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승환과 포옹)주도했다, 구자욱에게 그렇게 얘기” 박진만 세심한 배려…427SV 레전드의 은퇴를 빛냈다

김진성 기자 2025. 10. 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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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과 박진만 감독./삼성 라이온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그렇게 주도했다.”

지난달 30일 끝판왕 오승환(42, 삼성 라이온즈)의 은퇴식. 삼성이 KIA 타이거즈에 5-0으로 앞선 9회초. 오승환이 테마송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좌측 외야에 설치된 불펜에서 마운드로 뛰어올라왔다. 삼성 불펜에 집결한 후배 투수들이 일제히 90도로 인사했다.

오승환과 삼성 선수단./삼성 라이온즈

그런데 마운드에는 박석진 투수코치가 아닌 박진만 감독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진만 감독은 레전드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직접 마운드에 올라 공을 오승환에게 건넸다. 그리고 오승환과 포옹을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최형우(42, KIA 타이거즈)와의 최후의 승부는 그렇게 시작됐다.

오승환과 최형우의 우정의 맞대결이 백미였지만, 박진만 감독이 직접 공을 건네고 포옹까지 하며 레전드를 격려해준 것도 잔잔한 감동이 있었다는 평가다. 그리고 이는 박진만 감독이 구단에 건의한 것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 3일 광주 KIA전이 우천취소된 뒤 “투수를 교체할 때도 (오승환과의 포옹을)생각했는데, 먼저 올라가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나중은 이제 선수들끼리의 퍼포먼스, 그런 그림들이 좋을 것 같아서 내가 좀 그렇게 주도했다. 구자욱(주장)에게도 그렇게 얘기했고”라고 했다.

단순히 오승환에 대한 배려 그 이상이었다. 어차피 최형우만 상대하기로 돼 있었던 상황. 공을 받고 투수를 내릴 때 올라가 포옹을 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마운드를 떠나면서 동료들과 인사하는 모습이 낫다고 봤다.

실제 오승환은 최형우를 삼진 처리한 뒤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올라온 최형우와 가볍게 포옹했고, 이후 마운드에 모인 삼성 야수들과 일일이 포옹했다. 삼성 야수들은 오승환에게 정중하게 인사한 뒤 일일이 포옹했다. 특히 가장 먼저 포옹한 강민호는 눈가가 촉촉했다.

이때 삼성에선 박진만 감독 혹은 박석진 코치가 올라오지 않았다. 마무리 김재윤이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김재윤은 마지막으로 오승환에게 90도 인사를 하고 마운드에 올랐고, 오승환은 천천히 삼성 3루 덕아웃으로 향했다. 이후 덕아웃 근처에 도열한 삼성 선수들과 또 한번 인사를 받았다. 1루 덕아웃의 KIA 선수들도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알고 보니 오승환이 마운드를 진짜 떠날 땐 온전히 선수들만의 시간으로 채울 수 있도록, 박진만 감독이 두 번이나 배려한 셈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승환이는 계속 은퇴투어를 하고 있어서, 마지막에 좀 더 웅장했지만, 멋지게 마지막 홈 경기를 치렀다”라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은 특별엔트리에 등록됐다가 말소됐으니, 올 시즌 더 이상 경기에 나갈 수 없다. 4일 KIA와의 광주 최종전은 물론, 포스트시즌에도 못 나간다. 오승환은 이미 리코스포츠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하며 제2의 삶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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