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도 두바이 국왕도 반했다... 서울 도심 속 숨은 웰니스 스폿 2
영하권 추위에 외출을 감행하기 어려운 요즘이다. 집이 아닌 평온한 공간에서 잔뜩 늘어지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웰니스 여행은 산 좋고 물 좋은 지방까지 가야 한다는 편견은 버리자. 멀리 안 가도 된다. 지긋지긋한 추위에서도, 바쁘게 돌아가는 도심에서도 도망칠 비밀의 공간이 서울 한복판에 숨어 있다.
유러피안 스타일과 한방 스타일로 각기 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서울 웰니스 스폿 2곳을 소개한다. 취향에 따라 향해보자.
01
회장님들 단골 럭셔리 리조트
하이디하우스
서울에서 가장 번잡한 동네 중 하나인 서초에도 자연 속에서 건강한 쉼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우면산 남쪽에 지난해 11월 오픈한 웰니스 리조트 하이디하우스는 운동과 쉼이 어우러진 3500평 규모의 미래형 리조트다. 자연친화적 환경과 과학적 운동 시스템이 결합된 피트니스와 유럽 스타일 12가지 테마 스파 및 5가지 사우나가 가장 유명하다. 오픈한지 막 1주년 된 따끈따끈 신상 리조트지만, 근처 삼성전자 임직원들을 비롯해 카카오 고위 인사 등 대기업 임원들이 자주 찾는 럭셔리 웰니스 스폿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안전을 위해 성인 전용으로 운영하고 있다.
숲 속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이끄는 듯한 입구로 들어가면 회원 카드를 제시하고 가운, 락커키 등을 받는 로비와 건강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있다. 햇살이 잘 들어와 스파 시작 전후로 음료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기 좋다. 카페는 외부인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자칫 지나치기 쉬운 파우더룸도 눈여겨볼 만한다. 수영복과 운동복만 챙기고 빈손으로 와도 좋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습을 책임질 다양한 고급 어메니티와 드라이기 등이 모두 구비돼 있다. 샤워실 옆에는 탕도 있어 샤워를 하는 중간 중간에도 찜질을 즐길 수 있다.
SNS를 뜨겁게 달군 주인공, 1~2층에 자리한 하이디스파부터 살펴봤다. 첫인상은 넓고 쾌적했다. 탁 트이는 통창 뷰가 가장 시선을 붙든다. 단풍 곱게 핀 가을 풍경은 물론, 겨울의 눈비 내리는 날 습기 찬 모습도 나름의 운치가 있다. 허브탕, 라벤더탕, 노천탕, 미네랄탕 등 12가지 테마의 욕탕과 5가지 사우나가 실내외에 걸쳐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통창 바로 앞이나 탕 중간중간 비치체어도 넉넉히 있어 밖의 풍경을 감상하며 휴식하기 좋다. 전체적으로 조명이 어두운 편이라 인증 사진이 주목적이라면 약간의 아쉬움은 있겠지만, 눈이 피로하지 않아 힐링 만족도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카페에서 구입한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테이블도 여럿 비치돼 있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탕을 자몽, 유자 등 과일이나 장미꽃 등으로 장식해 비주얼과 향을 모두 잡았다. 평일에는 이용객이 많지 않은 편이라 워터파크나 유명 온천 여행지에 비해 한적하게 즐길 수 있다. 청결 유지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보였다. 실내외 수영장의 경우 수영모까지 필수로 착용해야 이용 가능하다. 비싼 멤버십 연회비가 부담스럽다면 8만원의 원데이 스파 이용권으로 일일 체험할 수 있다. 낮은 가격은 아니지만 총 17가지 테마의 욕탕과 사우나를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해봄직 하다.
3층에는 독서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마운틴뷰 라이브러리 라운지와 라운지 레스토랑이 있다. 레스토랑은 주로 대관으로 많이 이용되며, 라운지에는 다양한 책과 편안한 테이블, 의자 등이 마련돼 있어 근처 직장인 회원들의 점심시간 최애 휴식처라고 한다.
하이디하우스는 1주년 기념 스파 패키지로 애프터눈 티 세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애프터눈 티 세트와 스파를 인당 9만원에 즐길 수 있으며, 2인부터 주문 가능하다. 애프터눈 티 세트는 하이디 시그니처 샌드위치, 까나페, 그래놀라 그릭요거트, 티라미수, 미니구겔호프, 휘낭시에, 커피와 티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달콤한 디저트류가 많아 ‘빵순이’들의 취향을 저격할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래머블한 비주얼뿐 아니라 맛도 좋고 2인이 배불리 먹고도 남을 정도로 양도 많다. 스파 이용 전후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니 편한 시간에 예약을 통해 즐겨보자.
솔직히 여기까진 ‘값비싼 멤버십을 굳이 들어야 하나’ 싶은 의문이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4층에 있었다. 360도 통창으로 펼쳐지는 우면산 마운틴뷰 피트니스 센터, 클럽 하이디는 도착과 동시에 탄성을 자아낸다. 우면산의 사계절을 눈에 한가득 담고 자연 환기로 깨끗한 공기를 듬뿍 마시며 여유롭게 운동할 수 있다. 헬스장 유목민들을 바로 정착하고 싶게 만들 프리미엄 운동기구와 뷰를 갖췄다.
