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응 보려고 한 것"…트럼프의 충성도 테스트 발언 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청한 것이 실제 필요가 아닌 '충성도 테스트'였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라며 "그래도 일부러 요청해본 이유는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한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을 직접 거명하며 강하게 파병을 촉구하던 태도와 180도 달라진 발언이다. 밀리터리타임스는 "트럼프의 도움 요청은 전략적 필요가 아닌 충성 테스트였다"고 보도했다.

독일·호주·일본 줄줄이 거부…동맹국 '탈락' 속출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도 테스트에서 대부분의 동맹국이 '탈락'했다. 독일은 가장 명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호주 역시 캐서린 킹 교통부 장관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본 외무성은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즉각적인 파견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영국과 프랑스도 동의도 거절도 하지 않은 채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BBC는 "미국 동맹국들이 트럼프의 초기 요청에 대해 반발하거나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NATO에 매우 나쁜 미래" "비겁자들"…트럼프 격분
동맹국들의 연쇄 거부에 트럼프 대통령은 격분했다. 그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해 "아무런 응답이 없다면 NATO의 미래에 매우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동맹국들을 "비겁자들(COWARDS)"이라고 비난하며 "수십 년간 우리가 보호해줬는데 이런 대접을 받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에 대해서도 "우리가 4만5천~5만 명의 병력으로 지켜주고 있다"며 주한미군 주둔을 파병 압박의 근거로 언급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동맹국들의 냉담한 반응에 격분해 비난을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한국, 트럼프 요구 거절할 급 아니다"…미 전문가 경고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트럼프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전문가는 "한국은 트럼프 요구를 거절할 급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더디플로맷은 "트럼프의 호르무즈 군함 파견 요청이 한미 동맹을 시험대에 올렸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어려운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을 거명한 만큼, 응하지 않을 경우 방위비 협상이나 무역 관세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힐은 "트럼프가 동맹국들의 소극적 태도에 좌절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해부대 호르무즈 파견 검토…국회 동의 필요 가능성
한국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내부적으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는 "공식적인 요청이 아직 진행된 것은 없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청해부대 파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아덴만에서 해적 퇴치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 소속 대조영함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작전 범위를 확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전시 상황에서의 파병은 국회 동의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아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단시일 내 파병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며 다른 국가들의 대응을 지켜보며 신중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충성 테스트 '탈락' 시 보복 우려…한국의 선택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 테스트' 발언은 한국에 복잡한 셈법을 안겨주고 있다. 파병에 응하면 중동 전쟁에 한국이 참여한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고, 이란과의 관계도 악화될 수 있다. 반면 거부하면 한미 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에 대해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압박 카드로 활용해온 전례가 있어, 충성 테스트 '탈락' 시 경제적 보복이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맹국들이 줄줄이 거부한 상황에서 한국만 홀로 파병에 응하기도, 완전히 거부하기도 어려운 딜레마에 빠졌다. 한국 정부의 외교적 균형 감각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