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갑을 열었다가 낯선 종이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넣은 기억이 없는 것이었습니다.아내에게 물었더니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이유를 알고 나서는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지갑에서 나온 종이 한 장
계산을 하려고 지갑을 열었을 때였습니다. 카드 뒤쪽에 작게 접힌 종이가 끼워져 있었습니다. 펼쳐 보니 손글씨로 전화번호 몇 개가 적혀 있었습니다. 아들과 딸, 그리고 가까운 친척의 번호였습니다. 왜 이런 걸 넣었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내가 말한 이유
아내는 요즘 휴대전화를 자주 두고 다니는 제가 걱정됐다고 했습니다. 혹시 밖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할 곳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말로 하면 잔소리로 들릴까 봐 그냥 넣어 두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지갑을 한참 들여다봤습니다. 챙김이라는 것이 그런 모양이었습니다.

그 종이를 그대로 둔 이유
그 종이는 지금도 지갑에 그대로 있습니다. 쓸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빼지 않았습니다. 대신 제가 아내 지갑에도 같은 종이를 넣어 두었습니다.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날 저녁 밥상이 유난히 조용하고 편안했습니다.

오래 산 부부의 표현은 말보다 물건으로 먼저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아채지 못하면 그냥 지나가 버리기도 합니다.오늘은 지갑이나 가방을 한 번 들여다보시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마음이 들어 있을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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