김용훈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프로 선수들의 최애 기구로 알려진 카이저와 엑스바디 맞춤 운동 설계 등을 체험해봤다. 개인 맞춤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몸의 균형 상태를 파악하고 전문 트레이너의 운동 처방 및 수업으로 확실한 운동 효과를 경험할 수 있었다. 우면산의 늦가을 단풍을 감상하며 진행하는 스트레칭 수업과 트레드밀은 젊은 세대들의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인증 사진 아이템으로도 인기다. 유명 기업인들과 스타들이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고 한다.
하이디하우스는 오픈 1주년을 맞아 이달 31일까지 연회비 10% 할인, 올패스권 최대 10매 증정, 선착순 100인 1개월 추가, 가족회원 연회비 최대 40% 할인 등의 이벤트를 진행한다. 평소보다 낮은 가격으로 고급 웰니스 리조트 회원이 될 수 있는 기회이니 참고하자.
02
두바이 국왕도 다녀간 K-웰니스 성지
서울한방진흥센터
서울한방진흥센터에 가려면 국내 한약재 거래량의 70%가량을 점유하는 국내 최대 한약재 전문시장인 서울약령시로 향해야 한다. 서울약령시의 역사는 1970년대 종로의 약재상, 한의원이 제기동으로 모이며 시작됐다. 시장근대화 사업을 통해 오늘날과 비슷한 한약재 전문 시장의 모습을 갖췄으며 1995년 서울특별시로부터 ‘서울약령시’로 지정 승인됐다. 약 8만평 부지에 한의원, 한약국, 한약방, 한약재상 등 1천여 개의 한의약 관련 업소가 모여 있어 거리에 한약 내음이 물씬 풍긴다. 오늘날 웰니스의 개념과 통하는 선조들의 지혜가 현재까지 이곳에서 계승되고 있다.
서울한방진흥센터는 한의학을 주제로 박물관 전시와 교육, 족욕, 약선음식 체험 등 다양한 한방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한방복합문화공간이다. 고즈넉한 한옥으로 지어져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품질 좋은 건강식품 구매와 한방 의료가 가능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국내외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웰니스 관광지다. 2018 대한민국 국토대전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2021-2022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추천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됐다.
입구에는 서울약령시의 유래인 보제원의 모형이 전시돼있다. ‘널리 구제한다’는 뜻을 담아 병고에 시달리던 조선시대 백성들에게 의술을 베풀던 의료 기관인 보제원의 정신을 이어받아 시민들을 위한 한방체험과 진료를 통해 한방 웰니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옆쪽에는 침통에 새겨진 그림을 평면으로 펼쳐 그린 그림이 전시돼 있다. 해당 그림에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3D로 움직이도록 구현했다. 한복을 대여하거나 향주머니 만들기 체험 등 우리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도 있다.
가장 먼저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부터 둘러봤다. 한의학에 대한 소개와 역사적인 이해를 시작으로 한국 전통의약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의약 관련 유물전시를 통해 한방 문화를 보전 및 발전시키고 있다. 서울약령시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사진자료도 소장하고 있다.
단순 전시가 아닌 한의약이 낯선 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체험도 마련돼 있다. 오감으로 한약재를 느껴보는 체험을 비롯해 간단한 질문을 통해 알아보는 사상체질 체험, 체질별 맞춤 음식 만들기 등 꿀팁이 되는 흥미로운 요소들이 가득하다.
전시 관람을 마치고 한방공작소를 찾아 나만의 족욕 소금 만들기 체험에 참여해봤다. 살균효과, 각질제거, 습진 완화, 피부미용 등 자신이 원하는 효능에 따라 어성초, 진피, 감초, 백년초 중 두 가지를 골라 소금과 함께 섞는다. 만들기 쉽고 집에서 족욕할 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기념품으로 만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테라스에선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도심 풍경과 멋스러운 한옥 자태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두바이 국왕도 이곳의 풍경에 반해 한참을 앉아 쉬었다고 한다.
보제원 한방체험실에선 은은한 아로마 향을 맡으며 온열 안마매트에 누워 휴식도 취하고 한방 손팩을 하며 손·발 지압까지 다양한 한방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따뜻한 공간에서 전신 마사지를 하다 보니 잠이 솔솔 왔다. 각 체험당 20분씩 총 40분에 5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피로를 풀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누각 아래서 약재를 넣은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족욕을 하는 약초족욕체험이다. 구비된 책자를 통해 이날 활용한 약재의 효능을 알아볼 수 있다. 한 탕에 최대 2인까지 이용 가능하며 20분에 6000원이다. 겨울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쌀쌀할 수 있으니 봄~가을에 해볼 것을 추천한다. 센터 바로 옆 한방 카페에서 차를 사와 함께 즐겨도 좋다.
보제원 한방이동진료실에서는 조선시대에 백성을 무료로 치료하던 보제원의 역사적 가치를 계승해 보건소 소속 한의사에게 침, 온열찜질 등 한방진료를 받을 수 있다. 만 65세 이상, 의료급여수급권자, 장애인 1~3급, 국가유공자, 외국인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한다.
글= 강예신 여행+ 기자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임수연 여행+ 인턴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