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XC40을 두고 “믿고 타는 차”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가 있다. 한때 1년씩 기다려야 했던 이 소형 SUV는 2025년형에서 그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사실 요즘 소형 SUV 시장은 녹록지 않다. 대형차만 찾는 소비자들, 5천만 원대 전기차들의 각축전. 그런데도 XC40은 연간 1,000대 이상씩 꾸준히 팔린다.

4,950만 원부터 5,610만 원. 솔직히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1,969cc I4 싱글터보 엔진(197마력/30.6kg.m), 8단 자동변속기, AWD까지 생각하면 그럭저럭 납득할 만하다. 연비도 복합 10.3km/L로 나쁘지 않다.

페이스리프트 전후를 비교해 보면 확실히 달라졌다. 직사각형이던 헤드라이트가 삼각형으로 바뀌면서 훨씬 날카로워졌다. 그릴은 볼보 특유의 수직 패턴에 크롬과 검은색 액센트가 조화를 이룬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럽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세로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SKT와 공동 개발했다는데, 음성 제어가 꽤 잘된다. “음악 틀어줘”, “온도 올려줘” 정도는 자연스럽게 인식한다. 뒷좌석은 이 차급에서는 넉넉한 편이고, 통풍구, 전원 콘센트, 열선 시트까지 있다.

이전 T-시리즈 볼보 모델들의 고질병이었던 엔진 진동 문제가 크게 개선됐다. 시동 걸 때나 공회전 시 거슬리던 진동이 거의 사라졌다. 저속에서는 정말 편안하고, 고속도로에서는 180km/h 제한 속도까지 일관된 토크를 유지한다.

볼보 하면 안전이다. 제동 시스템도 일관되고 안정적이다. 긴급 회피 상황에서 ESC 시스템이 차량을 부드럽게 제어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다만 주행 모드 선택 기능이 없다는 건 아쉽다.

볼보 XC40 B4는 소형 SUV 시장에서 안전성, 실용성, 적절한 성능을 고루 갖춘 균형 잡힌 차다. 개인이나 소규모 가족,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에게 적합하다. 대형차 선호 트렌드 속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는 이유를 충분히 보여준다. 이제 의심할 필요 없다. 그냥 믿고 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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