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원소프트랩 '클라우드 ERP' 키워드 '가성비·AI'[테크체인저]
국내 대표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 기업 영림원소프트랩이 가성비와 인공지능(AI)을 갖춘 클라우드 ERP로 중견·중소 기업 시장을 공략한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올해로 설립 31주년을 맞이했다. 'ERP 외길'만 걸었다. 다양한 업종의 수많은 고객사들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ERP 전문성은 물론이고 다양한 업종을 이해하는 업무 전문성도 쌓았다. 회사가 정보기술(IT)·식품·화장품·공공 등 산업군별 ERP를 보유하게 된 배경이다.
그간 대부분의 고객사에게 제공한 ERP는 구축형이었다.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고객의 데이터센터에 온프레미스 형태로 구축해주는 방식이다. 온프레미스란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보안 등의 IT 인프라를 자체 데이터센터에 구축한 업무 환경이다. 권영범 대표는 구축형 ERP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지만 2013년부터 ERP도 클라우드가 필요하다고 확신했다. 당시 미국과 일본은 이미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이 형성되고 있었다. 이에 한국도 10년 내에 비즈니스 환경이 클라우드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보고 미리 준비에 들어갔다. 이 시점에 영림원소프트랩에도 국내클라우드사업부가 탄생했다.
회사는 그간 쌓은 ERP 기술 전문성과 다양한 업무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ERP를 제작했다. ERP를 옷에 비유하자면 구축형은 맞춤형, 클라우드는 기성품이다. 그만큼 클라우드 ERP를 하려면 다양한 기능을 준비해야 한다. 기업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들을 즉시 선택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 고객 입장에서 클라우드 ERP의 장점은 가성비와 속도다. 온프레미스 환경과 달리 서버와 스토리지 등의 장비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 영림원소프트랩이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CSP)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Azure) 위에 이미 ERP를 만들어 놓았다. 기업 고객은 필요한 기능만 선택하고 쓴만큼에 대한 비용만 내면 된다. 장비 구매와 인프라 구성 과정이 없어지다보니 속도가 빠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서버와 스토리지 등의 장비를 구매하려면 시장조사와 기술검증(PoC) 등의 과정을 거치는데만 6개월~1년이 소요된다.
영림원소프트랩 입장에서 클라우드 ERP의 장점은 인건비를 절감하고 고정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ERP를 구축형으로 제공하면 구축이 완료된 이후에도 유지보수를 위해 지속적으로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클라우드 ERP는 구축과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인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클라우드 ERP를 도입한 기업이 지속적으로 고객으로 남을 경우 영림원소프트랩은 고정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클라우드에 AI도 더했다. AI로 기업들이 원하는 매출·원가·수익률 등을 예측해준다. 이는 회사의 클라우드 ERP '시스템 에버'가 갖춘 기능이다. 기업 고객이 신뢰할만한 예측 수치를 제시할 수 있는 것은 ERP에 쌓인 대규모의 정형 데이터 덕분이다. 기업 고객들은 시스템 에버가 제공해주는 예측치를 참고해 보다 정교하게 사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시스템 에버는 매출 및 영업이익과 품목별·거래처별 제조원가 등의 예측치를 제시해준다.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 정보와 국가 수출 전망·제조 가동률 등의 공공 데이터도 참고해 예측치를 정교하게 제시한다.
영림원소프트랩은 AI 성능을 보다 고도화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회사는 생산성을 향상 시키는 AI 기능을 내년 9월에 발표할 계획이다. 최근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블로터와 만난 권기석 영림원소프트랩 국내클라우드사업부장은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AI 기능도 클라우드 ERP에 추가할 것"이라며 "AI 알고리즘을 통해 다양한 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대화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픈AI의 GPT나 구글의 제미나이 등의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영림원소프트랩의 매출에서 클라우드 ERP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다. 권 부장은 이 비중을 3년 내에 35~4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이다. 일본에서는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기업 고객들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현지로 진출하는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도 ERP를 제공할 방침이다.
한편 권 부장은 이달 26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리는 'AI 클라우드 퓨처 서밋 2025'에서 'AI 클라우드 ERP 시스템에버 AI 경영분석으로 진화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주제로 발표한다. 그는 기업 실무자들이 클라우드 ERP를 활용해 비용은 줄이고 생산성은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설명한다.
이번 서밋에는 권 부장뿐만 아니라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오순영 바른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공동의장이 AI 시대 기업의 성장전략에 대해 발표한 후 패널 토의도 진행한다. 또 △정지환 한글과컴퓨터 최고기술책임자(CTO) △양철웅 NHN클라우드 보안개발랩 이사 △손보형 이글루코퍼레이션 보안관제센터장 △김명국 SK텔레콤 클라우드CO장 △이관복 한국후지쯔 FEP 스페셜리스트 △최화섭 피처링 CTO 등이 기업 실무자들이 AI·클라우드 도입 시 꼭 챙겨야 할 내용에 대해 발표한다.
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