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한국군 무인기 잔해 발견’ 북한 주장, 확인해줄 수 없다”

권혁철 기자 2024. 10. 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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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합참)는 19일 '평양에서 한국군 드론과 같은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는 북한 주장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무인기가 "한국 군부의 '드론작전사령부'에 장비돼 있는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으로서 '국군의 날' 기념행사 때 차량에 탑재돼 공개됐던 무인기와 동일한 기종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무인기 사진들을 공개했다.

북한이 공개한 추락 무인기가 실제 '평양 전단살포'에 투입됐는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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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에서 운용하는 드론과 같은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군부깡패들의 중대주권침해도발사건이 결정적 물증의 확보와 그에 대한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수사를 통해 명백히 확증되였다”고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19일 ‘평양에서 한국군 드론과 같은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는 북한 주장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무인기가 “한국 군부의 ‘드론작전사령부'에 장비돼 있는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으로서 ‘국군의 날' 기념행사 때 차량에 탑재돼 공개됐던 무인기와 동일한 기종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무인기 사진들을 공개했다. 국방성 대변인은 무인기의 외형이나 비행추정시기, 삐라살포통이 부착돼 있던 점 등으로 볼 때 평양에 대한 삐라 살포에 이용된 무인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발표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합참은 지난 11일 ‘평양 무인기 사건’이 불거진 뒤 줄곧 “확인해줄 수 없다”는 태도다.

북한이 주장한 한국군의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은 지난해 9월26일 국군의날 행사에서 공개됐다. 군은 2020년 신속시범획득사업을 통해 이 무인기를 도입했다.

이 무인기는 국내 한 업체가 만든 무인기를 기반으로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이 무인기는 발사대에서 쏘는 방식으로 이륙해 사전 입력된 경로에 따라 자동 비행한 뒤 낙하산을 펴 착륙하는 방식이다. 최대 속도가 시속 150km이고 최대 비행시간은 4시간 이상이라 군사분계선 이남에서 평양까지 왕복할 수 있다. 경기 파주에서 평양까지 공중 직선거리는 150㎞ 가량이다. 전략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를 뺀 한국군 무인기는 대부분 대대·사단·군단급에서 운용해 전방 수십 ㎞ 가량의 전술 표적을 획득하는 용도로 쓰인다.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은 드론작전사령부에서 운용하는 사령부급 무인기다.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에서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공개한 한국군의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 사진은 지난해 9월26일 국군의날 행사에서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이 무인기의 용도는 ‘유사시 적 종심지역으로 은밀하게 침투하여 적 핵심 표적에 대한 정보 획득’이다. 이 무인기엔 카메라가 달려있어 사전 입력된 지점에서 촬영임무를 수행할 있다. 운용 반경이 200㎞ 이상으로 넓어 다양한 북한 핵심 표적 감시를 위한 작전에 응용 가능하고, 운용 고도가 2㎞ 이상으로 높아 은밀한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고 도입 당시 방위사업청이 설명했다.

이 무인기는 실시간 영상 송출이 불가능해 다른 고성능 정찰기에 견줘 정찰 성능 자체는 떨어진다. 이 무인기 도입 목적이 ‘감시 정찰’보다는 ‘도발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 수도권 영공 침범 사건 후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면 ‘맞대응’한다는 개념이다. 수도권 상공에 북한 무인기가 또 나타나면 무인기를 대거 평양 상공에 보내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북한군 레이더에 탐지되지 안 되도록 이 무인기의 기체 크기는 2m 미만인 소형이다. 북한군 대공초소 육안 관측을 피하려고 운용 고도가 2㎞ 이상이다. 유사시 대량 맞불 작전용이라 대당 단가는 약 3000만원인 저가형으로 100대가 도입됐다.

한국군의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은 국내 한 업체의 무인기를 기반으로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국내 업체가 만든 무인기 모습. 해당업체 누리집
한국군의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은 국내 한 업체의 무인기를 기반으로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국내 업체 무인기가 발사대에서 쏘는 방식으로 이륙하고 있다. 해당업체 누리집
한국군의 ‘원거리정찰용소형드론\'은 국내 한 업체의 무인기를 기반으로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국내 업체 무인기는 발사대에서 쏘는 방식으로 이륙해 사전 입력된 경로에 따라 자동 비행한 뒤 낙하산을 펴 착륙하는 방식이다. 해당업체 누리집

북한이 공개한 추락 무인기가 실제 ‘평양 전단살포'에 투입됐는지는 알 수 없다. 북한은 북한은 추락한 무인기에 삐라살포통이 부착돼 있었다고 했지만, 사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북한이 띄우는 대남 쓰레기 풍선에 달린 전단 무게는 10㎏ 안팎인데, 이 무인기에는 쓰레기 풍선이 단 분량만큼 삐라를 탑재할 수 없다. 이 무인기는 카메라 등 촬영장비를 제거하고 탑재 연료의 무게를 줄인만큼 분량의 삐라를 실을 수 있다. 이 무인기가 무거운 삐라살포통을 달고 평양까지 비행해 삐라를 살포하긴 쉽지 않다는 분석과 소량의 삐라는 살포 가능하다는 분석이 엇갈린다. 삐라통의 무게, 살포된 삐라 무게가 공개되면 이 무인기로 평양 상공 삐라 살포가 가능한지 판단할 수 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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