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반발’ 노환규…과거 가수 보아 오빠에게 한 말 재조명 “의사는 싸늘할 수밖에”

이윤재 기자(yjlee@mk.co.kr) 2024. 3. 1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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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유튜브 채널 ‘비온뒤’ 영상 캡처]
의대 증원에 반발하고 있는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과거 가수 보아(권보아) 친오빠 권순욱 뮤직비디오 감독의 복막암 말기 투병 당시 ‘의사들이 싸늘한 이유’에 대해 쓴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최근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 의사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어이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발상’이라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 됐다.

2021년 9월 복막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 권순욱 감독은 그 해 5월 말기암으로 투병 당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복막암 완전 관해(증상 감소) 사례도 보이고 저도 당장 이대로 죽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는데 의사들은 왜 그렇게 싸늘하신지 모르겠다”고 의사들에게 느꼈던 아쉬움을 고백했다.

권 감독은 “‘이병이 나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최근 항암약을 바꾸셨는데 이 약마저 내성이 생기면 슬슬 마음에 준비를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시도로 몸에 고통 주지 말고 그냥 편하게 갈 수 있게 그저 항암약이 듣길 바라는 게’ 등의 말을 들었다”면서 “최근에 입원했을 때 그리고 다른 병원 외래에 갔을 때 제 가슴에 못을 박는 이야기들을 제 면전에서 저리 편하게 하시니 도대체가 제정신으로 살 수가 없었던 시간들이었다”고 상처입은 심정을 밝혔다.

가수 보아 친오빠인 고 권순욱 감독. [사진출처=권순욱 SNS]
이후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권순욱의 사연에 대해 다음날 트위터에 “그가 만난 의사들이 왜 그렇게 싸늘하게 대했을까. 그 이유를 알려드리고자 한다”며 글을 올렸다.

노환규 전 회장은 “의사들이 환자의 아픔을 공감하고 환자를 가족처럼 생각해서 안타까워하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환자들의 바람일 것이다. 그런데, 그가 만난 의사들이 왜 그렇게도 한결같이 싸늘하게 대했을까.”라며 “(이는) 한마디로 ‘자기방어’다. 그리고 ‘싸늘한 자기방어’는 의사들의 의무가 되었다”라고 적었다.

노 전 회장은 “그런데 만일 의사들이 이런 ‘싸늘하고 냉정한 경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자. 그러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족은 조기사망에 대한 책임을 의사에게 돌릴 수 있고 결국 의사는 법정소송으로 시달리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불충분한 설명을 이유로 의사는 법적인 책임을 지는 상황까지 몰릴 수 있다”며 “국가는, 이 사회는, 의사들에게 ‘싸늘하고 냉정한 경고’에 대한 주문을 해왔고 이제 그 주문은 의사들에게 필수적인 의무사항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법적인 책임 문제를 떠나 환자에게 끼치는 영향도 들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때로는 이 ‘싸늘하고 냉정한 경고’가 지나치게 걱정이 많은 환자들에게는 올바른 선택의 기회를 앗아가기도 한다는 점이다.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부작용에 대한 빠짐없는 설명의무가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법적 책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희박한 부작용’마저도 의사들은 일일이 설명해야 하고 그 설명을 들은 환자가 겁을 먹고 그에게 꼭 필요한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 [사진출처=연합뉴스]
노 전 회장은 “‘싸늘하고 냉정한 경고’에 대해 섭섭해하지 마시라”며 “죄송하지만 이런 싸늘한 환경은 환자분들 스스로 만든 것이다. 안타깝게도 환경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는 ‘존중과 보호’를 받을 때 최선을 다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의사들이 받는 것은 ‘존중과 보호’가 아니라 ‘의심과 책임요구’다. 이런 상황에 놓인 의사들의 따뜻한 심장들이 매일 조금씩 싸늘하게 식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누리꾼들은 노 전 회장의 글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노 전 회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11일 ‘용산의 구속영장 지시’ 관련해 취재하던 기자가 정치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90%라고 답했다”라며 “현실정치참여, 오늘(12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일까지만 해도 정치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으나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노 전 회장은 보건복지부가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한 전현직 의협 간부 5명 중 1명이다. 정부는 이들이 전공의의 집단 사직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집단행동을 교사하고 방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 전 회장은 지난 9일 경찰에 출석해 11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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