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의 ‘부산 팀’ 우승이 달콤했나…사직 신구장 건립 계획, 롯데의 책임도 더 커진다
지난 5월 모처럼 부산을 연고로 한 프로스포츠 구단이 우승을 하는 경사가 있었다.
프로농구 부산 KCC가 2023~2024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부산 프로 스포츠팀이 우승한 건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 부산 기아가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 결정전 우승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한 후 27년만이었다.
부산시는 2021년까지만해도 체육 행정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17년간 부산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프로농구 KT가 수원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부산시 실무진이 프로야구 롯데, 여자프로농구 BNK 등과 소통하면서 ‘외양간’을 고치려 애썼다. 그리고 지난 시즌을 앞두고 전주에서 떠나 온 KCC를 사직으로 데려와 우승이라는 결과까지 안았다. 적극적으로 사직실내체육관을 개선하는데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우승의 달콤함이 시의 적극적인 지원도 이끌어냈다.
지난 20일 박형준 부산 시장이 사직 야구장 재건축 계획을 발표했다. 2031년 개장을 목표로 개방형 야구장으로 새롭게 단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시가 밝힌 바에 따르면 좌석수 2만1000석 규모에 전체 면적은 3만6천406㎡에서 6만1천900㎡로 대폭 늘어난다. 리모델링 공사 비용은 시와 롯데 측이 7대 3의 비율로 부담하고, 공사비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추가 발생하는 리모델링 공사비용은 시가 부담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스포츠 천국 도시 부산’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사직야구장은 1986년 건설됐다. 현존하는 프로야구 구장 중 가장 노쇠한 야구장이다. 한화는 내년 신구장에서 시즌을 맞이하고 SSG는 ‘청라돔 시대’를 예고했다. 서울시도 잠실구장을 허물고 돔구장으로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하지만 사직구장에 대해서는 큰 행보가 없다가 이번에 부산시가 공식적으로 의지를 보였다.
신구장은 부산 야구팬들의 가장 큰 염원이었다. 선거철마다 매번 사직구장 신축 공약이 쏟아져 표심을 이끌었지만 막상 당선 후에는 실행이 된 적이 없다. 게다가 지난해 3월 사직구장 재건축 용역 최종보고회 당시에는 2029년 2월 개장이 목표였다가 이번 발표에서는 2년이 늦춰졌다. 또한 예산을 이유로 돔구장이 아닌 개방형 야구장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석연치 않다. ‘첫 삽 뜰 때까지 믿지 못한다’는 팬들의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일단 롯데로서는 새 구장 시대를 열어나갈 준비를 해야한다. 프로농구 KCC가 우승을 달성한 뒤 개선점을 시에 전달해 반영이 되었던 것처럼 성적으로 요구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춰야한다.
롯데의 최근 가을야구 진출 기록은 2017년에 머물러 있다. 2017년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하면서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그리고 올시즌까지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최근 10년 간 가을야구의 기쁨을 누린건 딱 한 해 뿐이었다.
우승의 기억으로 돌이켜보자면 더 많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2년에 머물러 있다. 32년 동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고 KBO리그에서 최장기간 우승을 하지 못한 팀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롯데는 KBO리그에서 대표적인 인기팀 중 하나다. 올시즌에도 100만 관중을 이끌었고 홈 경기 누적 관중 30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성적은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신구장을 향한 계획에 박차를 가하려면 롯데 역시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 팬들이 매일같이 찾아서 볼 수 있는 야구를 펼치고 성적까지 낸다면 부산시 측에 요구할 수 있는 힘이 커진다.
롯데는 올해 비시즌 제대로 이를 갈고 있다. 내부 자유계약선수(FA) 김원중과 구승민을 앉혔고 마무리캠프부터 훈련 강도를 높여서 기본기를 다지는 중이다.
강팀으로서의 자격을 갖춰야 그동안 흐지부지되어왔던 신구장 계획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 다음 시즌 롯데의 책임감도 적지 않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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