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은행이 비대면·인공지능(AI) 중심의 혁신전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퇴직연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성장성이 높은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고객 모집에 주력하는 가운데 수익률 향상을 위한 '연금투자·고객관리 체계'도 고도화하는 모습이다.
30일 현재 국민은행의 원리금비보장 IRP의 최근 1년 수익률은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유일하게 4%대에 달했다. 고객이 직접 운용하는 DC·IRP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연금자산의 운용 목적 및 방법에 대한 초개인화 자산관리 솔루션 제공 프로세스도 구축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날까지 'KB퇴직연금 비대면 혁신 추진'을 위한 정보제공요청서를 받는다. 퇴직·개인연금 통합 관점의 연금 비대면 서비스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사업의 핵심 전략을 확보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국민은행은 핵심 정보·기능을 직관적으로 배치하고 화면을 쉽고 간결하게 구성하면서 초개인화된 맞춤형 안내 및 상품 추천 엔진 도입 등 고객 중심 서비스로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AI 연금비서를 도입해 복잡한 퇴직연금을 대화형AI를 이용해 간단하게 조회, 운용하고 신규 상품 등을 거래할 수 있는 킬러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이는 개인고객(소매금융)에 중점을 두고 DC·IRP형 적립금 규모를 키워온 국민은행이 시장 우위를 다지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전체 규모는 1분기 기준 42조7627억원으로 신한은행(46조3974억원)에 이어 2위지만 DC 및 IRP형은 각각 1위다.
DC형은 2007년에서 2024년까지 18년, IRP형은 2010년부터 2024년까지 15년 동안 1위를 유지해왔다. 국민은행의 1분기 기준 DC형 적립금은 14조2375억원, IRP형 적립금은 16조6593억원이다. 운용형태별 비중은 DB형 27.7%, DC형 33.3%, IRP형 35.7%로 집계됐다.
더욱이 앞으로는 DC·IRP형의 성장세가 DB형보다 높을 수밖에 없어 국민은행의 강점이 발휘될 공산이 크다. 퇴직연금 시장이 지난해 말 427조원에서 2034년 1042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DB형의 비중은 같은 기간 50%에서 37%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기업이 근로자의 퇴직시점 임금과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퇴직급여를 확정해야 해 DB형 도입을 꺼리는 추세고, 고객은 퇴직연금을 자산관리 수단으로 삼아 위험을 안고서라도 수익률을 높이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고객의 요구에 맞춰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산관리(WM) 고객그룹 연금사업본부 내 '퇴직연금수익률개선협의체'를 구성하고 세부 과제를 수립·추진하고 있다. 협의체는 연금사업본부장이 이끌며 고객·수익률 관리 및 은퇴노후, 마케팅 등의 분야로 구성됐다.
국민은행은 단순한 상품 라인업 확장이 아닌 상품 관리에 중점을 둔 수익률 제고 전략으로 수익률이 낮고 리스크가 큰 상품을 과감하게 퇴출하고 있다. 시장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는 고금리안정형 상품을 우선 추천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1분기 기준 원리금비보장 IRP 1년 수익률은 4.01%로 하나은행(3.75%), 신한은행(3.71%), 우리은행(3.24%), 농협은행(2.67%)에 앞섰다. 이는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를 포함한 전체 금융권에서도 상위권에 드는 성과다. 이에 IRP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9971억원 늘어 은행권 가운데 최고 증가액을 나타냈다.
또 국민은행의 원리금비보장 DC형 1년 수익률도 3.57%로 하나은행(3.55%), 신한은행(3.50%), 우리은행(2.84%), 농협은행(2.58%)보다 높았다.
반면 국민은행의 원리금비보장 DB형 1년 수익률은 4.99%로 신한은행(6.24%), 하나은행(5.43%), 농협은행(5.16%), 우리은행(5.05%)보다 낮았다. 하지만 DB형은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95%에 육박해 수익률 차이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DB형은 운용주체가 사용자(기업)이고, 근로자에게 퇴직 시 지급해야 하는 퇴직급여 수준이 확정돼 있어 안정성이 우선되므로 원금보장형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차별화한 자산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DC·IRP·디폴트옵션 등 적립금 규모나 수익률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퇴직연금 AI 투자일임형 서비스 등 고객을 위한 새로운 상품을 적극 도입해 시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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