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카본화? 미드풋?…제발 제대로 달립시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대한민국에 엘리우드 킵초게가 있습니까? 카본화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발에 맞춰서 만들어졌기에 일반인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탄력이 높은 신발이기에 기술과 근육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신발의 기능을 쓸 수 있을 정도의 몸이 돼 있지 않으면 가급적 신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런 것을 신느니 시장에 가서 아무 운동화 하나 사서 신고 뛰는 게 발에는 더 도움이 됩니다.”
“선수들도 평소 러닝할 때는 카본화를 안 신습니다. 착지한 후 킥을 할 때 탄성으로 튕겨주는 것인데 부상이 많아요. 킵초게 등이 기록을 내기 위해 맞춰놓은 신발입니다. 반복적으로 강하게 오래 뛰면 부상이 옵니다. 일 년에 열두 달 동안 우리가 쉼 없이 달려야 하는데 부상으로 인해 6개월씩 못 뛰는 선수가 너무 많아졌어요. 대한민국 마라톤에서 기록이 왜 이렇게 됐냐고요? 카본화가 나왔는데 기록 단축이 안 됩니다. 카본화로 인해 부상 위험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이 신발(카본화)의 기능을 쓸 수 있는 정도의 몸이 돼 있지 않으면 가급적이면 신지말아야 합니다. 초보 운전자에게 배기량 6000CC 스포츠카 타면 사고가 납니다. 폼도 안 만들어진 상태에서 카본화를 얘기하는 것이 넌센스입니다. 훈련이 잘 돼 있지 않은 사람들이 신으면 발목과 종아리에 압력이 상승해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비싸다고 다 좋은 신발이 아닙니다.”
달리기 주법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발 착지에 대한 얘기다.
“일반인들이 포어풋, 미드풋, 리어풋을 얘기합니다. 참 나 어이가 없습니다. 잘 훈련된 선수들도 대부분 리어풋으로 뛰는데…. 풀코스를 달릴 때 100m를 16초나 17초로 달리는 선수들이나 미드풋으로 달립니다. 일반적인 선수들은 막판 스퍼트할 때나 미드풋으로 달려요.”
포어풋(Forefoot)은 단거리 달리기 선수들이 주로 활용하는 착지법니다. 발바닥 앞으로만 달린다는 뜻이다. 멀리뛰기, 높이뛰기 등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내는 선수들도 포어풋으로 달린다. 중장거리 선수들은 미드풋(Midfoot), 즉 뒤꿈치가 닿지 않고 발바닥 중간으로 착지해 달린다. 마라톤선수들은 주로 리어풋(Rearfoot)으로 달린다. 뒤꿈치부터 닿아야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황 감독은 “빨리 달리는 것보다 먼저 좋은 자세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부상 없이 즐겁게 달릴 수 있다. 제대로 달리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10월 26일 경기 하남미사경정공원에서 열리는 2024리스펙트 런을 함께 한다. 황 감독 아버지가 월남전 참전용사로 국가유공자다. 경북 영천 호국원에 모셔져 있다. 리스펙트 런은 국가보훈부와 동아일보가 ‘또 하나의 국가대표 제복 근무자’를 응원하는 의미에서 마련한 달리기 대회다. 5km, 10km 두 코스에서 열린다. 황 감독은 10월 4일 경기 하남종합운동장에서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을 상대로 제대로 달리기 교실을 열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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