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 조회수 영상 하나가 업계를 무너뜨렸다

경기 침체와 셀프네일 열풍이 맞물리면서 전국 네일샵들이 생존의 기로에 서고 있다. 과거 월 6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던 업체들이 절반 수준으로 급락하며 폐업 러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네일샵 매출 '반토막' 현실

서울 구로구 네일샵 밀집 상권을 찾아본 결과, 과거 호황기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30여 곳의 네일샵 중 손님이 있는 곳은 드물었고, 대부분 1~2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15년 경력의 네일 아티스트는 "예전에는 한 달에 600~700만원씩 벌기도 했는데, 지금은 손님이 절반 이상 줄어서 매출도 반토막 났다"며 "코로나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행정안전부 지방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폐업한 미용업 점포는 총 1만3284곳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5.25%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6월 10일 기준 이미 5332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 셀프네일 시장 폭발적 성장

소비자들이 네일샵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셀프네일의 급속한 확산이다. 기존에도 연평균 10%씩 성장하던 셀프네일 시장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지난해에만 50% 성장해 2천억원대 규모로 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3천억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술 발전이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했다. 최근 1~2년새 '굽는 네일'로 불리는 반경화 젤네일 스티커가 등장하면서 집에서도 네일샵 수준의 결과를 낼 수 있게 됐다. 네일샵에서 5만~6만원을 넘기는 서비스와 달리, 셀프네일은 1만원 정도면 최대 두 번까지 사용할 수 있어 가성비가 뛰어나다.

▶▶ MZ세대 중심 소비 패턴 변화

3년 전까지 매달 네일샵을 찾던 직장인들이 셀프네일로 전환하고 있다. 한 직장인은 "한 번 받을 때 못해도 7만~10만원은 깨지니까 유튜브만 보면 셀프도 충분하다"며 "이젠 굳이 비싼 돈 주고 샵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이소에서는 젤네일 램프, 탑젤, 네일팁 등 다양한 셀프네일 제품이 1000~5000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글로벌 쇼핑 플랫폼에서도 매니큐어 도구 세트를 590원부터 구매할 수 있어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 유튜브 콘텐츠가 부채질

셀프네일 관련 유튜브 콘텐츠도 활발하다. '셀프 젤네일', '초보 셀프네일' 관련 영상이 수천만 회 이상 재생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한 유튜브 채널의 '다이소 셀프 젤네일' 영상은 조회수 7237만회, 좋아요 235만 개를 기록했다.

올리브영은 올해 1월부터 7월 중순까지 젤네일 스티커 관련 매출이 최근 2년 연속 각각 35%, 20%씩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관계자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셀프네일 트렌드가 보다 전문적인 네일아트가 가능한 젤네일 중심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 업계 구조조정 불가피

전문가들은 네일샵 업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 글로벌 네일살롱 시장이 연평균 4.5%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는 셀프네일 확산으로 오히려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13년간 가게를 운영한 한 업주는 "여기 상권 전체적으로 네일샵이 반 이상 줄었다"며 "예전엔 직원도 여럿 두고 운영했지만, 요즘은 거의 다 1~2인 샵이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차별화된 서비스나 고급화 전략 없이는 생존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