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기대감… ‘우주항공 ETF’에 뭉칫돈 몰려

곽창렬 기자 2026. 4. 14.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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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2600억 유입된 상품도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로고. /로이터·연합

올해 글로벌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 상장’이 임박하자, 국내 투자자와 자산운용사들이 우주항공 테마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순수 우주 기술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를 14일 신규 상장한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우주 산업과 관련성 높은 미국 증시 상장 기업 10곳에 투자하는 ‘TIGER 미국우주테크’ 상품을 출시한다. 이와 함께 우주·항공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 수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초기 성장 산업 특성상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단순히 테마를 좇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수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픽=박상훈

◇스페이스X 기대감에 쏠리는 뭉칫돈

이미 출시된 우주산업 투자 상품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KODEX 미국우주항공 ETF’를 출시했다. 로켓 발사 서비스, 저궤도 위성 통신, 달 탐사 프로젝트, 위성 지상 시스템 등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상장 한 달도 되지 않아 2600억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됐다. 또한 ‘TIGER K방산&우주’(247억원), ‘1Q 미국우주항공테크’(55억원) 등 우주항공 관련 ETF에도 적지 않은 자금이 흘러들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서학개미들도 지난 한 주(4월 4일~10일) 동안 미국 로켓 발사 기업인 ‘로켓 랩’을 3078만달러가량 순매수했다. 이는 테슬라(1억2206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로켓 랩은 스페이스X의 주요 경쟁사로 꼽히는 민간 발사 서비스 업체다.

이처럼 우주·항공 분야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오는 6월 상장이 예정된 스페이스X 영향도 크다. 스페이스X의 상장 규모는 약 750억달러(약 111조원)로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기록했던 294억달러를 두 배 이상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직후 막대한 글로벌 투자 자금이 쏠리며 관련 산업 전반의 가치 급등이 예상되다 보니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선제적으로 우주항공 테마의 ETF를 앞다퉈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실탄을 모아둔 뒤, 스페이스X가 증시에 입성하는 즉시 해당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대거 편입해 수익률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높은 변동성, 장기 투자 바람직

다만 전문가들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고 조언한다.

우선 초기에 스페이스X에 집중 투자할 경우 ETF의 본연의 장점인 위험 분산 효과가 떨어지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전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스페이스X의 경우 상장 직후에는 적정 가치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사뭇 다르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어 상장 시점 등을 면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우주 산업은 본질적으로 막대한 초기 자본이 투입되고 이익 회수 기간이 길어 금리 변화나 단일 발사 프로젝트의 성패에 따라 주가가 민감하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주가가 급락하면 ETF라도 수익률 하락 폭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

이 같은 변동성 때문에 상당수 우주 관련 ETF는 본업이 우주가 아닌 방위산업체나 대형 IT 부품 기업 등을 섞어 투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우주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온전히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은 딜레마다.

여기에 우주 항공 관련 ETF가 투자하는 기업 가운데는 ‘로켓 랩’이나 지구 관측 위성 데이터 기업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처럼 신생 성장주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배당은 기대하기 어렵고, 단기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 있다. 김아영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 연구원은 “우주 산업은 전형적인 초기 성장 산업으로 발생 이익을 배당이 아닌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충에 재투자하는 구조가 자연스러운 현상이어서, 단기간에 수익을 보고 투자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우열 삼성증권 수석연구원도 “발사 실패 등 산업 특유의 불확실성과 높은 변동성을 감안해 방산·위성·부품 기업을 혼합한 ‘현실적인 장기 성장형 ETF’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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