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런한 잎과 줄기가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댑싸리'(Summer Cypress)
송정섭 / 식물학(화훼원예) 박사
오늘의 꽃은 '댑싸리(Summer Cypress, Belvedere)', 꽃말은 ‘고백’이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 살던 시골집 둘레에 빗자루 나무라고 부르던 댑싸리를 심었다. 아버지는 가을이면 밑둥을 잘라 그늘에서 말려 줄기를 몇개씩 모아 대빗자루를 만들어 주시곤 했다. 잔 가지가 많고 부드러워서 먼지가 참 잘 쓸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힘이 없어 한겨울 눈을 쓸 때는 주로 대나무 가지로 만든 대빗자루를 이용했다.
댑싸리를 보면 자기는 꽃은 별볼 게 없다며 솔직히 고백하는듯 하다. 수수하다. 사실 꽃은 볼 게 없다. 대신 잎과 가지런히 자라는 줄기가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특히 잎의 질감이 좋고 자라는 내내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정원의 진입로나 모듬화단을 만들 때 자주 이용된다. 비행장 활주로처럼 줄을 지어 심어 놓은 시골마을 길을 걸을 때면 환영받는 느낌이 든다.
씨앗으로 번식하는데 온대식물이라 전국 어디서나 잘 자란다. 일본의 코키아 축제에 가면 댑싸리의 붉은 꽃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고백, 댑싸리가 자신과 대화하듯 우리도 종종 고백하며 사는 게 좋다.
고백은 자신과의 대화이며 소통의 시작이다.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고마우면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