는 2021, 2023년 지명타자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지만 당시에는 투타를 겸업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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