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에 나가는 게 싫다..” 요즘 65세 사이에서 조용히 퍼지는 현상

초인종 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이 있다. 누가 온다는 연락을 받으면 반가움보다 한숨이 먼저 나온다. 며칠 전부터 집을 치워야 하나 고민하고, 뭘 대접해야 하나 머리가 복잡해진다. 정작 만나면 즐거운 사람인데도 오기 전부터 이미 피곤해진다.

집을 치우고 음식을 준비하는 일 자체가 생각보다 큰 힘을 쓰게 만든다. 젊을 때는 몇 시간이면 끝나던 청소가 이제는 하루 전체를 잡아먹는다. 손님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시절은 어느새 지나가고, 대신 그 하루를 버텨내야 하는 일정으로 바뀌어 있다. 몸이 힘든 만큼 마음의 부담도 함께 커진다.

내 살림이나 형편을 굳이 누구에게 보여주기 싫은 마음도 한몫한다. 예전 같으면 신경 안 쓰던 부분이 나이가 드니 자꾸 의식된다. 집안 곳곳이 예전만큼 깔끔하지 않아 보이거나, 사는 모습이 초라해 보일까 봐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차라리 누구도 들이지 않는 쪽을 택하게 된다.

나만의 고요한 일상이 깨지는 것도 싫은 이유 중 하나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정해진 자리에서 차를 마시는 작은 규칙들이 손님 한 명으로 흔들린다. 대화 상대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고 분위기를 맞춰야 한다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친구를 만나는 일이 즐거움보다 일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늘어간다.

가까운 친구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예전엔 친한 친구가 불쑥 찾아와도 반가웠는데 지금은 미리 연락이 와도 마음이 무겁다. 만나서 나눌 얘기보다 만나기까지 준비할 일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렇게 한 번 거절하고, 두 번 미루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남 자체가 줄어든다.

결국 바깥 인맥보다 내 공간에서 혼자 있는 편안함이 훨씬 크게 느껴지는 나이가 온다. 누군가를 들이는 일도, 누군가를 만나러 나가는 일도 똑같이 버겁게 느껴진다. 내 공간과 시간을 지키려는 마음이 강해질수록 사람과의 거리는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그 거리감이 외로움인지 평온함인지는 결국 본인만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