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후과' 경고했는데 또…사우디 깜짝 감산에 美 부글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의 대규모 추가 감산 계획에 미국이 또 발끈하고 나섰다.

OPEC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기대를 거듭 '배반'하면서 양국 갈등이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는 2일(현지시간) 다음 달부터 대규모 감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OPEC+ 9개 회원국의 총 감산 규모는 하루 166만 배럴(bpd)에 이른다.

특히 사우디가 50만bpd 감산으로 이 계획을 주도했다.

이날 감산 결정은 앞서 작년 10월 발표한 총 200만 배럴 규모의 감산 결정과는 별도다.

감산 결정에 대해 사우디 에너지부는 석유 시장의 안정성을 지원하기 위한 예방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여기에 즉각 반발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같은날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현시점의 감산 결정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각을 세웠다.

앞서 작년 10월에도 사우디가 주도한 OPEC+의 감산 결정에 대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외교 당국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서 '후과'를 경고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등으로 자국 내 휘발윳값이 치솟자 인권을 앞세우던 기존 입장을 뒤집고 사우디를 전격 방문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했다.

사우디의 원유 증산을 독려하기 위한 파격 행보였으나, 사우디는 그 이후 한 번도 원유 생산을 늘리지 않고 지난 10월에 이어 6개월 만에 또다시 미국의 뒤통수를 쳤다.

CNN방송은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가 '후과'를 겪게 될 거라고 했지만, 지금까지로 볼 때 바이든 정부는 사우디를 규제하겠다던 약속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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