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3주차…궁지몰린 이란 도와줄 유일한 나라 있다는데 [박민기의 월드버스]
한국 등 5개국에 군함 파견 요청
수세 몰린 이란, 감당하기 역부족
‘우호 관계’인 러시아가 도와줘야
![지난 16일(현지시간) 드론 공격이 쏟아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 출처 = AFP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1/mk/20260321161502480wsrz.jpg)
공격을 받은 이란은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들을 향해 미사일·드론 공격을 퍼부으면서 전방위 반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는 최소 23곳이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고 미군과 이탈리아군이 사용하는 쿠웨이트의 알리 알살렘 공군 기지 역시 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외에도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 국가들이 자국을 향해 날아오는 발사체를 요격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주변국들을 향한 무차별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이란이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을 혼자서 감당하기는 역부족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란이 가장 바라는 것은 중동 전쟁을 ‘혼자서는 버티기 어려운 싸움’에서 ‘지속 가능한 지정학적 충돌’로 확대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당장 가장 필요한 것은 러시아의 적극적인 지원입니다.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 중 러시아가 최신 무기와 외교적 보호, 전시 물류를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이기 때문입니다.
이란이 러시아의 지원을 바라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란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 1월까지 30억달러(약 4조5000억원) 규모의 미사일을 러시아에 공급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분적으로 지원해왔지만, 정작 러시아는 현재 이에 대한 보답을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입니다. 러시아는 이미 자국의 군사력과 외교 역량의 대부분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하고 있어 중동 전쟁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여유가 없습니다. 실제로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란 지도부와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는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지역 안정화를 위한 지원 의사를 강조한 것에 그친다는 평가입니다.
외교적인 계산도 복잡한 상황입니다. 러시아는 이란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는 유지해야 하지만 노골적으로 이란 편에 설 수는 없는 입장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물론 걸프국들과의 관계까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 확대 등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어 최소한의 위기만 관리하되 과도한 개입은 피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러시아산 원유를 사려는 주요 국가 행렬이 이어지면서 중동 전쟁의 승자는 러시아라는 말이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1/mk/20260321161503799vdzd.jpg)
그럼에도 이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30억달러 규모의 미사일을 공급하며 푸틴 대통령의 전쟁을 지원했습니다. 여기에는 수백기의 파스-360 근거리 탄도미사일 및 대공 방어 체계와 연계된 200여기의 지대공미사일 등이 포함됐습니다. 러시아는 2022년 9월 이후부터는 이란산 공격용 드론을 받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활용했습니다. 이란은 러시아가 해당 드론을 자체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도 제공했습니다.
러시아는 여전히 이란과 최첨단 군사 기술을 공유하는 데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란이 가장 원하는 군사 장비인 S-400 방공 시스템과 수호이(Su)-35 전투기 등 제공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S-400 방공 시스템은 이란이 현재 보유한 S-300보다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이란을 더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었을 것으로 평가됩니다. 일각에서는 이란의 S-400 확보 가능성이 미국의 공격을 앞당긴 요인 중 하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란은 공군력을 전반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러시아산 첨단 전투기도 아직 못 받고 있습니다. 러시아로부터 경공격 제트기 야크-130을 받기는 했지만 공군 전력의 상당 부분을 여전히 노후한 미국·러시아·프랑스제 항공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해 초 새로운 전략적 협력 협정을 체결하며 한층 더 긴밀한 방위 협력 약속을 제도화했지만 여기에도 러시아가 북한과 맺은 것과 같은 상호 방위 조항은 담기지 않았습니다.
이번 중동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침략 행위’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테헤란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표명하며 이란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남겠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최대한 피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이란이 중동 전역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국과의 우호적 관계도 유지해야 하는 만큼 당분간 아슬아슬한 줄 타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삼전 주주말고 우리도 웃읍시다”…이재용 110조 투자에 장비주 질주 - 매일경제
- “드레스 코드는 한복”…보랏빛 치마 입고 ‘광화문 컴백쇼’ 찾은 BTS 팬덤 - 매일경제
- “보유세 4억원 내세요”…공시가의 1% 넘어선 강남 초고가 아파트 - 매일경제
- [Travel]느긋하고 여유로운 봄 드라이브...파주로 떠나는 하루 여행 - 매일경제
- “걷기만 해도 돈 쌓인다”…2030 사로잡은 ‘앱테크’ 뭐길래 [캥거루족 탈출기⑩] - 매일경제
- “흥분돼서 아무것도 못 먹었죠”...이미 아미 ‘축제’ 현장된 광화문 - 매일경제
- [속보] 이재명 대통령, 대전 공장 화재 현장 방문 - 매일경제
- “이란 반격 만만치 않네”…미군 ‘눈·귀’ 레이더·통신장비 노렸다 - 매일경제
- ‘띠 띠’ BTS 공연 광화문 금속탐지기에 걸린 칼 소유자, 정체가 - 매일경제
- 1차전 영웅이 실축이라니! 고개 숙인 조규성…미트윌란, 노팅엄에 승부차기 접전 끝 밀려 유로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