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주개발 첫발, 그러나 시험 단계서 좌초
대만은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심화되는 가운데 자주국방을 내세워 첫 국산 잠수함 ‘하이콘’을 야심 차게 개발했다. 대만 정부는 2016년부터 독자 건조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해외 의존을 벗어나겠다고 선언했고, 2025년 해군 실전 배치를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최근 진행된 시험 운항에서 심각한 결함이 드러났다.
내부 배관 파열로 바닷물이 주 엔진 계통에 유입되면서 동력이 끊긴 것이다. 바닷물은 전기 계통에도 영향을 주어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고, 결국 시험 항해는 중도에 중단됐다. 당초 ‘자주개발’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하이콘은 사실상 추진 불능 상태로 전락하며 일정은 무기한 연기되었고, 대만 내부에서는 거센 비판과 실망감이 표출되고 있다.

한국 설계 도용 의혹, 드러난 민낯
이번 사태가 단순한 기술 실패에 그치지 않고 논란이 된 이유는, 하이콘의 설계 과정에서 한국의 209급과 214급 잠수함 기술을 무단 도용했다는 정황 때문이다. 국내 방산 업계에 따르면, 대만은 과거 한국 조선소에서 근무했던 퇴직 기술자와 일부 해군 출신 인력을 영입해 설계 자료를 확보했고, 그 과정에서 도면 일부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른바 ‘베끼기 개발’이었지만 핵심 기술 내재화에는 실패했고, 복잡한 잠수함 시스템을 단순 모방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시험 단계에서 잇따른 고장이 발생하며 대만의 의존적 개발 구조가 드러난 셈이다. 한국 내 여론은 냉소적이다. “훔친 기술은 오래 가지 못한다”, “샘통이다”라는 반응이 이어졌고, 방산 전문가들 역시 “잠수함은 축적된 운용 경험과 종합 기술이 결합돼야 하는 무기 체계”라며 성급한 모방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준비 안 된 자주국방, 무리한 추진의 대가
대만은 국산 잠수함 건조를 통해 방위 독립을 꿈꿨으나, 실제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했다. 조선소와 연구개발 인력, 그리고 수십 년간의 데이터 축적이 필요한 잠수함 분야에서 대만은 경험이 거의 전무했다. 미국은 민감한 기술이 중국에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해 핵심 설계 지원을 거부했고, 유럽 역시 기술 제공에 소극적이었다.
결국 대만은 외부에서 단편적 기술을 들여와 이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시도했으나, 전체적인 통합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신뢰성 문제에 직면했다. 방산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성급하게 실적을 만들려는 정치적 욕심이 기술적 한계를 무시하게 만든 사례”라고 평가한다.

미국 의존 탈피 시도, 그러나 결과는 공백
대만은 그동안 미국제 구축함과 초계함, 감시 시스템에 크게 의존해왔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의 군사 장비 공급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자체 생산 기반을 마련하려 했다. 하지만 핵심 부품을 내재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기간에 잠수함을 건조하려는 무모한 시도는 오히려 기술 공백을 드러냈다.
시험 운항에서 연이어 발생한 고장은 단순한 기계 결함을 넘어 대만 방위산업의 한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대만이 서두른 이유는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함이었지만, 오히려 이번 실패로 자국 방위 능력의 취약성을 더 노출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산 잠수함, 세계 시장에서 부상
반대로 한국은 차근차근 기술을 쌓으며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8년 도산안창호함을 시작으로 3,000톤급 독자 잠수함을 성공적으로 건조하며 세계 10여 개국만 가진 잠수함 건조 능력을 확보했다. 이미 인도네시아에는 1,400톤급 잠수함 수출을 성공시켰고, 페루는 1,800톤급 HDS-1500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해당 잠수함은 AIP(공기불요추진) 시스템을 탑재해 장기간 잠항이 가능하며, 미사일 탑재와 고정밀 센서로 해양 방어와 정찰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등 중남미 국가들도 한국 잠수함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 국가는 불법 어업, 해상 밀수, 마약 차단 등 비군사적 안보 위협에도 대응해야 하기에 한국의 기술력이 전략적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대만의 실패, 한국의 성공…방산 철학의 차이
하이콘의 실패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방산 철학의 차이를 보여준다. 대만은 단기 성과와 자주개발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성급하게 추진하다 실패를 맞았다.
반면 한국은 수십 년간 조선업과 해군 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단계적 발전을 이뤘고, 이를 기반으로 수출 전략까지 확장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잠수함은 이미 일본과 독일에 이어 세계 3위권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대만의 사례는 기술 축적 없는 자주개발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반면교사”라고 분석했다.