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관광수지 적자, 공항부터 해결해야
지난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1637만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94% 수준까지 회복됐다. 외래 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지출한 금액과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지출한 금액의 차이를 의미하는 관광수지는 100억3820만달러(약 13조7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네 번째 규모다.
관광수지 적자는 해외여행의 시작인 공항 출발부터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전 세계 공항은 출발 여객에게 공항이용료·출국납부금을 항공료에 포함해 징수한다. 국내 공항은 공항이용료 1만7000원, 출국납부금 7000원 등 2만4000원을 받는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일본(3만9300원), 베트남(3만300원)과 차이가 크다.
작년 방한한 일본인은 322만명으로, 한국에서 773억원을 공항이용료와 출국납부금으로 지출했다.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882만명으로, 일본에 3466억원을 지출했다. 관광객 수는 약 2.7배지만 공항시설 이용에 따른 지출 비용은 약 4.5배로 차이가 훨씬 크다. 해외여행이 시작되는 공항부터 관광수지 적자는 출발하는 셈이다.
도쿄 나리타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해외 공항들은 코로나19 기간 적자를 메우고, 시설 투자와 서비스 개선에 들어가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2022년부터 공항이용료를 일제히 인상했다. 그러나 국내 15개 공항은 20년 넘게 동결 중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 국제여객 공항이용료는 우리와 직항 노선이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할 때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한다.
최근 인천공항은 4조8000억원을 들여 4단계 확장공사를 완료했다. 제1터미널은 대규모 리뉴얼을 앞두고 있다. 특히 지난 12·29 여객기 참사로 정부는 ‘항공안전 혁신방안’을 발표했고,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항 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개선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해외 공항들은 공항이용료 인상을 통해 시설 개선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지만, 국내 공항은 국가 예산인 세금으로만 충당하고 있다. 일본 등 세계 각국은 공항이용료 인상에 더해 우리나라의 출국납부금에 해당하는 관광세를 신설하거나 인상해 세수 확보와 관광 인프라 보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작년 7월 출국납부금을 1만원에서 7000원으로 인하하고 면제 대상 연령을 만 12세까지 확대하는 등 이 같은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고 있다. 출국납부금은 대한민국의 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재원이다. 복원을 통해 관광 인프라 개선에 투자하고 더 많은 외래 관광객이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올 초 디지털 여행 선도 기업에서 발표한 ‘2025년 주목할 만한 9대 여행 트렌드’ 중 하나가 “공항에서부터 시작되는 여행”이었다.
세계 공항들은 첨단 기술 개발 투자를 통해 공항 시스템을 혁신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여객에게 비용을 부과한다. 국내 공항도 마찬가지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시설과 개발에 투자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이용객에게 부과해야 한다.
공항은 내국인은 물론 많은 외국인이 이용하는 시설이다. 그리고 이제 공항은 하나의 여행 장소가 되고 있다. 공항이용료와 출국납부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외국인에게 적정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 관광수지 적자를 해소하는 첫걸음이다.

최동현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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